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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환자가 다녀가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환자가 다녀가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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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예정됐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추진된다. 이태원 클럽발 지역사회 감염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내려진 결정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아래 중대본)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를 포함한 전국 코로나19 확진자는 사흘째 10명대를 유지했다. 16일 19명, 17일 13명, 18일 15명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고3 등교수업은 해도 된다고 본다"라며 앞선 정부 결정에 동의했다. 다만, 김 교수는 "풍선 한 쪽을 누르면 바깥 쪽이 튀어져 나온다. 등교수업을 할 경우 지금처럼 학교만 철저히 방역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라며 다른 부분에서의 우려를 전했다.

이태원 클럽발 감염과 관련해서도 "추이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연락 안 된 감염자 가운데 누군가가 지역 감염을 일으킬 위험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게 현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초중고 등교수업, 향후 방역 대응을 물었다.

"이태원, 확진자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
 
<오마이뉴스>는 18일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고3 학생들의 개학 가능성'과 '현 코로나19 상황'을 물었다.
 <오마이뉴스>는 18일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고3 학생들의 개학 가능성"과 "현 코로나19 상황"을 물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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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코로나19 상황은 어떻다고 보나?
"상황은 나아졌다. 많은 사람들이 (익명) 진단검사를 받아서 원인이 규명되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 유입 확진자도 당분간 10명 안팎에서 유지되는 수준으로 갈 것 같다. 다만 아직 관건은 남았다.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이다. 정부는 이전 브리핑에서 아직도 2000여 명의 방문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했다. 연락 안 된 감염자 가운데 누군가가 집단 발생을 일으킬 위험성은 아직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

중대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숨어 있는, 연락이 아직 안 되는 분들이 2000여 명 되는 것으로 아직까지는 파악된다"면서 "전반적으로 확산세가 조금 더 안정화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2000여 명을 포함해) 상당수 분들은 (익명)검사를 받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 하지만 앞선 대구·경북 사례만큼의 확산세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그렇다. 다만 (여러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만큼) 장기적으로 구로 콜센터 감염 사례보다는 더 나올 것으로 본다."

- 대구·경북 감염사례와 이번 이태원 클럽 감염 사례 간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
"대구·경북 때는 2015년 메르스 때의 경험으로 대처했다. 감염병 초기 상황이었던 만큼 정부도 이곳에만 방역을 총동원 할 상황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3개월 간의 노하우가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확진자 추세가 안정기에 접어든 덕에 정부가 이태원 클럽발 감염에 총력을 기울일 수도 있었다. 예컨대 익명검사와 통신 3사의 자료를 동원해 전수조사를 진행한 것 등이다. 한편으로는 개인정보 침해가 일부 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방역 측면만 놓고 봤을 때는 이러한 강력한 추진 덕에 사그라든 것은 맞다."

- 확진자들 간의 차이도 있을까? 두 사례 모두 20~30대 확진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발병 시기에서 차이가 있다.  대구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는 이미 종교 집회에서 바이러스가 다 확산된 상태였다. 현재 양상을 고려했을 때, 이태원 확진자는 비교적 초기에 발견됐다고 본다. 정부가 먼저 나서서 접촉자들을 선별하거나 검사를 독려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향후 방역, 학교 유입 차단에 주력해야

- 최근 WHO는 "코로나19가 영원히 죽지 않는 '엔데믹'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엔데믹이란 지역 풍토병을 의미한다. 한정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병이라는 뜻이다. 예컨대 중동에서 발생한 메르스,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질병이 여기에 속한다. 하지만 앞서 WHO는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 하는 상태)'라 선언하지 않았나. 따라서 특정지역에 국한된 게 아니라, 비교적 넓은 지역에서 계절마다 발생하는 에피데믹(국가나 대륙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국지적 유행)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 중·장기적으로도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곧 있을 고3 학생들의 등교수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현재 방역당국의 상황과 위험성을 고려했을 때, 해도 된다고 본다. 학교도 방역 차원에서도 준비를 많이 한 상태다. 책상 간격도 상당히 넓혔고, 교실 내 마스크 착용도 권고한 것으로 안다. 현실적으로도 고3 학생들이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놓인 만큼, 정부도 이들의 등교를 더 늦출 수 없었을 것으로 본다."

현재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검사 대상자를 4월 24일 ~ 5월 6일까지로 특정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잠복기가 2주인 것으로 고려할 때, 고3 학생들이 등교하는 20일은 검사 대상자들의 마지막 잠복기에 해당한다. 

- 단계적 등교수업이 시작되면 정부의 방역 체계도 현재보다 강화되거나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등교수업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에서의 집단 감염 때문이다. 하지만 역루트(반대의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이번 인천에서 발생한 이태원 클럽 확진자 가운데 학원 선생님을 통한 2차, 3차 감염 사례가 있었다. 학교에서 걸리는 것보다 사회에서 걸려서 학교로 퍼뜨리는 경우를 주의하고, 막으려 해야 한다. 학교를 시작점으로 놓는 게 아니라, 그 반대 경우에 초점을 맞추고 방역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 이 경우 방역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까.
"학원이나 기타 학교 외적인 공간에서 학교로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 풍선 한 쪽을 누르면 바깥 쪽이 튀어져 나온다. 학교만 철저히 방역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는 등교, 방역과 동시에 고3 학생들의 동선을 잘 파악하고, 해당 분야를 집중적으로 타기팅 하면서 방역 관리를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태그:#코로나19, #이태원, #고3, #개학, #생활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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