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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멀티플랫에서 출간한 월경에 대한 두 권의 책 <와일드 블러드 : 월경의 각성된 힘>(알렉산드라 포프, 샤니 휴고 울리처, 2020)과 <문 블러드 - 월경이 짐이 아니라 힘이 될 수 있다면>(루시 피어스, 2019)의 내용을 풀고 엮어 쓴 것입니다. 멀티플랫은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월경 담론과 소통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월경과 관련된 도서 출판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편집자말]
 
여성의 생애주기 초경에서 완경에 이르기까지 월경 주기는 사실상 여성의 삶 그 자체입니다.
▲ 여성의 생애주기 초경에서 완경에 이르기까지 월경 주기는 사실상 여성의 삶 그 자체입니다.
ⓒ 이경란(디자인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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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은 세계 월경의 날입니다. 월경에 대해 공개된 자리에서 이야기하기는 참 어렵죠? 가족이나 파트너,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한 자리에서도 월경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월경은 사생활이고 마땅히 존중과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월경은 인류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공유하는 경험입니다. 나아가 인류라는 종의 존속 기반이기도 합니다. 월경에 대한 공적인 관심과 논의는 여성뿐 아니라 인간 모두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꼭 필요합니다. 그러니 우리 용기를 내어 이야기를 시작해봐요. 세계 월경의 날이 세계 모든 사람들이 기억하는 의미 있는 날이 되도록 합시다! 

일단 월경이 뭔지부터 알아볼까요? 여성분들이라면 모두 배우셨겠지만 모르시는 분도 계실테니까요.

- 월경은 뭔가요?

월경은 자궁의 요람을 새롭게 바꾸는 일입니다. 매달 자궁은 난자가 수정될 경우를 대비해서 아이를 품을 수 있는 자궁 내벽을 두텁게 쌓습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수정이 되지 않으면 새로운 내벽을 쌓기 위해 이전 달의 내벽을 흘려 보내죠. 이것을 월경혈이라고 합니다. 월경혈은 문자 그대로 여성의 피와 살입니다.

- 그럼 주기는 뭔가요? 

월경 주기는 자궁 내벽을 쌓고 허무는 호르몬의 변화와 관련됩니다. 그러나 월경 주기의 변화는 자궁에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호르몬 수치에 따라 몸과 마음 모두가 쉼 없이 변화합니다. 심장 박동수와 체온과 체내 수분량에서, 시력과 청력, 가슴의 크기와 고통에 대한 감각과 기분과 생각까지 월경 주기의 질서를 따릅니다.

대략 11살 때 초경을 시작하고 51살에 완경을 한다면 그 사이 40여 년간 여성들이 겪는 매일은 (임신을 하거나 피임약을 먹고 있지 않다면) 모두 월경 주기 중의 하루입니다. 월경 주기는 사실상 여성의 삶 그 자체입니다.

자연 속에는 다양한 주기가 있습니다. 심장 박동, 들숨과 날숨, 낮과 밤, 달과 계절의 변화, 혜성의 출현까지, 주기는 우주를 아우르는 질서입니다. 월경 주기는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위대한 자연 주기의 한 부분입니다.   

- 월경은 여성을 불안정하게 하는 결함이 아닐까요? 

주기를 따르는 변화는 불안정함과는 다릅니다. 여성의 몸은 늘 달라지지만 자신만의 리듬과 패턴을 따라서 변화합니다. 주기적이고 규칙적인 변화입니다. 여성들은 월경 주기에 따른 변화 속에 에너지가 확장되고 줄어드는 흐름에 따라 자신을 보살피는 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주기의 흐름을 탈 수 있는 여성은 정서적으로 더 안정되고 예측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월경 주기가 여성을 불안정하게 한다는 주장은 월경에 대한 무지와 수천년 해묵은 성차별의 잔재입니다. 여성에 대한 가스라이팅(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입니다.

- 당장 아이를 가질 것도 아닌데 월경은 왜 매달 해야 하는 걸까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우리는 늘 월경을 임신만을 위한 것처럼 배워 왔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 낡은 교육 방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랑이 결혼을 위한 것이 아니듯, 월경도 임신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사랑이 결혼과 가정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그 자신만의 고유하고 온전한 가치를 지닌 것처럼, 여성의 월경 주기도 임신과는 별개로 고유한 정서적, 생리적 가치가 있습니다.
 
여성이 임신을 위한 존재가 아니듯,  월경도 임신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 여성이 임신을 위한 존재가 아니듯,  월경도 임신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 FreeSVG(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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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경에 임신과 무관한 고유한 가치가 있다니...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나요?

월경에 가까워지면서 신체적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때 여성들은 자신이 약해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더 예민해지고 고통에 대한 감각도 뚜렷해집니다. 그러나 섬세해진 마음은 더 멀리 꿰뚫어보는 힘이 있습니다. 월경 직전에는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지성이 더욱 강해집니다.

여성이 월경을 앞두면 횡설수설하며 비합리적인 생각에 빠진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삶의 복잡성과 가려진 그늘을 더 많이 고려하며 삶에 임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물론 바쁜 일상 속에서는 이런 내면의 깊이가 방해가 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기적으로 삶을 성찰하는 것은 당장의 문제 해결을 넘어 생활 전체를 새로운 수준으로 향상시켜 줍니다. 월경은 성찰과 휴식의 귀중한 기회입니다.  

- 월경은 여성의 핸디캡 아닌가요?  

남자든 여자든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강하고 제정신인 이는 없습니다. 낮과 밤의 순환에서 계절주기와 생로병사의 생애주기까지, 모든 사람은 주기적 리듬의 변동에 따라 때로는 강해지고 때로는 약해집니다. '영원히 젊고 씩씩한 남성' 같은 것은 없습니다.

자신이 언제나 변함없는 돌덩어리 같은 존재이기를 바라는 이에게 약해지는 주기의 시간은 장애물로 여겨질 것입니다. 우리를 이끌던 에너지가 사그라지는 것을 느낄 때 우리는 무언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강력하고 중요한 성찰과 휴식의 모드로 전환했을 뿐입니다. 이 자연스러운 전환을 수용하지 못할 때 우리는 좌충우돌하고 자신에게 맞서며 자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려고 발버둥칩니다. 이것은 우리를 정말로 약하게 만듭니다.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불면증과 분노조절장애와 번아웃증후군과 월경 전 증후군(PMS)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일으킵니다.

모든 사람은 약점과 상처가 있고, 그런 부분이 정서적 경계선 밖으로 드러날 때가 있습니다. 남성들 역시 분노와 좌절감을 토로하고 종종 갑작스럽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여성들의 월경은 이러한 '마음의 그늘'을 주기적으로 살피며 휴식하도록 강제하는 몸의 타고난 장치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강하고 제정신인 이는 없습니다. 월경은 활동과 휴식의 균형을 잡도록 강제하는 몸의 타고난 장치입니다.
 남자든 여자든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강하고 제정신인 이는 없습니다. 월경은 활동과 휴식의 균형을 잡도록 강제하는 몸의 타고난 장치입니다.
ⓒ Einfach-E(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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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활동과 휴식의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여성의 경우 월경 때 쉬고 배란 때 활동하는 주기의 리듬을 지키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남성의 경우는 월경과 같은 몸의 주기가 없기에 일주일(7일)의 주기와 1년(4계절) 주기 사이의 중간 범위의 기간 동안 활동/휴식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을 더해야 합니다.

낮과 밤이 바뀌고 주말에 쉬지 못하면 누구나 건강에 무리가 간다고 느낍니다. 기분이 처지고 짜증스러워지죠. 월경 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월경 주기에 따라 활동하고 휴식하지 못하는 것은 많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흥미롭게도 수면 패턴을 방해받거나, 불면증을 겪거나, 장거리 여행 중에 시차를 달리하면서 겪는 증상들은 PMS와 아주 흡사합니다.

- PMS는 정말 싫어요. 월경 때마다 슬프고 우울해지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배란 후 월경으로 향하는 시기에 흔히 겪는 감정적인 어려움(짜증이나 분노 같은)은 성찰과 휴식의 모드로 이행하는 법을 아직 모르거나, 알더라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심한 스트레스나 과로와 같은 다른 문제들이 겹칠 경우 분리 불안이나 의미 상실, 더 나아가 우울증과 같은 심각한 증상을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월경으로 다가가는 시기가 외부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상실하는 시간이 아니라 더 깊은 성찰과 휴식으로 이행하는 시간임을 인식할 수 있다면, 월경의 힘과 위엄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월경 때 겪는 고통의 뿌리에는 내면의 성찰과 휴식의 가치가 사회(와 자신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데서 오는 심오한 분노가 있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월경 때 겪는 고통의 뿌리에는 내면의 성찰과 휴식의 가치가 사회(와 자신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데서 오는 심오한 분노가 있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월경 때 겪는 고통의 뿌리에는 내면의 성찰과 휴식의 가치가 사회(와 자신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데서 오는 심오한 분노가 있다고 우리는 확신합니다.
ⓒ Mike Licht(CC B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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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그래도 월경통은 싫어요. 월경통은 왜 생기는 걸까요?

물론 월경 때에 겪는 어려움이 모두 휴식이나 성찰과 관련된 것은 아닙니다. 월경 주기는 신체적, 심리적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합니다. 월경과 가까운 시기에는 육체적인 건강의 취약점이 드러납니다. 면역체계와 고통에 대한 감각이 고도로 예민해집니다. 지병이 있거나 유전 질환이 있는 여성들의 증상이 재발하는 것도 이즈음입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월경은 일종의 '조기 경보'의 역할을 해줍니다. 월경 때 겪는 증상에 유의해 자신을 돌보세요. 건강한 식단과 충분한 휴식, 적당한 운동을 지속하세요. 월경을 계기로 바꾼 좋은 생활 습관은 건강 전반을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골골백세'란 말이 있습니다만 꼭 '골골'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월경통은 여성의 건강에 '조기 경보'의 역할을 해줍니다. 월경을 계기로 변화시킨 좋은 생활 습관은 건강 전반을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월경통은 여성의 건강에 "조기 경보"의 역할을 해줍니다. 월경을 계기로 변화시킨 좋은 생활 습관은 건강 전반을 크게 향상시킬 것입니다.
ⓒ Mohamed Hassan(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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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경 때 쉬는 게 맞을까요? 주위 눈치가 보여요.

월경 때 쉬는 것은 정의를 실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조리가 판치는 세상이죠. 서아프리카나 아메리카 원주민의 전통문화에서는 월경 중인 여성들이 일상적인 생활 공간에서 분리된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돌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먼 옛날 얘기가 아닙니다. 오늘날의 유럽에서는 여성이 월경 때 쉴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레드텐트' 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전체 유럽에서 200개가 넘는 모임이 운영되고 있다고 하네요.(https://redtentdirectory.com)
 
 월경하는 여성의 휴식을 지원하는  ‘레드텐트’ 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유럽에서만 200개가 넘는 모임이 운영되고 있다고 하네요.
 월경하는 여성의 휴식을 지원하는 ‘레드텐트’ 운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유럽에서만 200개가 넘는 모임이 운영되고 있다고 하네요.
ⓒ redtentdirec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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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늘도 피를 흘리며 기진맥진한 채 일터와 주방과 학교로 향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이 역시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립니다. 그래도 주변에서 한두 명의 '동지'는 구할 수 있잖아요? 하루 쉬는 것이 안 된다면 반일만이라도 쉬면 어떨까요? 그것도 안 된다면, 단 한 시간만이라도 자신에게 휴식을 선물해 주세요. 당신의 몸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해주세요. 짧은 순간이라도 우리의 몸을 살피고 보듬어 줄 때 몸은 그에 상응하는 화답을 합니다.

- 파트너나 가족도 월경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야 할까요?

월경은 원래 본인이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알아서 배려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마음 같지 않네요. 언제까지 이럴 건가요! 여성들이 먼저 월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용기를 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월경을 배려하는 것은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이 꼭 해야 할 의무입니다.

특히 월경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파트너와의 관계를 진전시킬지를 결정할 때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결혼이나 아이 얘기를 꺼내는 파트너와 함께 월경에 대해 대화해보세요. 파트너가 더 깊은 친밀감으로 진입할 준비가 되었는지 시험해 보세요.

여성의 경험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대도 너무 스트레스 받지는 마세요. 가끔 의욕적인 시도가 시끄러운 싸움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월경 주기도 때로는 삶에 걸림돌처럼 느껴지잖아요. 파트너도 그렇게 느낄 수 있습니다.

분노는 잠시 접어두고, 서서히 스미듯이, 대화 중에 슬쩍 '월경'이라는 단어를 끼워넣어 보세요. 월경이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임을 상기시키세요. 당신에게 정서적, 육체적으로 필요한 것이 뭔지 이야기해 보세요. 

와일드 블러드 - 월경의 각성된 힘

알렉산드라 포프, 샤니 휴고 울리처 (지은이), 강혜진, 김신회 (옮긴이), 멀티플랫(2020)


문 블러드 - 월경이 짐이 아니라 힘이 될 수 있다면

루시 피어스 (지은이), 강혜진 (옮긴이), 멀티플랫(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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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월경 담론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월경과 관련한 도서출간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https://post.naver.com/my.nhn?memberNo=40413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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