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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령 작가 자화상
▲ 김소령 작가. 자화상 김소령 작가 자화상
ⓒ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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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김소령 / 자화상


오는 3월23일 월요일부터 3월29일 일요일까지 7일간 경기도 구리시 '구리 아트홀 갤러리'에서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구리지부에서 주최하는 2020년 춘 기획전이 열린다. 미술심리상담사이면서 그림에세이 작가가 준비한 질문을 통해 유화 전문가가 생각하는 예술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소령 작가는 북한강 줄기에 위치한 '화가 카페 공심촌'에서 작품 활동을 한다. 남양주 유기농테마파크 뒤쪽, 전 남양주영화촬영소 입구에 있는 예술가의 공간이다. 산으로 둘러싸여 조용한 가운데 새소리가 들리고 온갖 들꽃이 만발하는 풍경이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어서 차 마시기도 좋지만 명상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기도 하다. 카페 올라가는 돌계단 옆에 핀 꽃 한송이 한송이 김소령 작가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꽃을 유난히 좋아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기에 그녀의 작품에도 꽃이 만발했다. 

"진정한 예술가는 그림을 그리거나 색칠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온 삶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을 아름다움에 맞추는 사람이다." (해록스 엘리스 H.Ellis)

김소령 작가는 어떤 사람이냐? 라고 묻는다면 그 답하기엔 이 문장만큼 적절한 것이 없다.

"제목이 왜 '지나가다. 꽃' 인가요?"라는 질문에 작가는 말한다.

"평소에 우리 주변에 꽃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살면서 중요한 일들이 많다보니 무심코 지나갈 때가 많지요. 아무리 중요한 일도 잘 안 풀리고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 들 때가 오면 잠깐 멈추고 쉬어가야 하는 순간이 옵니다. 멈출 때만 볼 수 있는 것들이 있죠. 어느 날 문득, 그냥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꽃이 너무 아름답게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바로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기쁨을 맛보는 특별한 순간이죠. 제 작품은 바로 그 순간을 담았어요. 전시회에서 그림을 둘러보다가 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잠시 멈추고 기쁨과 힐링을 가져갔으면 좋겠단 바람이 있어요."

이번 전시회를 위해 특히 공들인 두 작품은 들꽃의 아름다움을 유화 물감으로 형태의 부드러운 표현과 채도를 낮추고 중간색을 많이 사용해 색감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려냈다. (아래그림)
 
 지나가다. 꽃2 ㅣ 유화  53cm*33.5cm
▲ 지나가다. 꽃2  지나가다. 꽃2 ㅣ 유화 53cm*33.5cm
ⓒ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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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다. 꽃2 ㅣ 유화  53cm*33.5cm

그림에 치유의 힘이 있을까?

"그림을 보는 사람도 그렇고 그리는 사람에게 그림이 주는 에너지가 있을까?" 하고 물었다. 작가가 말한다.

"그리는 입장일 땐 의심의 여지없이 그래요. 표현하고자 하는 바가 잘 표현됐을 때 뿌듯함과 자신감은 말할 수 없이 큽니다. (작가) 스스로의 자존감을 크게 높여줍니다. 전문작가로서 활동하다보면 다른 사람의 평가에 민감해지기도 하지만 그림 작업에 몰입하고 그 결과 스스로 인정할 만한 그림이 그려지면 화가로 살아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마다 행복감이 온 몸을 감싸는 것 같아요.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도 작가의 이런 행복감이 전달되면 함께 행복해지는 거 아닐까요? 그림엔 분명히 치유의 힘이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

작가의 심리

그림을 좋아하는 관람자가 전문화가의 생각을 알 수 있도록 미술심리상담사 입장에서 궁금한 부분을 질문했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나 완성한 후에 마음에 드는 부분과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제일마음에 드는 부분은 가운데 부분이에요. 밝은 부분과 그림자 진 부분이 대비되는 부분에 극적인 느낌이 있어요. 이 그림에서는 가운데 부분이 저에게 느낌을 강하게 주네요.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오른쪽 윗부분이에요. 표현이 조금은 덜 됐다는 생각이 들어서예요."


 
작가가 좋아하는 부분을 동그라미 표시했다.
 작가가 좋아하는 부분을 동그라미 표시했다.
ⓒ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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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드는 부분, 동그라미 표시  

 
작가가 마음에 안들어하는 부분을 동그라미로 표시 했다.
 작가가 마음에 안들어하는 부분을 동그라미로 표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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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에 안 드는 부분, 동그라미 표시

그림을 한 부분만으로 전체를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일반인이 화가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힌트가 될 수 있어서 공간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약간의 설명을 할 수 있다. 풀버Pulver의 십자 축에 의한 공간 상징에선 중앙부분은 개인적 일상의식 상태를 나타내거나 자아경험 영역을 상징한다고 본다.

김소령 작가가 마음에 드는 부분이 그림의 한 가운데 부분이며 음영으로 표현된 부분이다. 미술심리상담사의 입장에서 관람자가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를 쓴다면, 작가의 내면에 가장 중심을 차지하는 소중함 안에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을 것이다. 작가는 본인의 부정적인 부분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현실에서 어떤 힘든 일도 아름다운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꿋꿋하게 이겨내고 있다. 그래서 이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힘을 준다. '괜찮아요, 그 정도면 충분해요'라고 말하고 있다.

융학파인 미헬Michel의 공간 상징에서 오른쪽 윗부분은 집단의식, 가치, 신념 등을 나타낸다고 했다. 김소령 작가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오른쪽 위쪽이다. "표현이 덜 됐다"라고 말했다. 그녀 작품의 이상적인 추구는 아직은 완성이 되지 않았고 완성이 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나올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 완성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바탕이 좋은 작가가 어떤 과정으로 성장해 나가는지 보는 것도 이웃으로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마치 고흐와 동시대에 살면서 그가 그려내는 작품을 옆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와 같은 이야기다. 그림에세이 작가 활동을 하는 입장, 예술가를 아끼고 사랑하는 입장에선 그런 기대로 김소령 작가를 보게 된다.

 
지나가다. 꽃1 ㅣ 유화  100cm*65cm
▲ 지나가다. 꽃1 지나가다. 꽃1 ㅣ 유화 100cm*65cm
ⓒ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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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색

김소령 작가는 흰색을 가장 좋아한다. 흰색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하는 질문에 순수함, 소박함, 단순함, 맑음, 햇살같이 빛나는 이런 단어들을 말한다. 이것이 작가가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그림을 그릴 때 가장 많이 쓰는 색은 '로얄블루'이다. 색이 산뜻하고 배색에서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색조가 나오기 때문이란다. 색에 있어서는 확실한 대비를 선호하지 않아서 보는 사람에 따라 유화지만 수채화 같은 느낌이 난다는 감상평이 나오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그림과 말(언어)의 차이는 뭘까요?"라는 질문을 했다. 작가의 대답은 "그림은 상처를 주지 않아요. 말은 잘못하면 오해도 생기고 관계를 해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림은 속으로만 느끼고 생각하는 거니까"라는 말을 남겼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상이 시끄러운 지금 몸과 마음에 치유가 필요할 때다. 인터뷰하러 간 공심촌엔 봄이 돋았다. 연푸른 새싹이 움틀 준비를 하고 있고 새소리에 기분은 잠잠하면서도 즐거웠다. 탁자에는 막 내린 커피 한잔과 아침에 작가가 직접 구운 빵이 놓였다. 조용한 아름다움이 인터뷰하는 내내 공간 곳곳에 있었다.

아, 그래서 이런 그림이 나왔구나.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온 마음과 몸으로 살아내고 있는 김소령 작가의 그림 두 점이 곧 구리아트홀갤러리에 걸린다. 마음에 치유가 필요하다면 꼭 가보길 권하고 싶다.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힐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김소령, #서양화가, #구리 아트홀갤러리, #꽃,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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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세이 작가입니다. 저의 작업의 주제는 '위로와 성장'입니다. 때로는 심리상담으로, 때로는 그림으로, 때로는 글로 이웃과 소통하며 서로 위로와 용기를 주고 받기를 원합니다. 모두 함께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 큰 관심을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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