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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459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해양경찰청이 공개한 구조작업 모습이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제주도 수학여행길에 오른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459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해양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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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내는 둘째와 신경전이다. 아내는 10살이 된 산들이가 천주교의 첫영성체를 받아야 한다며 성당에서 과제로 성서쓰기 교제를 받아왔고, 아이는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저녁마다 성서를 쓴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주 성당은 나가지 못하지만 첫영성체를 받으려면 어쨌든 성서쓰기는 해야 한다.

매일 저녁 자기 전에 성서를 한 바닥 쓰는 둘째. 오늘도 역시 녀석의 표정은 뚱하기만 하다. 엄마가 성당을 다녀야 한다고 해서, 성서를 써야 한다고 해서 자리에는 앉아 있지만, 여전히 마음으로는 아직까지 하느님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누나나 동생처럼 그냥 믿을 만도 한데, 둘째는 신과 관련되어 이야기하면 단호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이 주제에 관해서는 동네 친한 어른들과의 논쟁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아이의 단단한 신념. 이는 세월호 때문이다. 녀석은 오래 전부터 신이 있을 리 없다고 말해 왔다. 하느님이 진짜 계셨으면 왜 죄 없는 누나, 형들이 죽었느냐고 반문했고, 아내와 나는 그 질문에 마땅한 답을 할 수 없었다. 우리 역시도 왜 세월호가 침몰했는지, 왜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 어김없이 4월 16일이 우리 앞으로 다가왔고, 둘째는 여전히 내게 묻는다. 도대체 세월호의 진실은 언제 밝혀지냐고. 나도 궁금하다. 우리는 과연 언제쯤 세월호의 진실을 알 수 있게 될까?

그런데 올해 세월호 6주기는 특별하다. 바로 그 전날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의 막말과 세월호  
 
'세월호 막말' 윤리위 소명 마친 차명진 후보 '세월호 막말'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세월호 막말" 윤리위 소명 마친 차명진 후보 "세월호 막말"로 논란이 되고 있는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차명진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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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일이 다가오자 미래통합당에서는 세월호와 관련된 어처구니없는 발언과 행동들이 튀어나왔다. 부천시병 국회의원 후보인 차명진과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 김진태 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예전부터 세월호에 대해 거침없이 막말을 구사하던 그들이다.  

김진태와 차명진 후보는 그동안 세월호를 폄훼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키워왔고, 그들의 지지자들은 거기에 호응했다. 그들은 중도층의 표를 얻고자 하는 다른 후보들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들의 전략이 어떤 사람에게는 유효할 수 있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세월호 사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작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말도 안 되는 드잡이가 있을 수도 있고, 굳이 나의 사상을 검증하며 시비 거는 인간이 있을 수도 있는데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귀찮음과 어처구니없음을 감내할 수 있겠는가.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열심히 흔들며 문재인 빨갱이를 외치는 사람들. 그들에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정말이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힘들고 괴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놓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비록 세월호를 쉽게 거론할 수는 없으나 아직 많이 이들의 기억 저변에 여전히 세월호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매년 4월 16일이 되면 6년 전으로 돌아간다. 아직까지 그 날의 진실을 모르고, 아이들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 미안함은 많은 국민들에게 부채의식이 되었다. 80년 광주가 그랬듯이 14년 세월호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에게 커다란 트라우마로 남았다. 나의 무력했던 그 순간이 기억에 남아 역사의 고비마다 시금석이 됐다. 적어도 내게는 세월호를 어떤 자세로 대하느냐가 도덕률의 기준이 됐다.

2016년 대통령 탄핵은 세월호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지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1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추운 겨울 촛불을 들고 광장에 선 것은 단순히 정유라 때문도, 최순실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은 많은 국민들이 우리 아이들이 죽어가던 그 순간, 대통령이 부재했다는 사실에 분노했기 때문이며, 이후로도 끊임없이 세월호 사건을 덮으려 했던 그들의 태도에 절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세월호를 다시 그들이 끄집어내고 있다. 당장 내일 모레가 많은 사람들이 아팠던 6년 전 그날이건만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이를 정쟁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에 분노하는 건 당연하다. 세월호는 시대의 역린이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가슴에 상처를 받았고, 다시금 그들의 과거를 떠올리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이제야 차명진 후보를 제명하고 표를 달라고 읍소하고 있지만 때 늦은 조치일 뿐이다.

세월호를 가벼이 입에 올리는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추운 겨울, 파란 고래가 노란 물결에 떠서 막힘없이 흘렀듯이 역사의 흐름이 얼마나 도도하게 흐르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너무 일찍 허무하게 생을 마감한 아이들에게 살아남은 자들이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의무다.

촛불혁명은 4월 15일에 완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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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지금은 비록 회사에 몸이 묶여 있지만 언제가는 꼭 공부를 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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