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VNL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 모습

2019 VNL 여자배구 대표팀 경기 모습 ⓒ 박진철 기자

 
국제배구연맹(FIVB)은 13일 밤(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0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대회를 도쿄 올림픽 이후로 연기했다고 발표했다.

FIVB는 "각국 배구협회와 관계 당국이 모두 참여하고, FIVB 집행위원회의 승인 하에 진행한 최근 협의에서 2020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대회를 2020 도쿄 올림픽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예방적 조치"라며 "올림픽 이후에 VNL를 개최할 적절한 날짜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VNL 대회는 세계 배구 강국 16개 팀이 한 달 동안 여러 나라를 돌며 모두 한 번씩 맞붙는 대형 국제대회다.

2020 VNL 여자배구 대회는 오는 5월 19일부터 6월 18일까지 예선 라운드를 치르고, 7월 1일부터 5일까지 중국 난징에서 6강 결선 라운드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경기는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15,000석)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VNL 서울 시리즈, 올림픽 대피 실전 점검 '최적 무대'

사실 VNL 대회는 그동안 선수 혹사 논란으로 적지 않은 지적을 받아 왔다. 시기상으로 각국 리그가 종료된 이후에 열리는 데다, 모든 팀이 한 달이 넘도록 세계 각국을 돌며 매주 3일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하는 험난한 일정이기 때문이다.

예선 라운드는 16개국이 4개국씩 4개 조로 나누어, 매주 조를 바꿔서 경기를 펼친다. 최종 우승 팀을 가리는 결선 라운드는 주최국인 중국, 그리고 중국을 제외한 예선 라운드 상위 5개국까지 총 6개 팀이 진출한다.

그러나 순기능도 있다. 비주전급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기량을 선보이고 성장할 수 있는 무대이다. 특히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은 가장 중요한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당연히 실전 경기력을 점검할 국제대회가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VNL은 전략적으로 한국에게 유리한 측면도 있었다. 6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한국, 브라질, 네덜란드, 터키가 풀리그를 펼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을 대비한 실전 경기력을 점검할 최적의 무대였다. 시기적으로 도쿄 올림픽 개막과 가깝고, 한국에서 열린다. 장기간 리그를 치르며 지쳤거나 잔부상이 있는 선수들은 VNL 초중반까지 체력 관리에 집중하게 하고, 서울 시리즈에서 풀주전으로 실전 경기력을 점검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서울 시리즈에서 한국과 대결하는 브라질, 터키, 네덜란드는 국내 배구팬들에게 친숙한 세계적 스타들이 많아 더욱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이번 VNL 연기 결정으로 모든 가능성이 일거에 사라졌다.

라바라니 인맥 활용... '친선 국제대회' 적극 추진해야
 
 2019 VNL 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2019 VNL 라바리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 ⓒ 박진철 기자

 
결국 대한배구협회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된다는 전제 하에, 실전 경기력을 쌓을 수 있는 친선 국제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거나 다른 나라의 친선 대회 참가를 적극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출전국들은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 적절한 장소에서 친선 국제대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VNL 대회가 연기되면서 대표팀 선수들이 체력과 부상 관리를 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겼기 때문에 친선 대회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배구협회도 미리 철저한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 올림픽 개막 시기에 임박해 쫓기듯 준비하면, 이도 저도 다 놓칠 수 있다.

다행히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세계적으로 인맥이 두터운 라바리니 감독이 사령탑을 맡고 있다. 친선 대회를 개최하거나 참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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