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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단체에서 2번의 독서모임을 만들어 이끈 적이 있었다. 결과는 참혹한 실패였다.처음엔 (내 입장에서 보면) 쫓겨나듯 쫓겨난 것 같고 두 번째는 어떻게 끝을 맺었는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리더를 할 만한 재목이 안 되는 사람이 리더를 했던 것이 가장 큰 패착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모임을 이끄는 동안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했고 글을 쓰고 단체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속감이나 어떤 위로를 받게 했으니 그 과정을 본다면 꼭 실패였다고 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리더를 할 만한 사람이 아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수평적 리더십이 아니라 수직적 리더십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 모임을 만들 때 그리고 그것을 진행시키면서 참 많은 공을 들였다. 시간은 물론이고 돈과 에너지. 돌아보면 어디서 그런 열정이 솟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서야 그것이 나의 인정의 욕구였다는 것도 알겠더라. 그럴듯한 독서모임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내 존재를 더욱 크게 만들어준다는 생각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그뿐 아니라 사람보다는 일, 독서모임 안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독서모임이라는 모임을 더 멋지게 키우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는 것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회비를 받았으니(물론 이 회비를 내가 쓴 것은 없다) 그 회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했고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했음에도 어떤 일을 결정함에 있어 내 독단으로 했다.그것이 발단이 되어 내부 저항자가 생겼다.

나의 그런 모습이 카페의 글로 올라왔다. 그 때 느낀 외로움, 분노, 배신감, 여러 감정이 밀려왔다. 시간이 흘러서야 내가 부족했고 상대의 행위도 꼭 이해 못할 것도 아님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누군가가 단체를 만든다. 그 사람이 그 모임의 주체가 되어서 이끈다. 혼자 책 읽고 글쓰기 힘들었는데 누군가가 수고로이 앞장 서 모임을 만들고 그 일을 같이 해준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 처음엔 주체와 객체의 관계가 자연스럽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주체와 객체의 구분이 점점 사라져간다. 모임 안에서 서로의 공헌도가 비슷해져 간다. 이때 쯤이면 처음 모임을 만들었던 사람도 자신이 더 이상 주체가 아니고 회원들도 더 이상 객체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같이 의견을 교환하고 민주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내가 이 모임을 만들었으니 내가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 결국 나는 그 모임을 나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가 25일 오후 인터불고 대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을 비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92)가 25일 오후 인터불고 대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인을 비판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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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29일 오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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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수 할머니와 윤미향 의원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돈 문제인 것 같다. 그것은 검찰이 조사 중이니 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과는 상관없이 윤미향 의원의 30년간의 노력과 수고는 인정받아야 한다. 또한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통하여 터져 나온 불만들도 노욕으로 치부해서도 안 된다. 그 분의 서운함에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본인도 주체인데 객체로만 머물렀던 것에 대한 불만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이 개인의 욕망이라 해도 욕할 수는 없다.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이다.

성폭력, 노숙자, 위안부 피해자 등 시민단체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은 대부분 사회적 약자이고 배움도 짧다. 반면 시민단체를 운영하는 분들은 고학력에 엘리트이신 분들이 많다. 본의 아니게 그 분들이 주체로 서고 도움을 받은 분들은 객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두 분, 윤미향 의원의 기자회견과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봐도 그런 모습이 확연히 보인다. 윤미향 의원의 조리 있고 논리적인 말에 비해(다르게 평가할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용수 여성인권운동자의 말씀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 현실 때문에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피해자분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보다는 시민단체 분들의 생각이 더 강하게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으로 판결 나든 상처뿐인 승리다. 싸움은 치열했는데 그 전리품은 엉뚱한 곳에서 챙기고 있다. 보수언론이나 일본.

속히 진실이 밝혀져 이 싸움이 끝나고 이번 기회로 시민단체나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진일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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