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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전국의 어린이집이 휴원에 들어간 지 3주째다. 서울에서 맞벌이 하는 첫째를 위해 외손주를 데려와 돌본 지도 딱 그만큼 됐다(관련기사: 코로나19로 졸지에 '돌봄교사'가 된 할아버지입니다).

날이 갈수록 이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손주들을 돌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지겨운 것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어린이집 개원을 또 2주 미룰 예정이란다. 집집마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아이를 돌보는 것도 그렇지만,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층간소음 때문에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아침저녁으로 시도 때도 없이 우당탕거리는 소리 때문에 집집마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고 하는 것도 한 번 두 번이지 보통 문제가 아니니 말이다.

이런 와중에서도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 코로나19가 발병되기 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방송으로 층간소음에 대하여 주의사항도 알려주고 했지만, 코로나19가 발병되고부터는 아예 방송이 없다. 집집마다 아이들이 '집콕'생활을 하다 보니 어지간한 소음은 집집마다 그냥 넘어가기 때문이다. 다들 아이들을 키워본 사람들이라 서로 이해하며 지내지만, 조심은 많이 한다.
 
한글 공부에 조금 재미를 붙인 듯 보이는 손주 모습
 한글 공부에 조금 재미를 붙인 듯 보이는 손주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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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이 또 연기되는 마당에 층간소음도 줄이고 유아들과 함께 슬기롭게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하다 이제 갓 6살이 된 외손주에게 기초 한글 공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 하는 한글 공부라 좋아했는데 시작하고 10분도 안 되어 그만하려고 한다.

1시간은 하려고 했는데 착각이었다. 아이들 집중하는 시간이 10여 분 정도라고 하는 걸 들었는데 잊어버렸다. 그래서 매일 조금씩 한글 공부도 재미있는 놀이와 같다는 것을 주지시키며, 하루 10분 이상은 한글 공부를 시키지 않는다.

한글 공부에 싫증을 내는 외손주에게 이번에는 색종이로 종이배를 만들며 함께하는 시간을 늘렸다. 종이배를 만들어 물에 띄우는 모습을 보여주니 너무 좋아한다. 종이배 접기 놀이가 끝나면, 팽이 돌리기도 하고 외손주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놀이를 많이 해준다.
 
할머니와 함께 종이배 접기를 재미있게 하는 손주  모습
 할머니와 함께 종이배 접기를 재미있게 하는 손주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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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만 많이 사주면 혼자 잘 놀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직접 체험을 좋아한다. 그것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반드시 함께하는 놀이를 좋아한다. 술래잡기 놀이와 계단을 내려오며 할아버지, 할머니와 가위바위보 놀이도 무척 즐기는 외손주이다. 조금은 귀찮기도 하지만, 요즘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외손주와 같이 놀아주는 즐거움도 있어 너무 좋다.

가끔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곳에서 바깥나들이도 한다. 가까운 운동장에 가서 외손주와 같이 공놀이도 하고, 바닷가에 나가 모래성 쌓기도 한다. 갈매기 먹이 주는 놀이도 외손주와 함께 즐긴다. 아이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

그래도 멀리 있는 아빠, 엄마를 찾지 않는 외손주가 고맙기만 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서울로 올라가면 안 되는 건 알고 있는 듯 보인다. 

따뜻하고 반가운 봄이 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도 들린다. 하루빨리 모두가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후에는 경주 양남 바닷가로 나가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즐거워 하는  손주 모습
 오후에는 경주 양남 바닷가로 나가 밀려오는 파도를 보며 즐거워 하는 손주 모습
ⓒ 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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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코로나19, #외손주 돌보는 할아버지의 일상, #코로나19로 개원 연기, #외손주와 종이배접기 놀이, #외손주와 바깥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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