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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쏘렌토 주행 모습.
 기아차 4세대 쏘렌토 주행 모습.
ⓒ 기아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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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에서 쏘렌토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기아차는 니로와 스포티지와 모하비 등 다양한 스포츠유티릴티차량(SUV) 라인업을 갖추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건 쏘렌토의 존재감에 힘 입은 바가 크다.

2002년 처음 세상에 나온 쏘렌토는 18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4세대 모델로 진화했다. 4세대 쏘렌토는 지난 2014년 3세대 쏘렌토가 나온 지 6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다.

26일 신형 쏘렌토를 직접 만나봤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서울마리나에서 경기도 양주의 한 카페를 오가는 왕복 93km를 달렸다. 올림픽대로와 자유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양주의 국도를 거치는 구간이다.

커진 몸집에 강인해진 외모... 실내는 디지털룩
 
기아차 4세대 쏘렌토 옆모습.
 기아차 4세대 쏘렌토 옆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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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쏘렌토 뒷모습.
 기아차 4세대 쏘렌토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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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쏘렌토는 우선 몸집이 커졌다. 차 전체 길이(전장)는 4810mm, 너비(전폭)는 1900mm, 높이(전고)는 1700mm로 3세대보다 길이와 폭이 모두 10mm씩 늘어났고 키도 15mm 커졌다. 싼타페 보다는 크고 모하비보다는 작은 '준대형 SUV'라고 기아차는 설명했다.

실내공간의 크기를 결정하는 휠베이스도 2815mm로 35mm 길어졌다. 덕분에 싼타페나 르노삼성의 QM6 등 경쟁차들보다 실내 공간이 더 여유롭다. 실제로 독립시트가 적용된 2열에 앉아보니 무릎공간에 여유가 있었다. 3열에는 성인 2명이 앉을 수 있는데 2열과 다르게 바닥이 높아 좌식형 의자에 앉는 형태가 된다. 무릎공간은 넉넉한 편이지만 장거리를 이동하는 경우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또 키가 큰 사람의 경우엔 천정에 머리가 닿을 수도 있다.

신형 쏘렌토의 외모는 전신 성형을 한 수준이다. 3세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3세대가 둥글한 곡선의 이미지가 강하다면 4세대는 직선이 부각돼 강인한 인상을 준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K5나 텔루라이드 등 다른 기아차 모델에 적용된 요소들이 적용돼 같은 식구라는 점을 드러낸다.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 라디에이터 그릴과 하나로 연결된 직선 형태의 헤드램프가 자리한 전면부는 신형 K5를, 세로형 후미등과 날카로운 직선이 자리 잡은 뒷모습은 텔루라이드를 닮았다.

실내는 디지털 이미지로 무장했다. 주행 모드에 따라 얼굴색을 바꾸는 12.3인치 계기판(클러스터)과 10.25인치 디스플레이, 다이얼 타입의 전자식 변속기(SBW)와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은 자동차가 아니라 정밀한 디지털 기기를 조작하는 느낌을 준다. 2열과 3열 탑승자들을 위해서 마련된 USB포트도 스마트폰 사용에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4세대 쏘렌토의 실내.
 기아차 4세대 쏘렌토의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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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가속감, 평균 이상의 정숙성

이날 시승한 차량은 2.2 디젤 사륜구동(4WD) 모델이다. 트림(등급)은 가장 상위인 시그니처로 20인치 타이어를 장착했다. 기아차 최초로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가 적용돼 최고 출력 202마력에 최대토크 45.0㎏f·m의 힘을 낸다.

시동을 걸면 디젤답지 않은 부드러운 음색의 엔진음이 들려온다. 디젤 특유의 진동도 거의 없다. 주행 모드는 다이얼을 돌리는 방식으로 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 중 선택할 수 있다. 컴포트 모드에서 차량의 움직임은 조용하고 부드럽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린다. 일상적인 운전에서는 충분한 가속 능력을 보여준다.

다만 좀 더 욕심을 부려 급가속을 할 때는 속도가 붙는 게 다소 더딘 느낌이 든다. 1755kg에 이르는 몸무게와 엔진 배기량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이럴 때는 스포츠 모드가 대안이다.

고속 구간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자 답답한 느낌은 사라졌다. 폭발적이지는 않지만 시원스러운 달리기 실력을 보여준다. 스티어링휠은 묵직해지고 엔진음도 숨겨 두었던 디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정숙성도 기대 이상이다. 엔진 소음과 진동 차단이 잘 돼 있다. 시속 90~100km로 정속 주행할 때는 볼륨을 크게 높이지 않아도 음악 감상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차체가 큰 SUV지만 풍절음도 시속 130km를 넘어서기 전까지는 실내로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풍절음이 들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차량 하부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이 부각됐다. 그래도 불편함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국내 운전자 취향을 잘 아는 반자율주행 기능 
 
기아차 4세대 쏘렌토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
 기아차 4세대 쏘렌토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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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쏘렌토의 다이얼 타입 전자식 변속기(SBW).
 기아차 4세대 쏘렌토의 다이얼 타입 전자식 변속기(S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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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만족스러웠던 점 중 하나는 연비다. 시승차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3km(도심 11.8km, 고속도로 14.9km)인데 이날 시승에서 실제 연비는 더 좋게 나왔다. 여의도에서 경기도 양주로 가는 시승 초반 50km를 주행하는 동안에는 여러 드라이브 모드를 시험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통과했더니 연비는 리터당 14.2km를 기록했다. 여러 차례 가속과 감속을 반복한 것 치고는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돌아올 때는 일부러 고속도로주행보조(HDA) 기능을 켜고 시속 100km로 주행속도를 설정한 채 정속 주행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정체 구간도 없었다. 시속 90km에서 100km를 오가며 35km를 달리고 나니 연비는 리터당 21.3km로 측정됐다.

다른 현대·기아차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쏘렌토의 반자율주행 기능도 나무랄 데 없다. 차 스스로 차로 중앙을 유지하며 달리고 곡선 구간도 차선에 따라 매끄럽게 통과한다. 앞차와의 거리에 따라 속도를 제어하고 끼어드는 차량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한다. 내비게이션과 연동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기능은 각 도로별 제한 속도에 맞춰 과속 단속 구간에서는 스스로 감속과 가속을 해낸다.

다른 브랜드보다 현대·기아차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국내 도로 사정과 운전자들의 취향을 가장 잘 아는 것 같다.

사전계약 2만6000대 돌파... 밀레니얼 대디의 선택

기아차에 따르면 신형 쏘렌토는 '밀레니얼 대디'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번 달 16일까지 사전계약 대수 2만6368대 중 30~40대 아빠들의 비중이 58.6%에 달했다. 밀레니얼 대디는 육아 등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동시에 가족 내에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는 새로운 아빠상을 대변한다.

중대형 SUV는 혼자 탈 차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 탈 수 있는 차라는 점에서 '패밀리 SUV'라고 불린다. 4000만원 안팎의 예산으로 초등생 자녀 둘이 있는 4인 가족을 위한 SUV를 구매한다고 하면 별로 흠잡을 데 없는 4세대 쏘렌토는 외면하기 힘든 후보임이 틀림없다.

쏘렌토 디젤 모델의 가격은 트림별로 ▲트렌디 2948만원 ▲프레스티지 3227만원 ▲노블레스 3527만원 ▲시그니처 3817 만원이다. 올해 3분기 중에 2.5 가솔린 터보 모델도 출시될 예정이다.

태그:#쏘렌토,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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