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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당대표)이 5일 오후 서울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열린 '지금당장 n번방 해결촉구 집중유세'에서 발언하는 모습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당대표)이 5일 오후 서울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열린 "지금당장 n번방 해결촉구 집중유세"에서 발언하는 모습
ⓒ 심상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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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을 열흘 앞둔 5일, 정의당의 선택은 '텔레그램 대화방 성착취 사건(이하 n번방)' 해결이었다. 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자 경기 고양갑 후보인 심상정 대표는 당 비례대표 후보들과 함께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에서 '지금 당장 n번방 해결 촉구' 집중 유세를 열었다. 같은 날 펼쳐진 원내정당들의 선거운동 일정 중 유일한 '현안' 유세였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은 대부분 여성과 청소년이 피해자인 잔인한 성착취 범죄다, 그럼에도 국회가 이를 소홀히 다뤄왔다"며 "n번방 해결은 '나중에'를 외치면서, 비례 의석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려 위성정당 경쟁에 혈안이 돼 있는 거대 기득권 정치를 끝내자"라고 외쳤다.

시민들은 "발언에 대부분 동의한다(30대 후반 여성)", "n번방 가담자들은 처벌해야 한다(40대 중반 남성 김OO씨)"라며 이에 동조했다. 형광 조끼를 입고 근처를 지나던 청소노동자 남성 두 명은 잠시 멈춰선 채 발언 중인 심 대표를 향해 "심상정 힘내라"를 외치기도 했다. 데이트 중인 듯 손을 잡은 채 서서 이들을 지켜보는 남녀 커플도 더러 있었다.

정의당은 원내 정당 중 가장 먼저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정당이기도 하다. 이들은 지난 2월14일 여성본부의 'n번방 등 사이버성범죄 예방'토론·대담회를 시작으로 해 ▲매일 'n번방'해결 일일브리핑 ▲소수정당 청년 후보들의 '총선 전 해결'촉구 기자회견 ▲20대 국회의원 290명 전원에 동의 서명을 요청하는 등 활동을 전개해왔다. 당 비례후보들은 이날 오전에도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서울 종로구, 당대표) 사무실을 찾아 항의 시위를 했다.

 
 5일 오전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서울 종로구, 당대표) 사무실을 찾아 항의 시위를 하는 정의당 비례후보들 모습(사진).
 5일 오전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서울 종로구, 당대표) 사무실을 찾아 항의 시위를 하는 정의당 비례후보들 모습(사진).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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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의 비례 도둑질, 정의당이 원칙 지켜야 쫓아낼 수 있다"   

심 대표는 "국회가 무책임해 제가 죄송하고 부끄럽다"라고 외쳤다. "n번방 청원 관련해 국민 약 500만 명이 청와대에, 10만 명이 국회 청원에 동의해 1호 해결 의제가 됐는데도 국회는 '청원한다고 다 법 만드느냐'는 등 소홀히 다뤘다"고 반성했다(관련 기사 : "국회가 공범"...의원들 'n번방' 논란에 부랴부랴 해명).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향해선 "답 없는 정당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제가 당장 하루만 선거운동을 쉬고서라도 n번방 방지법을 처리하자고 했지만 거대 양당은 '선거 뒤'를 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통합당 황교안 대표를 직접 겨냥해 "황 대표는 'n번방에 호기심으로 들어간 사람은 다르게 보자'는 취지로 말했는데, 황 대표께 묻는다. 황 대표는 호기심으로 성착취를 하느냐, 호기심으로 범죄를 저지르느냐"고 물었다. 아울러, "황 대표의 망언은 수많은 n번방 착취 피해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2차 가해를 한 것"이라며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라 즉각 여기에 사과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발언을 듣던 시민과 지지자들은 "옳소", "맞습니다"라고 이에 호응했다.

심 대표는 갈라진 목소리로 정의당에 대한 지지도 호소했다. "소리 지르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몽둥이를 들고 휘두르는 사람도 필요하다. 여성·청년·비정규직 노동자 등 힘없는 시민들 편에 서 왔던, 정의당의 진심을 믿어주고 힘을 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치를 하는) 십수 년 동안 이런 염치없는 국회를 지켜봐 왔다. 하루에도 10번 넘게 좌절하면서 정치를 바꿔보려고 노력했다"며 "국회는 관심이 뜨거울 때만 앞다퉈 법안과 논평을 내다가, 언론 관심이 사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법안들을 서랍 속에 처박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소수정당 몫인 연동형 비례 공간을 도둑질하러 왔다"며 "(비례정당을 만든) 집권당의 고민을 이해하지만 정의당이 원칙을 지켜야 몽둥이로 통합당을, 도둑을 쫓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100여 명의 당원과 시민들이 심 대표의 발언을 경청했다. 한 50대 남성은 자신을 '민주당 당원이었다가 몇 달 전 탈당해 정의당에 입당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저는 서울 관악구에 사는데, 오늘은 응원하러 여기까지 왔다"며 "국회 중 가장 제대로 행동하는 정당이 정의당이라고 봤다. 사회적 현안인 'n번방'을 이슈화하는 게 영리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뇌병변 장애 1급 지체장애인 홍현승씨(30세 남성, 서울 도봉구 거주)는 전동휠체어에 탄 채로 "당원은 아니지만 응원하고 싶어 끝까지 지켜봤다"고 했다. 홍씨는 "n번방 해결에 더불어, 장애인 등 소외계층 문제도 말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에서 (원내 정당 중)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건 정의당밖에 없다고 본다"고도 말했다.

"선거 때마다 지지 정당이 다르다"라고 밝힌 김아무개씨(40대, 남성)은 "심 대표의 발언에 대부분 공감했다. n번방 가담자 처벌에 동의한다"라고 말했다.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다. 정의당에 대해 잘 모른다"고 밝힌 20대 남성들도 "'n번방 사건'을 제대로 처벌하자는 의견엔 동의한다"고 말했다.
 
 뇌병변 장애 1급 지체장애인 홍현승씨(30세 남성, 서울 도봉구 거주, 사진)는 전동휠체어에 탄 채로 한 시간 넘게 이어진 행사를 끝까지 지켜봤다. 그는 “국회에서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건 정의당밖에 없다고 본다”며 “n번방 해결에 더불어, 장애인 등 소외계층 문제도 말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장혜영 후보(비례 2번) 지인이라는 그는 행사 뒤 장 후보와 함께 셀카를 찍었다.
 뇌병변 장애 1급 지체장애인 홍현승씨(30세 남성, 서울 도봉구 거주, 사진)는 전동휠체어에 탄 채로 한 시간 넘게 이어진 행사를 끝까지 지켜봤다. “국회에서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건 정의당밖에 없다고 본다”고 한 그는 행사 뒤 장혜영 후보(비례 2번, 왼쪽)와 함께 셀카를 찍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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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당원 장애남성 "소외계층 대변은 정의당뿐"... 정의당 "피해자들, 정의당 믿어달라"

공교롭게도 이날 정의당이 마련한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건 모두 여성이었다. 오현주 서울마포을 후보는 "스토킹 범죄 처벌법만 해도 국회에서 십년 넘게 계류 중이다, '나중에'를 외치는 민주당과 통합당을 더는 믿을 수 없다", 박인숙 여성안전특별위원장도 "거대 양당은 말로만 할 게 아니라 20대 국회 '지금 당장'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외쳤다.

청소년 당원을 대표해 올라온 김연수씨 또한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여성·청소년 대상 성착취 근절을 요구한다. 앞선 스쿨미투 외침은 가해교사 무죄 선고로 돌아왔고, 불법촬영 근절의 외침은 수십만 n번방 참여자로 돌아왔다"라며 "정치가, 국회가 바뀌지 않으면 이번 n번방 사건은 되풀이되고 말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이후 '2차 가해, 불법촬영' 고리를 끊자는 등 관련 퍼포먼스를 한 뒤 행사를 끝냈다.

장혜영 비례대표 후보(2번)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가장 고통받는 사람, 낮은 이들을 대변하는 게 가장 정의당다운 것이기 때문"이라며 'n번방 집중유세'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세상에 나오진 못하더라도, (n번방 성착취) 피해자들은 정치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분명 보고 있을 것"이라며 "오늘 이 유세는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신호'다. 정의당을 믿어도 된다, 이번에는 분명히 다르게 처리할 것이라는 약속과 신호를 그들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열린 '지금당장 n번방 해결촉구 집중유세' 뒤 ‘2차 가해, 불법촬영’ 고리를 끊자는 등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당대표)이 5일 오후 서울 연남동 경의선 숲길에서 열린 "지금당장 n번방 해결촉구 집중유세" 뒤 ‘2차 가해, 불법촬영’ 고리를 끊자는 등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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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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