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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을 세종대왕이 직접 만들었다고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 1443년 12월 30일자 세종실록 훈민정음을 세종대왕이 직접 만들었다고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 김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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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쓰고 있는 '한글'이란 명칭은 언제, 누구에 의해 처음으로 쓰여졌을까.

세종대왕이 창제할 때는 '훈민정음'이라 하였고, 이후 '정음(正音)', '언문(諺文)', '언서(諺書)', '반절(半切)', '암클', '국문(國文)' 등의 이름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위 명칭 가운데 '암클'을 제외하고는 명칭의 뜻이 한자어로부터 유래한 것이다. 따라서 이는 문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썩 바람직하지 않은 것임이 분명하다. 결국 암클이라는 부정적 명칭을 대체할 만한 순 한글 명칭이 있다면, 하는 아쉬움을 많은 사람이 가졌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한글이라는 명칭이 등장한 것이다. (주석 4)


조선시대 관학자들은 한문을 진문(眞文) 또는 진서(眞書)라 하고, 우리글은 언문 또는 암클이라 불렀다. 암클이란 아낙네(여성)들이나 쓰는 글이란 비하였다.
   
화계사에서 촬영(1933. 8. 3.)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최현배, 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권덕규, 마지막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윤재.
▲ 한글 맞춤법 통일안 2독회 회의를 마치고 화계사에서 촬영(1933. 8. 3.) 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최현배, 두 번째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권덕규, 마지막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이윤재.
ⓒ 박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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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자 이윤재는 1930년대에 '한글'의 명명자(命名者)가 주시경이란 논거를 제시하였다.

이윤재는 한글 명칭의 창안자와 한글의 의미에 대해 연구하였다. 이윤재는 1930년, 1933년 두 차례에 걸쳐 주시경이 1910년 경에 한글 용어를 창안하였다고 주장하였다.

1930년 「한글질의란(質疑欄)」(『동아일보』,1930년 12월 2일)이라는 글에서 이윤재는 "한글의  유래를 말하자면 한 이십여 년 전에 한글 대가(大家) 주시경 씨의 명명(命名)으로 지금까지 써옵니다."라고 밝혔다.

1933년 그는 다시 「제일특집 여자하기대학강좌, 제칠실 한글과 한글은 어떤 것인가」(『신가정』, 1933년 7월, 42쪽) 라는 글에서 "한글이란 말이 새로 생기어서 일부에서 많이들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 이삼십(二三十)년 (이십삼 년의 오기 - 필자 주) 전에 우리글 연구의 대가 주시경 씨가 지은 말"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우리는 1935년 박승빈의 주장에 근거하여 최남선이 한글을 명명하였다는 학설(임흥빈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게 되었다. (주석 5)

  
주시경 선생
▲ 주시경 선생 주시경 선생
ⓒ 한글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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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기념관장 등을 지낸 한글 연구가 박종국도 주시경이 최초로 '한글'이란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고 그 논거를 제시했다.

'한글'이란 이름은 주시경 님이 지어 쓰기 시작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나, 현재 남아 있는 최초의 기록으로는 신문관 발행의 어린이 잡지 『아이들 보이』의 끝에 가로글씨 제목으로 '한글'이라 한 것이 있다.

이 이름이 일반화하게 된 것은 '한글학회' 전신인 '조선어연구회'(1921년 12월 3일 창립)에서 1927년 2월 8일 창간한 기관지 『한글』을 발행한 데 이어 또 훈민정음 반포 8주갑(週甲) 병인년(1926) 음력 9월 29일을 반포 기념일로 정하여 '가갸날'로 명명한 뒤, 1928년에는 '가갸날'을 '한글날'로 고쳐 부르게 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공식으로 인정받기는 1946년 9월 10일 '한글날'이 공휴일로 제정되면서부터라 하겠다. 그런데 이 '한글'이란 이름을 제일 먼저 지은 분은 신명균(1889~1941) 님이라고도 하고, 최남선(1890~1957) 님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믿을 만한 말이 못된다. (주석 6)


주석
4> 김흥식, 『한글 전쟁』, 287쪽, 서해문집, 2014.
5> 박용규, 『이윤재』, 89쪽, 독립기념관, 2013.
6> 박종국,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166쪽,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84.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한글운동의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선생‘]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태그:#한힌샘, #한힌샘_주시경 , #한글, #주시경, #한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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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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