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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쪽에서는 지금 국회 원구성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고, 상임위를 몇 개 먹느냐(가져가느냐) 하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아서, 아직도 20대 국회의 잘못된 관행을 못 버리고 있구나 하는 걱정이 든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갈 거면 국회의원도 다 가져가야 하는 것 아닌가. 여당이 국회의장 가져가면 견제기구로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게 지금까지 30년 동안 해온 것이다. 다 가져가겠다는 건, (그럴 거면) 차라리 국회를 없애야지."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모든 상임위를 다수당(더불어민주당)이 책임지고 운영하는 게 국민이 절대 다수당을 만든 뜻이라 생각한다. 일각에선 '여당 독주 아니냐' 우려도 있는데, 국회 운영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지 소수당 의견을 무시해 독주·독단하겠다는 건 아니다." -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


21대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싸고, 27일 하루간 쏟아진 민주당-통합당 지도부의 발언들이다.

오는 5월 30일 21대 국회 임기 시작을 앞둔 가운데, 국회에서는 법률안의 세부 내용을 심사·논의하는 상임위 구성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국회 내에는 17개의 상임위와 예산 심사·검사 권한을 지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이 있다. 국회법에 따라 여야는 6월 8일까지 상임위원장을 선출해야 하지만, 현재 오가는 논의 양상을 볼 때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상임위원장은 각 상임위 간사들 간 합의를 조율할 뿐 아니라 회의 개·폐회권 등도 지닌다. 통상 여야가 관행처럼 의석수 비율에 맞춰 배분해왔으나,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선 이를 바꾸자고 주장한다. "국회를 책임지고 운영하라는 게 국민 뜻"(윤호중)이라며 전 상임위원장을 가져가겠다는 것. 윤 총장은 "협치는 자리를 나누는 게 아니라 안건 결정에서 소수 정당 의사를 존중하느냐 아니냐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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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의 입장도 유사하다. 이해찬 당대표는 27일 당선인 워크숍에서 "20대 국회까지의 관행을 근거로 21대 국회도 20대 국회처럼 만들려 하는 야당의 주장·논리·행태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20대 국회의 잘못된 관행을 더는 인정하지 않는 입장으로 원내대표가 협상에 임해달라"라고 촉구했다. 김태년 원내대표 또한 "그간의 잘못된 관행이 일하는 국회에 방해가 된다면 이번 기회에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게 국민의 뜻"이라며 거들었다.

제1야당 통합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당장 주 원내대표는 "헌정파괴 1당독재"라고 반발했다. 3선 중진 김태흠 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위원장 전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겠단 주장은, 자신들이 그렇게 욕하던 전두환 군사정권 전으로 국회를 되돌리자는 발상"이라고 짚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선 몫을 나누는 게 맞다"라고 재차 반발에 나섰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서 '다시 함께 시작합시다'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조직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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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 통합당·민주당의 속내는

민주당의 속내는 뭘까. 이는 여야간 특히 쟁점이 되는 법사위원장직을 둘러싼 힘겨루기다. 법안이 각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더라도, 최종적으로 법사위를 통과해야만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합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서로 다른 정당이 가져가 균형을 맞춰야 한다"(26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라며 국회의장을 민주당이 맡은 만큼 견제·균형을 위해서라도 법사위원장은 통합당 의원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민주당은 20대 국회에서 법사위 계류 뒤 폐기된 법안 등을 이유로 이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이해찬 대표가 27일 "20대 국회까지 민주당은 여러 가지로 발목이 잡히고, 파행되는 것을 면할 수 없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대 국회에서 법사위원장을 통합당(옛 자유한국당)이 가져가며, 일부 법안이 법사위를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는 것. 박광온 같은 당 최고위원 또한 "법사위는 상임위 여야 합의로 올라온 법 55건도 발목을 잡아서 자동폐기시켰다, 이는 견제가 아닌 횡포"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가 최종적으로 지닌 체계·자구 심사 권한(법안의 위헌성·적합성 등을 따지는 권한)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제2당이 관행적으로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 타 상임위가 의결한 법안마저 무기한 방치한 역사가 있다, 통합당은 이번에도 법사위를 장악해 법안처리 지연·늑장 처리를 할 심산으로 보인다"라며 권한 폐지 또는 독립기구 설치를 주장했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도 같은 맥락이지만, 다른 방식의 변화를 요구했다. 박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법사위 해당 권한을 폐지할 게 아니라) 체계자구심사를 각 상임위에서 해야 한다"라며 "법사위에 심사 권한이 집중적으로 몰린 건, 제도를 만든 1950년대 당시 법률전문가들이 법사위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상황이 극복됐다"라고 말했다.
 
 18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국회 원 구성 막판 타결을 위해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 원혜영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의 정책위의장이 가축법개정특위 간사가 함께 참석한 '3+3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2008년 8월18일 당시, 국회에서 원 구성 막판 타결을 위해 모인 의원들 모습. 왼쪽부터 당시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 원혜영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의 정책위의장 등이 악수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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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간 진통은 국회 개원 때마다 있어왔다. 지난 2008년 4월, 18대 국회 때는 여야 합의까지 석 달 가까운 82일이 걸렸다. 여야는 당시 정부가 강행하는 쇠고기 수입문제를 둘러싼 한미 쇠고기 수입 협상을 놓고 이견을 보였고, 야당이던 민주당은 협상 조건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을 요구했다. 첨예하게 대립하던 여야는 가까스로 합의에 성공했다. 그해 5월 30일 임기가 시작됐음에도 원 구성은 8월 19일에야 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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