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지난 5월 25일 오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전날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한 소형 보트를 감식하고 있다. 수사 결과 중국인들이 이 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25일 오후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전날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한 소형 보트를 감식하고 있다. 수사 결과 중국인들이 이 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최근 충남 태안반도에서 중국인 밀입국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보트가 잇달아 발견돼 서해안이 중국인들의 새로운 밀입국 경로로 최소 1년 이상 이용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중국인 8명이 밀입국(4명 검거)한 태안 해변과 불과 15km 떨어진 곳에서 지난 4일 또 다른 보트가 발견됐다. 앞서 지난 4월 발견된 검정 고무보트에서는 모두 5명이 밀입국(2명 검거)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두 달 사이에 밀입국에 쓰인 보트 2척과 쓰인 것으로 의심되는 1척이 발견된 것이다.

나머지 보트 1척도 중국인들의 밀입국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엔진의 제조원과 마력수, 빠른 이동과 해안가 접안이 가능하도록 바닥면을 특수 개조한 점, 보트에서 발견된 기름통 등 물품이 앞서 4월과 5월 발견된 보트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밀입국 수법] 개조한 모터보트로 5시간 만에 태안 해변으로 
 
 태안해경 신진항 전용 부도로 옮겨진 검은색 보트
 태안해경 신진항 전용 부도로 옮겨진 검은색 보트. 보트 하단을 개조한 모습.
ⓒ 신문웅

관련사진보기

 
이번 태안반도 밀입국 사건은 교묘하고 새로워진 밀입국 수법으로 꼽힌다. 불법체류자는 법무부 통계 기준 2016년 약 20만 명, 2017년 약 25만 명, 2018년에는 약 35만 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주로 알려진 방법은 무사증으로 관광 목적으로 들어왔다가 무단이탈을 시도하는 경우다. 지난해에도 제주도에서는 무사증으로 입국한 중국인을 다른 지역으로 불법 이동시킨 일당이 해경에 붙잡혔다. 당시 내국인 알선총책과 중국인 알선책, 모집책 등으로 나눠 조직적인 양상을 보였다.

지난 2018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밀입국 또는 무사증 무단이탈을 시도하다 적발된 건수는 총 50건으로 162명에 달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107명(66%)으로 가장 많았다.

위‧변조된 여권이나 조작한 서류를 통해 입국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호적을 위조해 국내에 가족이 있는 것처럼 속이거나 기업 초청서를 받은 사업자로 위장하거나 국제면허증을 위조해 입국하는 방식이다.

해상을 통한 밀입국은 늘 있었고 그 수도 매년 늘고 있다(2016년 30명, 2017년 39명, 2018년 56명). 그러나 최근 태안반도 밀입국 사건은 그동안 없었던 수법이다. 과거에는 주로 화물 수송 컨테이너나 어선을 이용해 입국했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밀입국자들은 중국 산둥성 해변에서 개조한 모터보트를 이용, 5시간만에 태안 해변에 도착했다. 중국과 최단 거리(320km)인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이었다. 작은 모터보트를 이용하다 보니 1인당 한화 약 200만 원 전후(5월 밀입국자 172만 원, 4월 밀입국자 260만 원을 송금책에게 송금)의 비교적 적은 비용을 들인 점도 눈에 띈다. 마음만 먹으면 집단 밀입국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 경비가 허술한 해안을 선정하고 이동, 취업 알선 등을 연결하는 대규모 조직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보트 밀입국, 언제부터?] "지난해 이맘 때에도 수상한 보트 오갔다"

지역주민들은 수상한 보트가 오고 간 때가 최소 1년여가 넘었다고 말하고 있다. 태안의 한 주민은 "수상한 보트가 작년 이맘때쯤 앞바다를 오가는 것을 몇 차례 봤다"며 "관광철도 아닌데 왜 낯선 보트가 떠 있나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최근 3차례 발견된 보트로 볼 때 태안해변을 오랫동안 밀입국 루트로 사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해경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들어 발생한 밀입국방식이라고 보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5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로 중국의 하늘 길과 취업 길이 막히자 보트를 이용한 밀입국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중국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밀입국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생긴 수법이라고 보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해안, 해상 보안 믿어도 되나] 3척 모두 주민이 신고... 경찰은 때늦은 수사
 
 지난 4월 20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검은색 고무보트가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 야적장에 옮겨져 있다. 군과 태안해경의 수사 결과 이 고무보트 역시 중국인 밀입국에 사용됐다.
 지난 4월 20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검은색 고무보트가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 야적장에 옮겨져 있다. 군과 태안해경의 수사 결과 이 고무보트 역시 중국인 밀입국에 사용됐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지난달 14일 군과 해경, 유관기관은 서산 대산항에서 밀입국에 대비한 합동 훈련을 벌였다. 대산항은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무역항이다. 경찰이 군과 합동으로 한 첫 밀입국 대비 훈련이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보트를 이용한 신종수법에 대한 대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과거 화물 수송 컨테이너나 어선을 이용한 밀입국에 대한 대비훈련에 머물렀다.

실제 4월과 5월 발견된 수상한 보트 3척 모두 주민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중국인 밀입국자들은 대담하게 군부대 주변 해안을 통해 들어온 뒤 보트 또한 군부대 주변에 정박해 놓았다. 하지만 군 당국은 보트 존재 사실조차 몰랐다.

특히 해경은 지난 4월 15일 발견된 보트에 대해 <오마이뉴스>가 '밀입국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하자 '단순 수산물 절취범으로 보인다, 언젠가 보트를 찾으러 올 것'이라며 늑장 수사를 벌이기도 했다.

군은 물론 경찰 모두 신종 수법을 예측조차 하지 못했고, 안이한 대처로 서해안이 뻥 뚫렸다는 지적은 이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밀입국이 대거 늘었다고 가정할 때 방역 체계까지 무너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법은?] 군경-지역주민 공조 체계 꾸려야
  
 지난 5월 25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이 해변은 같은 달 23일 밀입국 중국인들이 타고 온 소형 보트가 발견된 지점이다.
 지난 5월 25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이 해변은 같은 달 23일 밀입국 중국인들이 타고 온 소형 보트가 발견된 지점이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태안반도 밀입국 사건은 태안은 물론 서해안 대부분이 고무보트에 의해 뚫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고무보트의 경우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는 데다 작고 속도가 빨라 파악 자체가 쉽지 않다고 당국은 말한다.

결국 어선과 마을 주민을 통한 공동 대응이 효과적인 방안으로 꼽힌다. 해경과 군이 합동으로 주변 해상은 물론 해안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밀입국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영국의 한 산업단지에서는 영국으로 밀입국을 시도한 베트남인 39명이 영하 25℃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한 사건도 있었다. 다양한 이유로 밀입국이 발생하는 만큼 물리적인 대처로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태안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밀입국은 국제적 사안인 만큼 무조건적인 단속과 처벌에 앞서 현재 밀입국 현황과 이주민들에 대한 대처 등을 종합 분석해 새로운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