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3월 12일(한국시각) 묀헨 글라드바흐와 FC쾰른의 경기를 끝으로 중단된 독일 분데스리가는 5월 16일을 기점으로 2달여만에 다시 재개됐다.

재개된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매치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샬케04의 '레비어 더비' 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뤄졌지만 두 팀의 라이벌 의식과 양 팀 팬들간의 신경전 등 이전부터 끊임없이 이어진 경쟁관계로 인해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홈 팀인 도르트문트는 샬케04를 맞아 라파엘 게레이루의 멀티골에 힘입어 샬케04를 4-0으로 물리치며 2위 자리를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홀란드-아자르-브란트 삼각 편대

2달여만에 치뤄진 공식경기지만 도르트문트의 전력손실은 컸다. 중원의 핵심인 악셀 비첼을 비롯해 자가두, 엠레 찬, 마르코 로이스가 부상으로 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도르트문트의 전력누수속에서도 샬케를 4-0으로 크게 물리쳤는데 승리의 원동력은 멀티골을 기록한 라파엘 게레이루의 활약도 있었지만 골고루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엘랑 홀란드, 토르강 아자르, 율리안 브란트가 이끈 공격 삼각 편대였다.

특히 다른선수보다 인상적이었던 선수는 율리안 브란트였다. 3톱의 왼쪽 공격수로 나섰지만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로 출전한 브란트는 측면뿐 아니라 중원에서까지 공격에 일조하면서 윙백 게레이루의 오버래핑까지 이끌어 내는 플레이를 펼쳤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브란트의 플레이로 도르트문트 공격의 템포가 빨라졌다는 점이었다. 이는 전반 29분 선제골 상황에서 나타났다. 중원에서 우카시 피슈첵의 패스가 브란트 쪽으로 향했다. 이 상황에서 토르강 아자르가 상대 수비 배후공간으로 파고들었고 이를 본 브란트는 한 템포 빠르게 힐 킥으로 아자르에게 패스를 내줬다. 패스를 받은 아자르는 그대로 크로스를 올려 홀란드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브란트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었다. 전반 종료직전 샬케04의 마르코스 슈베르트 골키퍼의 킥 미스로 이어진 도르트문트의 공격 상황에서 볼을 받은 브란트는 오버래핑을 시도하는 게레이루에게 스루패스를 찔러줬다. 패스를 받은 게레이루는 오른쪽 포스트로 낮게 깔아차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전반전을 2-0으로 마치게 했다.

후반전에서도 브란트의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3분 수비진영에서 볼을 탈취한 역습상황에서 홀란드의 패스를 받은 브란트는 반대편에 위치한 아자르에게 스루 패스를 내주면서 아자르의 득점을 어시스트했다. 스코어를 3-0으로 벌리면서 승리를 굳힌 도르트문트는 후반 18분 게레이루의 추가골까지 터지면서 4-0의 완승을 이끌어냈다.

축구매체 'Fotmob'에 따르면 멀티골을 기록한 게레이루에게 9점의 평점을 부여하며 양팀 통틀어 최다평점을 부여한 가운데 브란트에게도 8.7점의 평점을 부여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비록 아자르와 홀란드가 득점을 기록한 상황에서 브란트만 득점없이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양팀 통틀어 가장많은 5번의 득점기회를 만들어내는등 도르트문트의 공격은 사실상 브란트가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도르트문트, 홈에서 5년만에 샬케04에게 승리

이번 '레비어 더비' 에서 도르트문트가 승리를 거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컸다. 주전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전력누수가 있었음에도 이를 극복하고 대승을 거뒀다는 점, 2선에서 측면에만 배치해 효과를 보지못했던 브란트에게 프리롤 역할을 부여하며 활용방안을 찾아낸 점역시 의미가 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의미가 컸던 것은 5년만에 지그널 이두나 파크에서 샬케04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지난 '레비어 더비' 5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샬케04를 상대로 1승 2무 2패로 열세에 놓였었다. 특히 지난 두 시즌동안 리그 후반부에 샬케04를 상대로 패하는 모습을 보이며 순위경쟁에서 유리한 흐름을 가져가지 못하는 양상을 보여줬다.

지난 5경기 성적도 열세였던 것도 모자라 무려 5년동안 홈에서 샬케04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 역시 타격이 컸다. 도르트문트가 샬케04를 상대로 홈에서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경기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있던 2015년 11월 8일 경기에서 3-2의 승리를 거둔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지난시즌까지 3시즌동안 홈에서 샬케04를 상대로 2무 1패의 성적을 거두며 홈에서 유독 샬케04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 세 경기에서 2무 1패를 거둔 경기에서 충격적인 결과도 2차례나 만들어내며 그 아픔은 더욱 컸다. 2017년 11월 25일 홈인 지그널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샬케04와의 '레비어 더비' 에서 당시 도르트문트는 특유의 막강화력을 앞세워 전반 25분에 스코어를 4-0으로 만들면서 대승의 분위기가 타올랐다.

그러나 후반 15분이후 연거푸 4골을 허용하며 충격의 4-4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10월부터 리그 무승행진이 계속 이어지던 가운데 이러한 결과물까지 받아들이면서 당시 지휘봉을 잡고있던 피터 보츠 감독의 경질이 빨라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경기였다.

지난시즌 후반부에도 도르트문트는 홈에서 샬케04에게 충격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7일에 열린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전반 14분 마리오 괴체의 선제골로 기분좋게 출발했으나 다니엘 콜리지우리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는 등 어려운 경기를 펼친끝에 2-4 패배를 기록했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바이에른 뮌헨에게 승점 2점뒤지며 준우승에 그쳤는데 살케04 경기를 이겼다면 우승을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레비어 더비' 에선 도르트문트가 샬케04에게 충격패를 안겨줬다. 특히 그동안 자신들의 홈에서 망신을 줬던 라이벌에게 제대로 충격패를 안겨줬다는 점에서 도르트문트에겐 상당히 통쾌했을 법한 경기였다. 무엇보다 2017년 4-0을 만들어놓고 4-4의 무승부를 기록했던 선례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4-0을 만들어놓고 단 한 골의 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아울러 도르트문트는 두 달 여만에 재개된 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이후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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