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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해 부산시민의 모금으로 일본영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2015년 박근혜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발해 부산시민의 모금으로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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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품에 들어간 재료비만 놓고 작품 전체를 평가하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 이 논리는 소녀상을 예술품으로 보지 않는 것이고, 이를 제작한 작가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작가의 말이다. 거칠게 잘려 나간 단발, 왼쪽 어깨에 앉은 작은 새 한 마리, 단정히 한복을 차려입고 의자에 앉은 모습, 그리고 옆에 놓인 빈 의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평화의 소녀상은 2011년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김운성·김서경 작가가 제작한 작품이다. 두 작가는 이 소녀상을 2015년 11월 19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미술 저작물로 등록해놓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소녀상을 두고 돌연 '제작비'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3일, <조선일보>가 "소녀상을 설치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김 작가 측이 '평화의 소녀상'을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하면서다. 기사에는 "김 작가의 소녀상은 최소 34억 원대의 비즈니스이기도 한 셈"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김 작가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3일 김운성 작가는 관련 보도가 "예술가의 저작권에 대한 고려 없이 재료비만 놓고 따지고 있다"면서 "거기에 작가의 생각과 사고, 노동력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보도에 언급한 34억 원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걸 먼저 얘기한 적도, 확인해 준 적도 없다, '비즈니스'라고 하는 건 악의적"이라고 반박했다. 아래는 그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제작과정에 대한 이해 결여"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조각가.
 평화의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 작가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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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평화의 소녀상 제작비를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보도가 있었다.
"피카소의 그림도, 이중섭·박수근 화가의 그림도 재료비를 놓고 작품을 평가하지 않는다. 값을 일률적으로 매길 수도 없을 뿐더러 금액이 가치 판단의 기준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평화의 소녀상 제작비, 재료비를 놓고 이게 비싸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제작 과정에서 작가의 생각과 사고, 노동력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는 전혀 고려가 안 돼 있다. 이는 소녀상을 예술품으로 보지 않는 거고, 이를 제작한 사람을 작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

- 해당 보도에서 소녀상 제작을 두고 '최소 34억 원대의 비즈니스'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수익이) 34억원이라는 것을 확인해 준 적이 없다. (조선은) 의혹만 제기했다. 앞서 나는 조선일보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했다. 어떻게 말하더라도 전체 짜여진 맥락에 맞춰 나올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또, 예술품을 금액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올바른 것인지, 대응할 가치도 못 느꼈다."

- 해당 보도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기존에 만들어진 소녀상을 다시 제작하는 데 3개월이 걸린다. 온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동상을 제작할 때는 약 7개월 정도 걸린다. 만일 재료비가 제작비의 2/3를 차지한다고 본다면 1/3은 예술가들의 인건비다. 작품이라는 게 재료비만 있으면 바로 툭 하고 나오는 게 아니다. 이들의 지적에는 작가들의 작업 과정에 대한 고려가 결여됐다."

- 최근에 5·18민주화운동 작품, 동학농민운동 작품, 효순이 미선이 작품 등도 제작했다. 관련 활동도 자체 수익 안에서 해결하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 모든 작품마다 들어가는 견적(제작비)이 다 다르다. 형태마다 소요되는 금액과 시간도 제각기다."

(지난 3일 김서경 작가는 언론 인터뷰에서 "저희는 정의연에 기부뿐만이 아니라 고등학생과 만든 소녀상, 대학생과 만든 소녀상 등 함께 제작하는 작품들에서 저희의 재능뿐만이 아니라 재료비로도 보충하고 있다"며 "필리핀 뉴욕 등은 저희가 기증한 소녀상"이라고 설명했다. - 기자 주)

- "작업 과정에 대한 고려가 결여됐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작품에 소요되는 시간, 노동, 비용에 대한 고려 없이 재료비만 떼놓고 봤다는 의미다. 비판하고 싶었다면 다른 작가들과 우리를 놓고 정당하게 비교했어야 했다. 우리 정도 나이와 경력의 작가들이 건축물(동상)을 세울 때 어느 정도의 금액을 받고 하는지, 또 작업은 어떻게 이뤄지는지가 고려되지 않았다. 작품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제작 수량은 어떻게 되는지도 마찬가지다.

맨 처음 소녀상을 제작했을 때 한 점으로만 끝나는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후 지역 곳곳에서 작품 문의가 잇따라 들어왔다. 작품 제작이 한 점으로 끝날지, 100점으로 끝날지 제작자인 우리도 알 수 없다. 그런데 현재까지 판매된 작품을 모두 묶어 계산한 뒤, 금액을 추정해서 이를 '비즈니스'라고 하는 건 악의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

"작품이 재료비만 있으면 바로 툭 나오나?"

- 해당 보도에서는 지난 2016년 2월에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과 당시 모금액이 언급됐다. 
"왜 크라우드 펀딩의 배경이나 목적은 언급하지 않고 이를 '매출 올렸다'는 식으로 보도하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해당 펀딩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 이면 합의 내용에 '소녀상 철거'가 있었던 것에 분노하면서 기획한 것이다. 소녀상을 철거한다고 하니, 반대로 작은 소녀상 제작 운동을 시작해 그 의미를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 곳곳에 소녀상의 의미를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김운성, 김서경 작가는 2016년에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 내용에 '제작비를 제외한 후원금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손잡는 정의기억재단"에 기부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김 작가는 "소녀상 철거에 반대하면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때문에 관련한 운동을 하고 목소리를 내는 단체에 기부하는 게 당연했던 것"이라며 "이러한 맥락은 고려하지도 않고 지적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 저작권 문제로 자체 제작했던 소녀상을 폐기한 후, 다시 제작한 학교의 사례도 보도에 포함됐다.
"당시 우리는 해당 학교 교장에게 우리의 기본적인 권리(저작권)에 대해 말씀을 드렸다. 학교는 이를 빠르게 인정하고 우리에게 직접 사과도 했다. 이후 학교 측은 저작권 문제가 없는 소녀상으로 다시 제작한 바 있다. 당시 학교는 우리에게 소녀상 제작을 의뢰한다는 얘기도 없었고 가격 문제(를 제기한 것)도 전혀 없었다."

- 이번 논란과 관련해 추가로 덧붙이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창작물이 세상에 나오게 됐을 적에는 그에 앞서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 고민이 수반된다. 저작권은 이런 창작자들의 결과물을 보호해주는 장치이자 가장 기본적인 권리다. 하지만 해당 보도는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이런 내용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마치 공산품처럼 단가와 제작비가 얼마가 나왔는지만 두고 의혹과 비판을 제기했다. 정상적인 비판이라면 들여다보고 개선을 모색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리도 추후 관련 내용에 대해 대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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