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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뤄진 등교를 시작하고 있다. 지난 20일 고3에 이어 27일에는 고2, 중3, 초1,2 학생들이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2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월곡초등학교에서 1,2학년 학생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뤄진 등교를 하고 있다. 지난 20일 고3에 이어 27일에는 고2, 중3, 초1,2 학생들이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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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없는 학교에는 아직 봄이 오지 않은 듯했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 어느덧 5월의 끝자락을 가리키고,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학교로 돌아오고 있다. 대면 수업은 원격수업만으로는 불가능한 '전인적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계속 확산 중인 현재 상황에서 방역 수칙을 지키다 보면 대면 수업의 장점은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 동시에 집단 감염 가능성이라는 불확실한 변수가 큰 위험요소로 존재한다. 교육부는 '등교 성공'을 위해 애쓰기보다는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하며 상황을 신중히 살펴야 한다.

  대면 수업의 득(得)은 확실하다. 친구들과 교사와의 관계는 '전인적 교육'의 바탕이다. 다채로운 공동체 놀이, 협동 학습은 관계의 기쁨을 주고 체육 활동은 신체를 튼튼하게 한다. 공부가 어려울 때 선생님과 눈을 맞추고 질문하며 곧바로 피드백을 받고, 친구와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때 선생님이 관심을 기울여 상담해주는 순간 속에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눈 앞에 존재하며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보살핌을 주는 존재다.

  그러나 학교에서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자면 앞서 언급한 전인적 교육은 제대로 실현될 수 없다. 우선 관계를 제대로 쌓기부터 어렵다. 함께 어울리며 배우는 학급 내 공동체 놀이나 협동 학습은 방역 수칙을 어기는 일이다. 체육 활동에서 신체 활동은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되며 그마저도 마스크를 쓰고 하면 위험하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도 학생들은 서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은 학생들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보다 마스크를 잘 쓰고 있는지, 친구와 거리 두기를 잘하고 있는지를 더 신경 써야 한다. 선생님은 자신의 호흡이 학생들에게 닿지 않도록 노력하고, 학생들을 보살피기보다는 통제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등교로 인한 감염 위험은 더욱 커진다. 교사의 통제가 있어도 어린이들은 자주, 악의 없이, 방역 수칙을 어긴다. 초등 교사인 글쓴이는 27일 전까지 1학년 긴급돌봄 교실 아이들 6명과 오전을 함께 보냈다. 인원이 적어 거리 두기가 가능한 환경임에도 아이들은 금세 교사와 친구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넘치는 에너지와 즐거움, 관심을 함께 나누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서다. 마스크가 코를 덮도록 쓰라는 말과 친구와 팔을 편 거리만큼은 떨어져서 있으라는 말은 아이들에게 비현실적인 요구다. 답답하니 마스크가 내려가고, 친구가 좋으니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원격수업이 전인적 교육을 할 수는 없지만, 그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은 있었다. 온라인 교육이 시작되면서 일부 교사들은 음성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직접 녹음한 스크립트와 교과서 등 자료화면으로 수업을 만들어 공유하는가 하면, 다양한 교육 앱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모두가 참여하는 활동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유선 연락뿐만 아니라 가정 방문을 통해 온라인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학년 내에서 교사별로 과목을 책임지고 나누어 맡아 매 차시 수업을 양질로 준비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원격수업이 대면 수업을 능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학교에서도 전인적 교육이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울뿐더러, 오히려 감염의 위험이 더 크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등교 성공'보다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선시한 결정을 해야 한다. 맞벌이 가정을 위해 긴급돌봄을 보완 및 유지하는 한편, 원격수업의 모범 선례를 찾고 교사들에게 확산시키며 그 한계를 보완하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추구해야 한다. 학교에서 감염이 발생한 후에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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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 초등교사입니다. 교육과 환경 문제에 대해 자주 생각합니다. 소설과 동화, 시를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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