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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1대 총선 종로 국회의원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당선이 확실해 지자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제 21대 총선 종로 국회의원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당선이 확실해 지자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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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들로 하여금 밤새 뜬 눈으로 지새우게 했던 제21대 총선 개표방송도 마무리 되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개표 결과 지역구 의석은 더불어민주당 163석, 미래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 등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는 미래한국당이 33.84%, 더불어시민당이 33.35%, 정의당이 9.67%, 국민의당이 6.79%, 열린민주당이 5.42%를 각각 최종 득표해, 미래한국당 19석, 더불어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을 각각 가져갈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180석을 획득한 거대여당이 탄생되었으며, 제1야당은 10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은 '1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당선되는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민주당의 압승과 미래당의 완패로 귀결 되었지만, 실상으론 거대 양당이 전국적으로 1대1로 대등하게 맞붙은 '고래 싸움판'이었다. 그것은 전국 24곳에서 3%포인트 내 차이로 당락의 희비가 엇갈렸고, 특히 수도권에서 '초박빙' 지역이 10곳에 달한다는 사실에서도 그러하다. 최종 투표율 66.2%, 1996년 15대 63.9% 이후 최고 투표율이었던 것도 거대 양당 지지자들이 경쟁적으로 투표소로 발길을 옮긴 결과였을 것이다.

정치공학적 정계개편 보다 시급한 야권 정당들의 체질 개선

선거제도 탓이든 악재 탓이든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예상한 바대로 여당이 압승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제1야당은 물론 야권 전체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겼다. 야권이 진정으로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 하는 이유다. 필시 곧장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헤쳐 모여식의 단순한 정치공학적 정계개편 차원을 넘어서는 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요청 되고 있는 시점이 된 것이다.

그것은 해체 수준으로 손을 봐야 하는 한 마리 고래 제1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 고래싸움에서 새우 신세로 내몰리며 어려움 겪었던 정당들인 정의당과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아예 '구태스런 중진 정당'이었던 민생당은 유권자들이 직접 나서 지역은 물론 비례마저 제로로 만들며 완전 해체시켜 버렸고, 이념정당들인 녹색당, 민중당, 미래당 등도 거대 양당의 고래싸움 속에 철저히 외면 받았다.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는 코로나 국난 위기 극복해달라는 전략 투표 행위

그것은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유권자들이 민주당이 '예뻐서' 압승의 배지를 달아준 것은 아님을 단 한순간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내게는 여당에 대한 압도적 지지가 '앞으로의 시대는 코로나 전과 후 곧 BC(before corona)-AD(after disease)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대 상황 앞에서, 곧장 닥쳐올 미증유의 국난 위기 이 불안한 시기를 정치적으로 잘 극복해 달라고 집권여당에게 힘을 실어주며 기회를 준 '전략 투표 행위'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의 지난 3년간 대국민 호소가 '제1야당의 반대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한다. 원내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개혁 작업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였는데 이번에 유권자들이 그들 소원대로 죄다 만들어 준 것이다. 집권여당에겐 이번 결과가 기회이자 위기인 이유다. 이 국난의 위기, 특히 경제위기를 제대로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2년 뒤에 대선 참패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IMF 사태 앞에서 집권했던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절체절명의 처지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런 엄정한 자세로 오만함에 빠지지 않고 오로지 겸손되게 서민들 편에 서는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정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이제 대선정국이 시작될 것이다. 여야 정당들에게는 공당으로서의 자체 혁신 노력과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대한민국의 재구조화 그 비전을 마련하는 데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차기 대선정국이 그런 아젠다들을 준비하고 진지하게 논의하는 기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1987년 민주화 이후 5년 단임 대통령제 시대로 이어져오면서 진보-보수 좌우 진영을 막론하고 어느 권력이 정권을 잡아도 장기적인 국가 비전을 그릴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여야 정치권은 물론이고 사회 각계각층이 머리를 맞대고 대한민국,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그런 자리와 움직임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러려면 무엇보다 속 좁은 진영정치를 뛰어넘는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그를 통해 북유럽 복지국가들처럼 사회적 대타협이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합의제 민주주의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킬 필요성이 있다. 이왕 국회를 압도적으로 지배하게 된 민주당이라면 정파를 뛰어넘어 국가 전체를 염두에 두는 그런 통 큰 정치를 펼쳐나갈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태그:#총선, #더불어민주당, #미래통합당, #국민의당, #포스트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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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권교체동행위원회 장애인복지특별위원장, 대구대학교 한국재활정보연구소 부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맹 수석부회장,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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