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관련 사진.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포스터 ⓒ 위드 라이언 픽쳐스

 
살면서 대부분은 특정 기억과 사건으로 트라우마를 경험하곤 한다. 의지와 달리 그때 기억은 지워지지 않고 불쑥불쑥 나타나 삶에 영향을 준다. 내가 알던 나의 모습이 아닌 순간, 평소와 달리 나약해지거나 스스로가 추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보통의 경우라면 조금은 불편함만을 느끼며 그냥 지나가겠지만 그것이 단순 트라우마를 넘어 범죄까지 저지르게 만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영화 <대니얼 이즌 리얼>이 그 지경에 이른 한 남자를 통해 인간 심리의 신비함과 연약함을 보여주려 했다.

영화는 어린 루크와 대니얼, 그리고 성인이 된 루크의 대비를 중심축으로 이야기를 대비시킨다. 정신 질환으로 불안정한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자란 루크(패트릭 슈왈제네거)는 자신에게도 엄마와 비슷한 증상이 있음을 깨닫고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어렸을 땐 그저 불행한 집안 분위기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게 해준 유쾌한 친구 다니엘(마일즈 로빈스)이었지만, 정작 다니엘은 루크의 몸과 마음을 잠식해 영원히 망가뜨리려 하는 존재였던 것.

두 사람인지 한 사람의 두 인격인지 영화는 이 부분을 모호하게 처리하면서 극적 긴장감을 더해간다. 다니엘의 정체를 온전하게 인지한 뒤부턴 본격적으로 육체를 둘러싼 두 인격의 쟁탈전이 이어진다. 때론 보이는 폭력으로 때론 보이지 않는 심리적 충격을 주고받으며 루크와 다니엘은 서로를 없애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적이 된다.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관련 사진.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컷 ⓒ 위드 라이언 픽쳐스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관련 사진.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스틸컷 ⓒ 위드 라이언 픽쳐스

 
공생을 가장한 기생이다. 기생하는 존재는 숙주가 죽어버리면 무의미해지는 법. 하지만 다니엘은 단순히 숙주의 한계에 갇힌 존재가 아니다. 또 다른 숙주를 언제든 찾을 수 있으며 그 직전까진 자신이 택한 한 사람의 인격과 신체를 완전히 망가뜨려 놓는다.

주인공 주변에 머무는 가상의 존재. 최근 아카데미 주요 부문에 후보로 오른 뒤 각색상을 받은 <조조 래빗>이 세계 2차 대전의 끔찍함에서 주인공 스스로 만들어 낸 가상의 히틀러를 귀엽게 표현했다면 <다니엘 이즌 리얼>은 보다 잔인하고 섬찟하게 묘사해 놓았다. <23 아이덴티티> 혹은 좀 더 시간을 거슬러 가면 <존 말코비치 되기> 정도가 떠오를 수 있다.    

좀 더 이 영화를 잘 이해하고 싶다면 원작 소설을 참고할 만하다. 브라이언 드리우의 소설 < In This Way I Was Saved >를 원작으로 보다 영상미와 특수효과를 살리려 했다. 또한 할리우드 스타 배우인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아들, 팀 로빈스와 수잔 서랜던의 아들 마일즈 로빈스가 각각 루크와 다니엘로 등장하는 점도 흥미롭다. 할리우드 2세들의 연기력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 줄 평: 심리 묘사만으로 충분히 묘하고 섬뜩하다
평점: ★★★☆(3.5/5)

 
영화 <다니엘 이즌 리얼> 관련 정보

감독: 아담 이집트 모티머
출연: 패트릭 슈왈제네거, 마일즈 로빈스, 사샤 레인
수입: 위드 라이언 픽쳐스
배급: 디스테이션
러닝타임: 100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 2020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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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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