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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가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가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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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씨: "(삼성이) 하루빨리 이 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도록,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아직도 노동권을 인정하지 않는 삼성에 맞서서, 이렇게 300일 가까이 싸우는 김용희님에게 면목이 없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이 반드시 승리해서 이 싸움이 '노동이 당당한 나라'의 의미 있는 투쟁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31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 한복판, 약 20m 상공에 있는 교통 폐쇄회로화면(CCTV) 위에서 고공농성 중인 김용희씨와 심상정 대표(상임선거대책위원장, 아래 선대위원장)가 나눈 대화다. 강남역을 가로지르는 사거리인 탓에 두 명을 둘러싼 주변은 자동차 경적과 오토바이 소리, 흩날리는 소음·먼지로 가득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심 선대위원장은 약 300일째 강남역 철탑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해고자' 김씨를 방문했다. 출동한 119 소방 크레인을 타고 철탑 높이까지 올라간 심 선대위원장은, 김씨에게 다가간 뒤 큰소리로 "이렇게 흔들리는 철탑에서 어떻게 겨울을 나셨느냐"고 외치며 "얼마 전에 (김씨가 쓴) 흔들리는 마음이 담긴 글을 읽고 잠을 못 이룬 분들이 많다, 마음 굳건히 먹으시라"라고 응원과 지지를 건넸다.

김씨는 심 선대위원장에게 '(어떻게 겨울을 났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 그냥 하루하루가 희망 고문이었다'라는 취지로 답했다. 갈라진 목소리였다. 그는 또 "이번에 정말 많은 위성정당이 만들어졌는데, 정의당이 국회 의석수에 연연하지 않고 가치를 바로 세우는 모습을 보며 희망을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심 선대위원장은 "정치는 제가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테니, 김용희님은 이 극한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해 살아 내려와달라"라고 부탁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와 대화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와 대화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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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선대위원장은 이날 김씨와 약 10분간 고공에서 대화한 뒤 땅으로 내려와 김씨를 지지하는 동료·해고노동자 및 연대단체들과 간단한 간담회를 가졌다. 정의당에 따르면 김씨는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276일째이며, 오는 4월 4일이면 300일을 맞는 삼성해고노동자다. 지난해엔 55일간 단식농성을 해 종교단체·시민사회의 우려와 지지를 받기도 했다(관련 기사: 강남역사거리 CCTV 철탑 농성 노동자, 단식 40일째).

김씨를 만나고 내려온 심 선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마이크를 잡았으나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눈가가 충혈된 모습이었다.

그는 "삼성은 '무노조경영' 등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대표적 자본(세력)이다, 김씨는 그에 맞서 맨몸으로 노동권을 쟁취하려 극한투쟁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빨리 이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존엄을 걸고 하는 이 투쟁에 빨리 응답해 주길 바란다,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하는 정부도 그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장엔 김씨의 과거 동료로, 연대시위에 나선 조선아(49) '삼성 고공농성 공동대책위' 연대투쟁국장도 와 있었다. 조 국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회의원으로서의 심 대표 임기가 얼마 안 남았고, 총선도 2주밖에 안 남은 걸로 안다"라며 "정치권이 노동자의 투쟁에 연대했다는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런 바쁜 상황 속에서도 투쟁 현장을 방문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절박한 마음으로 총선 승리할 것"... 간담회·1인시위 등 최전선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와 대화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 노동자 김용희 씨와 대화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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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선대위원장은 이후 김씨 동료들 및 삼성생명에서 보험료를 지급받지 못했다며 피해를 주장하는 환우들, 과천 철거민 대책위원회 등 20여 명을 만나 길 옆에서 짧은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 여성은 "보험을 들고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싸우고 있다"라며 "열악한 환경에서 투쟁하며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 살려 달라"라며 눈물을 보였다. 과천 철거민 대책위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개발 지역마다 강제철거를 당하고 있다"라며 "힘이 돼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에 답하려 마이크를 든 심 선대위원장은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그는 "절박한 말씀 잘 들었다, 삶이 절박한 분들을 이렇게 대할 때마다 제가 죄인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린 뒤 "저희도 하루에도 열 번 넘게 한계를 느낀다, 여러분이 답답하고 절박한 것과 마찬가지로 정의당도 그렇다"라며 "그런 절박함·막막함으로 선거에서 꼭 승리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더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가 되려면 삼성 같은 재벌기업이 윤리적 기업으로 태어나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며 "총선 승리로 여기 있는 여러분 삶을 지켜드리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박수와 환호로 응답했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투쟁 현장을 찾은 것에 대해 "결국 정치도 국민을 살리려 하는 거 아니겠느냐, 선거보다 사람의 생명이 중요하다고 봤다"라고 답했다. 그는 "김용희님의 투쟁은 한국사회가 노동존중 사회로 나아가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싸움"이라며 "반드시 승리하도록, 또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정의당이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국민께 말씀드리기 위해 왔다"라고 말했다.

심 선대위원장은 현재 자신의 지역구(경기 고양시갑) 선거운동과 당 지지·홍보 활동을 겸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생계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 김씨와 같은 해고노동자 시위 현장을 찾는 등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는 것. 총선이 약 2주 앞으로 남은 가운데, 최근 5~7%대에 머무르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당 지지율을 견인하기 위해서다.

그는 전날(30일)엔 새벽 4시께부터 서울 구로동과 개포동을 오가는 '6411번 버스'를 타고 노동자들을 만난 데 이어, 31일엔 'n번방 사건 총선 전 입법 완료'를 외치며 1인시위를 하기도 했다. 오는 1일 오전에도 인천공항지부 사무실에서 열리는 공항 항공산업 한시적 해고 금지를 위한 정의당-공공운수노조 공항항공노동자 간담회에 참석한다. 또한 코로나19 조기 극복 및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정의당-보건의료노조 정책협약식, 총선 정책자문단 발대식 기자회견 등 일정을 줄줄이 잡아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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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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