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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앞 모습.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앞 모습.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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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자동차의 캡처, 이름은 다소 생소하지만 처음 보는 듯한 차는 아니다. 르노삼성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M3가 완전변경 모델로 거듭나 캡처로 변신했다. 프랑스에서 연구개발하고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생산돼 수입된다.

처음 국내에 들여올 때는 QM3라는 이름으로 바꿨지만 이젠 캡처라는 이름 그대로 국내 소비자들을 만난다. 승용모델로는 두 번째로 르노삼성의 상징 '태풍' 대신 르노 브랜드의 로장주 엠블럼을 달았다.

르노삼성은 2개월 전 내놓은 XM3에 이어 소형 SUV 시장에 캡처까지 투입하면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를 잇는 자유로 구간을 오가며 르노 캡처를 직접 경험해 봤다. 시승 차량은 가솔린 모델 최상위 트림(급)인 '에디션 파리' 모델이었다.

개성 뽐내는 외모에 세련미 강화된 인테리어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실내 인테리어.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실내 인테리어.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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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플라잉 콘솔'과 변속기 레버.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플라잉 콘솔"과 변속기 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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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변경 모델에 걸맞게 실내 인테리어는 큰 폭의 변화를 줬다. 다소 투박하다는 인상을 줬던 QM3과 다르게 세련미가 더해졌다. 계기판은 디지털로 탈바꿈했고 중앙 모니터는 태블릿PC처럼 세로형으로 자리 잡았다. 크기도 9.3인치로 커졌다.

센터콘솔은 공중에 떠있는 느낌을 주는 '플라잉 콘솔' 형태로 아래 수납공간에는 스마트폰 무선 충전판이 자리 잡고 있어 실용적이다. 다이얼식 공조 조절 장치에는 크롬 도금이 입혀져 깔끔한 인상을 준다. 전자식 변속기 디자인도 감각적이다.

몸집도 커졌다. 캡처는 전장(길이) 4230㎜, 전폭(넓이) 1800㎜, 전고(높이) 1580㎜, 휠베이스(축간거리) 2640㎜로 1세대보다 전장과 전폭이 각각 105mm, 20mm 더 커졌다. 뒷좌석 무릎 공간은 221mm로 실제 앉아봤을 때 앞좌석 시트까지 주먹 2개 정도가 들어갈 만한 여유가 있었다.

다만 르노삼성차가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는 '형제차' XM3 보다는 작다. XM3의 전장이 4570mm로 캡처보다 340mm 더 길다. 폭도 XM3이 20mm 더 넓다

외모는 QM3가 그랬듯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해 톡톡 튀는 개성을 뽐낸다. 곡선을 살린 차체가 아담한데다 지붕과 몸체에 두 가지 색을 적용해 무채색 차들이 지배하고 있는 국내 도로에서 단연 눈에 띈다. GM 쉐보레의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처럼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인기를 끌만한 요소다.

부드러운 가속감, 시속 100km까지는 정숙성도 훌륭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주행 모습.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주행 모습.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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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는 가솔린과 디젤 모델 두 가지로 출시됐다. 시승차의 엔진은 XM3에도 들어가 있는 TCe 260이다.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으로 개발한 신형 4기통 1.3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엔진이다. 작지만 고성능이다. 독일 게트락(GETRAG)사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결합해 최고출력 152마력에 최대토크 26.0kg·m의 힘을 낸다. 복합 연비는 리터당 13.5km(17인치 타이어 기준)이고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하면 리터당 13km를 갈 수 있다.

가속감은 부드럽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원스러운 느낌은 부족하지만 차분하게 속도를 끌어올린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라 변속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듀얼 클러치 특유의 저단 꿀렁거림도 없었다. 시속 100km가 넘어가기 전까지는 정숙성도 훌륭하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도 크지 않다. 다만 시속 110km가 넘어가면 풍절음이 커진다.

특히 고속 주행 시에는 차체가 높은 탓인지 다소 흔들린다는 느낌도 생긴다. 같은 엠블럼을 달고 있다고 해서 도로에 착 달라붙어 달린다는 느낌을 주는 클리오의 안정감을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다만 캡처의 차급을 감안한다면 큰 감점 요인은 아니다.

주행 모드는 에코, 마이센스, 스포츠 세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에코와 스포츠의 주행 질감은 큰 차이를 보인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은 좀 더 묵직해지고 가속 페달의 반응은 보다 경쾌해 진다.

스스로 잘 달리지만 차선유지보조 기능 과신은 금물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주행 모습.
 르노의 소형 SUV 캡처의 주행 모습.
ⓒ 르노삼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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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의 성능은 준수하다. 스스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달린다. 다만 차선이탈 방지 보조 시스템을 크게 의존해서는 안된다. 차로 중앙을 유지하면 달리는 게 아니라 차선 이탈에 임박해서 핸들을 반대로 조향하는 성격인데다 차선이 흐린 일부 곡선구간에서는 종종 옆 차선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생겼다.

캡처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정차 후 스스로 출발하는 기능도 있지만 정차 시간이 길어지면 크루즈 모드는 해제된다.

캡처에는 운전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생애 첫 차 구매자들을 위한 편의 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차량은 물론 보행자나 자전거 탑승자까지 감지할 수 있는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이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들어가 있다.

여기에 설치된 4개의 카메라가 주변 360도 상황을 촬영해 디스플레이에 보여주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 시스템'도 주차 시에 큰 도움이 되는 기능이다.

유럽에서 인정받은 캡처, 국내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관건

1세대 캡처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 받았다. 지난 2013년 유럽에서 처음 출시돼 전세계 70여국에서 150만대 이상 판매됐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6년 연속 유럽 소형 SUV 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캡처의 트림별 가격은 디젤 모델의 경우 ▲젠 2413만원 ▲인텐스 2662만원, 가솔린 모델의 경우엔 ▲인텐스 2465만원 ▲에디션 파리 2748만원이다. 경쟁 모델에 비해서 트림 선택 폭이 좁고, 하위 트림의 기본 가격이 높다.

소형 SUV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셀토스의 가격은 1881만~2570만원이다. 2개월 먼저 나온 형제차 XM3의 가격대도 1719만~2532만원이다.

르노삼성도 할 말은 있다. 캡처의 경우 다른 차들이 선택 사양에 넣는 안전·편의 사양들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했다는 점이다. 캡처는 국내 생산이 아니라 수입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선택 사양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세 옵션'들을 기본으로 넣었다는 것이다.

실제 풀옵션의 가격은 캡처가 셀토스에 비해 저렴하다. 캡처 트림 중 가장 비싼 TCe 260 에디션 파리의 가격은 2748만원으로 셀토스 1.6 터보 풀옵션(2789만원)보다 41만원 낮다. 캡처 디젤 모델 트림 중 가장 비싼 인텐스의 가격도 2662만원으로 셀토스 1.6 디젤 풀옵션(2855만원)보다 193만원 싸다.

최근 소비자들이 기본 모델보다 첨단 운전자보조 편의 사양들을 대거 넣은 풀옵션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게 르노삼성의 판단이다.

이제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다. 국내 자동차 브랜드의 엠블럼이 지루한 소비자들이라면 수입차의 정체성을 지닌 캡처는 선택해 볼만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태그:#캡처, #XM3, #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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