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북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 북한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하는 김정은 북한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 뉴스1

관련사진보기

[기사 수정 : 26일 오후 9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상을 두고 위독설과 사망설 심지어 '식물인간설'까지 건강 이상설이 분분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이상설이 나온 것은 지난 4월 15일 소위 '태양절' 직후다. 

김일성의 생일로 북한 최대 명절이라고 선전되는 태양절엔 해마다 김 위원장과 고위 간부들이 김일성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다. 그러나 지난 15일에 김 위원장이 참배하지 않은 것이 포착됐다. 이는 북한 체제상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북한의 영원한 수령으로 숭배되는 김일성의 생일에 그 손자이자 계승자인 김정은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고선 불가능한 일이다.

이로 볼 때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는 <데일리NK>의 12일자 보도는 사실이라고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그가 공개활동에 나서지 못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추정해 볼 수는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북한 보도에 열을 올리지만 그간 크고 작은 오보를 내왔던 CNN은 '김 위원장이 최근 심혈관 수술을 받고 위독하다는 정보가 있다'고 보도했다. 급기야 일본 주간지 <슈칸겐다이>는 24일 김 위원장의 식물인간설까지 들고 나왔다. 해당 주간지는 보도의 근거로 중국 의료 관계자의 전언을 들었지만, 이런 종류의 보도는 복수 취재원의 '교차 확인'을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소위 대북 소식통이라는 단수의 전언만으로 보도를 결정해선 안 되며 성급하게 보도하면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갑 당선인의 발언처럼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를 포함한 신변에 관한 문제는 북한 내에서도 극비리로 취급된다. 어느 정도 고위급이면 알 수 있고, 접근할 수 있는 정보 정도가 아니며 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나 평소 신변 가까이 있는 수행원, 주치의 등 손으로 꼽을 수 있는 소수만이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외부 세계 언론이 김 위원장의 건강을 주제로 보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최고지도자의 신변이 곧 북한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도자의 생사 혹은 신변과 상관없이 지난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지돼온 북한체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같은 상태로 계속 굴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김일성이 1994년 7월 남북정상회담을 2주 앞두고 사망했을 때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가릴 것 없이 한목소리로 북한 '붕괴설'을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붕괴하지 않았다. 

1974년 김정일이 공식적으로 후계자로 지목된 뒤로 20년간 다져온 공고한 후계체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권력은 말년의 아버지 김일성이 두려워할 정도로 확고한 것이었다고 전해진다. 김정일이 2011년 12월 심장마비로 사망했을 때도 북한이 곧 무너질 거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지도자는 사망해도 그 체체는 쉽게 소멸하지 않는다. 만약 젊은 김 위원장이 단명, 급사한다고 해도 후계자는 누구라도 내세워질 것이다.              

또한 김 위원장이 외과수술을 하고 회복 중인 것이 사실이라면, 지난해 11월 초 북한으로 40년 만에 들어간 김일성 차남 김평일의 소환 이유도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큰 수술을 계획하며 혹시 있을 신변 이상에 대비해 정치적 라이벌을 미리 불러들여 통제 가능한 곳에 두려 했을 수도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만에 하나 자신의 신변에 이상이 생기면 형제인 김정철이나 김여정에게 후계가 돌아가도록 정리하고 싶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김평일을 두고 남한 언론이 '후계구도'를 운운하는 것은 그의 신변의 위험을 가중시키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남한 언론이 과거에 장성택을 북한 정치의 2인자라고 추켜세운 것이 과도한 견제와 경계를 불렀고, 이것이 처형으로 연결된 한 원인이 됐다는 관측도 있다.

38노스가 25일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김 위원장의 전용 추정 열차가 강원도 원산에 정차해 있다고 밝힌 것도 소소하지만, 흥미로운 시사점이 있다. 북한의 역대 지도자들은 미국의 인공위성 추적을 두려워 해서 이를 따돌리기 위해 자주 지방에 머물렀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는 김정일이 생전에 평양의 집무실에 연간 60일 정도밖에 머물지 않았으며 나머지 300여 일은 북한 전역에 위치한 초대소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생활했다고 썼다. 조부와 아버지의 이런 습성을 김 위원장도 물려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일설엔 김 위원장이 강원도 원산의 해안에 위치한 원산초대소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이는 북한학 연구자들도 신뢰하고 자주 인용한다. 그의 어머니 고용희가 생전에 '원산댁'이라고 불렸는데, 이는 북송 재일조선인들이 원산항을 통해 북한에 입국했기 때문이었다. 아마도 김 위원장의 생모가 원산댁이라고 불렸던 점, 권력을 잡은 뒤 남북한 모두에서 소외된 지역인 '강원도의 혁명 정신'을 본받자고 강조한 점, 금강산과 연계한 대규모 원산 관광개발을 진행하는 점 등이 그의 고향이 원산시라는 점을 뒷받침하지 않을까 추측된다. 그러한 연장선에서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국정에 나서기 위해 자신의 뿌리인 고향 원산에 머물고 있다는 추측도 해볼 수 있다.

김일성의 딸이자 김 위원장의 고모로서 절대적 권력을 누려온 김경희는 심각한 알콜중독을 비롯해 각종 성인병과 발가락이 휘는 희귀질환에 시달렸음에도 현재도 생존해 있다. 그는 프랑스와 러시아, 스위스 등을 전전하며 집중 치료를 받아왔다. 김경희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렇듯 오래 생존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북한 로열패밀리의 생활은 남한 일반인의 사고와 상상 밖에서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형태로 존재한다. 하물며 김정은의 건강과 신변이란 조선시대 왕보다 더 철저하게 관리되며, 베일에 싸여 있다고 할 수 있다. 

때마다 거짓정보와 오보가 넘쳐나는 북한 관련 보도 패턴에서 이제는 좀 벗어날 때가 됐다. 정부는 북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정책과 외교를 시행해야 한다. 언론도 경솔한 뉴스 생산 경쟁을 자제하고, 취재원을 검증해 보도해야 한다. 이런 원칙과 관행을 세우고 준수한다면, 우왕좌왕 혼란스런 북한 정보가 현재보다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관찰자, 기록자,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