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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고생한 후보와 당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고생한 후보와 당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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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6일 오후 2시]

"무엇보다... (입술을 깨물고 잠시 침묵한 뒤) 무엇보다, 모든 것을 바쳐서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 자랑스러운 후보들을 더 많이 당선시키지 못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고생한 후보들과 당원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노란 셔츠에 검은 정장을 입은 심상정 대표가 끝내 눈물을 흘렸다. 목소리는 자꾸 갈라졌다. 16일 오전, 정의당 중앙선거대책위 해단식에서다.

담담하고 차분하게 발언하던 심 대표는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말을 인용하면서부터 목소리가 흔들렸다. 그는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말씀 앞에 다시 선다. 가장 험하다고 느낄 때 목표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이다. 정의당은 20년 외롭고 고된 길을 걸어왔지만, 또다시 시작하겠다"라고 말한 뒤 당 지역구·비례 후보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심 대표는 "함께 고단한 길을 개척해온 우리 후보들을 더 당선시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끝내 다음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참았으나 눈물이 흘렀고, 결국 대변인이 전해 준 휴지로 눈가를 훔쳤다. 심 대표를 지켜보던 배복주·이은주 등 다른 후보들 또한 눈가가 벌게져 있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선대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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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여당 시대, 역할 막중... 지역구도 부활·선거개혁 와해 오점도"

심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멈추지 말고 개혁하라는 게 '슈퍼여당'을 만든 국민의 명령"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촛불 혁명 뒤 첫 총선에선 무엇보다 미래통합당·수구 보수 세력에 대해 무서운 심판이 이뤄졌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뒤 제대로 된 반성 없이, 4년간 국회를 마비시키고 개혁을 거부한 그들을 국민은 용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심 대표는 이번 결과에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총선에선 양당정치 강화와 지역구도 부활, 선거개혁 와해 등 정치개혁의 후퇴라는 역사적 오점을 함께 남겼다"며 "75명 지역 후보들은 악전고투하면서 마지막까지 정의당 이름으로 선거를 치렀다. 정의당은 낡은 양당정치구도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무릎 꿇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비례위성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원칙을 강조해온 정의당은 지역구·비례 등 총 의석수 6석에 그칠 전망이다. 현역 의원 6명도 심 대표(경기 고양갑)를 제외하고는 생환하지 못했다. 정의당은 그간 진보정당 사상 최초로 시민선거인단 등 '개방형 경선제'를 도입, 장애인·이주민 당사자 후보를 내는 등 노력했으나 이 또한 빛을 발하지 못했다(관련 기사: 정의당, '장애여성·정치엄마' 후보의 등장).

개표 결과 정의당 최종 득표율은 9.67%로 집계됐다. 심 대표는 "약 267만 명, 국민 10명 중 1명이 정의당을 택했다, 태풍의 한 가운데서도 정의당을 지켜준 국민께 감사하다"며 "약10% 지지율에도 정의당은 여전히 300석 중 2% 목소리만을 가지게 돼 몹시 아쉽다. 그러나 원칙을 선택했을 때 각오한 만큼 겸허히 받아들인다"라고 했다.

그는 "최선을 다한 당원들과 정의당의 홀로서기를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슈퍼 여당 시대에 진보야당의 역할이 더 막중하다는 걸 유념하겠다"며 "국회 장벽을 넘지 못한 여성·청년·녹색·소수자 삶을 대변하겠다. 집권여당이 기득권 앞에서 망설일 때 개혁을 견인하겠다"라고 말했다.

원내교섭단체 좌절... "연동형 비례제, 노회찬 필생 사명이었는데"

비례 의석이 5석에 그칠 것으로 예견되면서, 당 분위기는 매우 침울한 상태다. '땅콩회항'으로 알려진 비례 6번 박창진 전 대한항공 승무원과 7번 배복주 전 전국성폭력상담소 대표, 9번 이자스민 전 의원 등은 국회 입성이 어렵게 됐다. 당 지도부가 애초 목표로 내건 원내교섭단체 구성(최소 20석)도 좌절됐다. 한 당내 인사는 "초상집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1대 총선 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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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대표는 지난 14일 YTN라디오에서 "노회찬 대표께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필생의 사명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례투표마저 여야 거대정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더불어시민당에 몰리면서, 선거제 개혁 일환으로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또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관련 기사: 거대 양당에 쏠린 비례투표... 퇴색된 준연동형 비례제 취지).

이날 심 대표는 눈물을 쏟은 뒤 더 말을 잇지 못했고, 회의는 곧 이어 비공개로 전환됐다. 당 대변인실은 이후 심 대표가 하려고 했던 마지막 발언을 서면으로 전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6주기입니다. 세월호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은 유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뒤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합니다. 세월호가 남긴 정신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리고 참사에 희생된 영령들이 남긴 '국가란 무엇인가'란 물음에 더 책임 있게 응답하기 위해 끝까지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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