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15일간 강화된 사회적 거리 2m'

4월 6일 개학을 목표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방역당국이 내건 목표이다. 3월 22일부터 시작했으니 오늘(31일)까지 9일이 경과했다. 방역당국은 지침을 어긴 종교시설,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 등에 대한 행정지도 및 행정명령 등의 강제조치도 동원했다. 하지만 오늘 단계적 '온라인 개학'이 발표됐다. 그렇다면 보름간의 집단 실험은 이미 실패한 것일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난 3월 22일 신규 확진자는 98명이었고 전체 확진자는 총 8897명. 사망자는 총 104명, 치명률은 1.17%였다. 9일이 지난 오늘, 전날 대비 확진자 수는 125명이 늘었다. 그동안 확진자는 총 889명이 늘어 9786명이다. 하루 평균 98명이 증가했다. 사망자는 그동안 58명이 늘어나 총 162명이고, 치명률은 1.66%로 올라섰다.

해외유입 변수, 확진자 줄이는 데 치명적 장애요인
 
 주요 발생국 주간 동향
 주요 발생국 주간 동향
ⓒ 질병관리본부

관련사진보기

  
사실 해외유입이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방역당국은 수치에서 절반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적어도 신규 확진환자 수를 50명 이내로 눌러 앉힐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의 코로나19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하고 있다.

가령 미국은 22일만 해도 확진자 수가 2만 4148명이었다. 사망자는 285명으로 치명률은 1.2%. 하지만 31일에는 무려 13만7659명이나 늘어나 총 16만1807명이다. 중국 확진자의 2배이다. 사망자도 2693명 늘어나 총 2978명에 달한다. 유럽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탈리아도 그동안 4만 8161명이 늘어나 10만 1739명이다. 사망자도 4825명이 늘어나 총 1만1591명에 달한다.

해외 상황이 악화되니 내국인의 국내 입국자 수도 늘고 있고, 이들 중 확진자도 늘어나 국내 신규 환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날도 발생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31일 브리핑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이후) 환자 발생을 줄이기 위해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완연한 감소세를 보이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하면서도 불가피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금 국내에 들어오고 있는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들의 90%가 우리 국민입니다. 국민이 자기 국가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습니다. 법무부를 통해서도 확인을 했습니다만 자국민의 입국을 막는 조항은 없을 뿐더러 검역법이라든지, 국제법상으로도 자국민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도 없고 그런 법률은 성립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한 10%의 외국인 중에 여러 가지의 목적상, 외교라든지 중요한 학술교류라든지 필수 불가결한 경우에 적절한 방역 상의 조치를 거쳐서 입국하는 것만을 허용한다면 사실상 입국이 대부분의 경우 제한되는 효과를 달성하면서도 필요한 조치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입니다."


국내 소규모 집단 발생 83.8%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병원 출입통제 27일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제이미주병원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제이미주병원은 앞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며 이날 간병인 1명과 환자 50명 등 5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코로나19" 무더기 확진 병원 출입통제 27일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제이미주병원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제이미주병원은 앞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을 사용하며 이날 간병인 1명과 환자 50명 등 5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신규 확진 환자 증가세를 더 둔화시키는 데 또 다른 걸림돌은 국내 중소 규모의 집단발생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해외유입 사례도 늘고 있지만, 이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약 83.8%는 집단발생이었다.

오늘 신규 확진자 125명 가운데 해외유입이 29건으로 23.2%에 그친 것은 지난 30일 대구 달성군 소재 의료기관인 제이미주병원에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것의 영향을 받아서였다. 대구 제이미주병원 관련 13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던 경북 청도 대남병원 120명보다 많다. 경기도 의정부 의정부성모병원에서는 지난 3월 29일부터 현재까지 총 7명이 확진됐다.

김강립 총괄조정관은 "국내에서 어제 발생한 환자의 절반을 훨씬 넘는 숫자가 소규모 집단적 감염사례"라면서 "해외 유입이 최근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현재의 감염자 수치를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낮추지 못하는 결정적인 장애요인은 해외유입과 소규모 집단 감염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총괄조정관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평가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표시했다. 그는 소규모 집단 감염 사례는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면서 "해외에서의 유입도 내일 시행되는 조치(모든 입국자 14일 자가격리 의무화)를 포함해서 일련의 강화된 조치들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는 다소 시차가 필요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9%의 성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께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말씀하셨고, 아직 2주가 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중국에서 나온 모델링을 통한 연구기법에 따르면 대개 1주일 동안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경우 시작할 때 발생했던 환자를 100으로 본다면 44까지, 66% 정도 감소하고 2주 정도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거의 차단에 가까운 거리두기를 하면 88%가 줄어들고, 3주째가 되면 90% 이상 줄어든다는 그런 분석이 있습니다.

지금 국내 상황을 보면 전체 환자 발생 중에서 해외 유입이나 이미 확정된 유행의 확진자와 접촉자 중에 발생하는 것을 빼면 지역사회에서 전파경로를 잘 모르는 비율 자체가 지난 2주간 조금씩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비율이 한 9% 정도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체 국민들의 또 관련된 시설이나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어느 정도는 분명히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권 부본부장은 "그럼에도 그것(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을 통해서 전체적인 코로나19 발생을 다 없앤다는 것은 힘든 것 또한 사실"이라면서 "4월 9일부터의 온라인 개학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실패 또는 미흡"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향후 이러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어떻게 개선할지 또는 어떤 식으로 정착을 시킬지, 어떻게 생활방역으로 연계를 할지에 대한 여러 가지 정책의 정밀한 수단을 발굴해서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관리 수위' 유지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하루에 2만 명 가까이 늘고 있는 미국 등의 상황과 비교할 때 전 세계적으로 우리 방역 당국의 방어율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와의 전투가 몇 부 능선을 넘었는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보름간의 성적표를 매기는 것도 무의미할 수 있다. 설령 며칠 동안 확진환자가 '0명'이라고 해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일 방역당국이 발표하는 집단발생률, 오늘은 83.8%이다. 방역당국은 적어도 이 정도를 파악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을 이 정도의 '관리 수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조만간 방역당국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장기전을 선언하면서 당분간 코로나19와 일정부분 거리를 두고 공존하면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새로운 생활방역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시민기자들과 함께 상식적인 사회를 만들고 싶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