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적으로 만나게 된 김선빈과 안치홍(사진제공=KIA/롯데)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적으로 만나게 된 김선빈과 안치홍(사진제공=KIA/롯데) ⓒ 케이비리포트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으로 구성된 키스톤 콤비는 지난해까지 KIA 타이거즈의 자랑이었다. 2008년과 2009년 1년 차이로 각각 KIA에 입단한 김선빈과 안치홍은 데뷔 이후 빠르게 팀의 주전 내야수로 자리 잡으며 키스톤 콤비를 구성했다.

특히, 야구 선수치곤 크지 않은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단단하게 플레이하는 이들의 모습은 KIA 팬들을 흐뭇하게 하기 충분했다. 두 선수는 콤비답게 커리어의 변곡점도 비슷했다. 입단하자마자 주축 선수로 빠르게 성장했고 2014시즌이 종료된 이후 동시에 군에 입대했다.

각각 상무와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마친 김선빈과 안치홍은 2016시즌 후반기 동시에 복귀해 팀의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바로 다음해였던 2017시즌은 두 선수가 모두 커리어하이 시즌을 맞으며,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데뷔 첫 20홈런을 때려낸 안치홍과 타격왕(0.370)에 오른 김선빈은 우승과 함께 동시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절정기를 맞았다.

입단 후 같은 길을 걷던 키스톤 콤비는 FA도 함께 맞이했다. 그러나 둘의 동행은 거기까지였다. 김선빈은 KIA와 4년 계약을 맺으며 잔류에 성공했지만, 안치홍은 롯데와의 2+2 스플릿 계약에 사인하고 이적을 택한 것이다.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면 항상 함께 뛰었던 두 선수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적으로 맞서게 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유니폼은 달라졌지만, 2020시즌을 맞이하는 둘의 상황은 흡사하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김선빈-안치홍 모두 전성기에 비해 불안해진 수비를 지적받으며 팀 내에서 포지션 이동에 대한 압박을 받았다.
 
 롯데로 이적하면 체중을 감량한 안치홍

롯데로 이적하면 체중을 감량한 안치홍 ⓒ 롯데 자이언츠

 
박찬호와 황윤호 등 날렵한 젊은 후배들이 자주 기용되기 시작하면서, 10년 지기 키스톤 콤비였던 안치홍과 김선빈의 자리를 위협한 것이다. KIA의 젊은 내야수들의 타격 실력은 아직 안치홍과 김선빈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빠른 발과 수비 실력을 앞세워 신선한 활력소로 자리잡았다.

이는 KIA와 김선빈-안치홍의 FA 계약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던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결국, 김선빈은 유격수 자리를 후배인 박찬호에게 내주고 2루수로 포지션을 전향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김선빈은 KIA의 붙박이 유격수에서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학주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고 2루수로 뛰고 있는 삼성 김상수의 사례와 비슷하다.
  
반면, 안치홍의 경우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KIA의 애초 계획은 김선빈을 2루로 이동시키고, 안치홍 역시 1루수를 주로 맡게 해 타격에 집중하게 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안치홍은 2년 계약 이후 자유로운 이적을 선택할 수 있는 롯데의 제안에 응했다.

안치홍은 2년간 롯데에서 2루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올시즌 안치홍은 2루수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체중을 다시 감량해 예전의 체형을 되찾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과거 10년 동안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췄던 김선빈과 안치홍은 2020시즌 2루수 포지션에서 실력을 겨루게 됐다. 이들은 각각 내야 포지션에서 골든글러브를 획득한 경험이 있는 만큼, 리그 최고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2루수로 포지션을 전화한 KIA 김선빈

2루수로 포지션을 전화한 KIA 김선빈 ⓒ KIA 타이거즈

 
10년간 콤비로 호흡을 맞췄던 롯데 안치홍과 KIA 김선빈의 맞대결은 올시즌 관전포인트로 관심을 받고 있다. 수비 포지션도 같아진 만큼, 롯데와 KIA의 맞대결 시에는 이 둘의 은근한 자존심 싸움도 흥미를 자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 입단 후 줄곧 콤비를 이루다 마침내 적으로 만난 두 선수의 맞대결은 언제쯤 확인할 수 있을까? 각자의 자리에서 더욱 단단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안치홍과 김선빈이 올시즌 최고 2루수 자리를 두고 경쟁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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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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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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