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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환자가 다녀가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태원 클럽에서 코로나19환자가 다녀가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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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발 집단 감염이 시작된 지금 방역 당국은 클럽 방문자를 찾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클럽 출입자 명부가 부실하거나 허위로 작성된 사례가 많은 데다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문제이다. 정부는 긴급히 이동통신 기지국의 접속기록과 폐쇄회로 TV, 신용카드 결제기록 등을 확보하여 방문자 파악에 나섰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문자의 자발적 신고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이유이다. 문제는 이번 집단 감염 사건과 관련된 이태원 클럽 여러 곳이 성소수자가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져 신분 노출 우려 때문에 검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빠르고 폭넓은 검사로 이동이나 영업 제한 없이도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우리나라가 이태원 클럽 발 감염 사건으로 때아닌 '성소수자 혐오'라는 새로운 복병을 맞닥뜨린 것이다.

실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 초기 정부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진 판정자가 방문한 술집 이름을 공개하면서 해당 클럽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비판 글이 쏟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아우팅'(성적 지향이 타의로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 성 소수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적대감을 표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러한 혐오 표현이 잠재적 감염자들을 음지로 몰아넣고 결국 코로나19의 확산을 가속시킬 것이라는 게 더 큰 문제이다.

애초에 언론이 '게이클럽'과 같은 성 소수자 관련 표현을 적나라하게 밝힌 것이 원인이었다. 성소수자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이태원 클럽 방문자 전수조사와 관련해 부랴부랴 신원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대중들의 분노와 불안이 코로나19 확진자 또는 해당 클럽 방문자를 넘어 특정 집단을 저격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늦장 대응이 아닌가 싶다.

성소수자에 대한 시선은 다양할 수 있다. 어쩌면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예민해져 있는 지금, 성 수자라는 특정 소수 집단의 때 아닌 거론은 적절한 비난의 '먹잇감'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수자를 향한 차별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언급할 필요도 없이, 현 시점에서 그러한 차별적 태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장 성소수자들이 어디론가 숨어 버리는게 동성애를 혐오하는 집단의 입장에서는 편하겠지만, 지금은 누군가의 마음이나 선호가 아니라 오로지 안전만을 생각해야 하는 때이다. 아이들이 개학하지 못해 억울하고 화가 나는 심정은 누구보다 잘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클럽 확진자를 질타하는 벽보를 붙이거나 성 소수자에 대한 혐오 표현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잠재적 확진자의 은둔을 야기하고 또 다시 개학 연기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코로나19보다도 훨씬 더 오래되고 질긴 사회적 문제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문제를 다룰 시간조차 없다.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성 소수자'라는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지면 맞춰질수록 코로나19 종식은 점점 더뎌질 수밖에 없다. 비록 이번 사건으로 코로나19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긴 했지만 이제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모든 국민이 다시 한 번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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