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이어진 전북 현대의 1라운드 무패행진은 올시즌에도 계속 이어졌다. 전북은 8일 밤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0' 1라운드 수원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이동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의 승리를 거뒀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지난 2월 열린 시드니 FC와의 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를 끝으로 더이상 공식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전북은 리그 개막 전 열린 ACL 조별리그에서 1무 1패를 기록했던 가운데 수원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올시즌 공식경기 첫 승을 기록하게 되었다.

답답했던 경기내용, 이동국이 해결하다

전반전 9개의 슈팅가운데 5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던 전북이었지만 공격의 날카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선발라인업에 김보경, 이승기를 중원에 배치하면서 중원에 좀 더 무게를 둔 공격전술을 펼쳤지만 중원에서 수비를 두텁게 배치한 수원의 수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다고 측면에서도 이렇다 할 공격이 나오지 못했는데 무릴로와 한교원이 포진한 측면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답답한 경기가 계속 이어지자 모라이스 감독이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모라이스 감독은 후반 15분 조규성과 무릴로를 빼고 이동국과 쿠니모토를 투입해 경기 흐름에 변화를 주고자 했지만 여전히 경기내용은 달라지지 않었다.

측면과 전방에 변화를 준 전북이지만 측면에선 이용과 김진수를 이용한 크로스 플레이에 의존하는 공격을 선보였다. 중원에서 짧은 패스를 통한 부분전술을 이용해 수비를 뚫어내고자 했지만 수원의 수비를 뚫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던 상황에서 후반 38분 전북에게 코너킥 찬스가 찾아왔다. 왼쪽에서 전북 손준호가 올린 코너킥을 이동국이 노마크 상황에서 헤딩슛을 시도해 득점으로 연결시키면서 답답했던 경기흐름을 깼다. 이 전까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전북을 괴롭혔던 수원의 수비가 한 순간 흐트러졌다.

결국 이동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전북은 힘겨웠던 첫 경기를 승리로 만들어냈다. 이동국은 지난 2018년 울산 현대와의 K리그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는데, 2년 만에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여전히 부실했던 측면공격은 약점

지난 2월 열린 ACL 조별리그 2경기(요코하마 마리노스, 시드니 FC전)에서 전북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스러웠다. 상대 공격에 수비가 무너지며 쉽게 실점을 내줬고 공격은 지난 몇 시즌에 비해 상당히 약해졌다.

전북의 공격력이 이전에 비해 약해진 원인으로는 측면에서의 부실한 공격을 꼽을 수 있다. 이전까지 전북은 에닝요, 레오나르도를 비롯해 최근엔 로페즈, 문선민 등 측면에서 굵직한 활약을 펼치며 '크랙' 유형의 선수들이 즐비했다. 이들은 상대 수비를 흔들면서 이동국, 김신욱과 같은 원톱 공격수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 '닥공축구'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 시즌에도 문선민과 로페즈라는 시즌 중반 김신욱의 이적과 김승대의 부진, 호사의 부상 등 공격진의 공백 속에서도 측면자원으로 가치를 증명했다.

하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문제가 터졌다. 지난시즌 전북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던 문선민과 로페즈가 군 입대와 중국무대 진출로 동시에 떠나면서 전북은 순식간에 양 측면 자원을 모두 잃고 말았다. 특히 두 선수 모두 전북의 공격에서 영향력이 큰 선수였기에 전북의 전력손실은 상당히 컸다.

물론 이들의 대체자원으로 김보경, 쿠니모토, 무릴로 등이 영입되었지만 전형적인 측면자원이 아니기에 사실상 전북의 측면 공격자원은 한교원이 유일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드니와의 경기에서 한교원의 활약이 있었다곤 하지만 전 시즌보다 측면공격이 약해진 것이 눈에 띄었다. 올시즌 전북이 보여준 측면공격은 풀백들의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루트로 이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수비역시 크게 흔들리면서 전북은 ACL 2경기에서 졸전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2개월여가 흐르고 치러진 수원과의 리그 개막전에서도 전북의 측면공격은 나아지지 않았다. 무릴로, 한교원이 포진한 측면에서 영향력 있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고 경기 스피드는 이전보다 현저하게 느려졌다. 

그동안 강점이었던 전북의 측면공격은 올시즌 전북의 약점으로 다가왔다. 이 숙제를 극복하는 것이 올시즌 전북의 우승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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