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 국제배구연맹


김연경이 활약하고 있는 터키 리그가 4월 말까지 무관중인 상태로 경기를 진행한다. 

터키는 그동안 유럽 국가 중에서 거의 유일한 '코로나19 무풍지대'였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미국 등 전 세계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각 나라들이 비상 사태에 직면했다. 스포츠 경기도 속속 중단된 상태다.

그러나 터키는 '코로나19 확진자 0명' 상태를 계속 유지해 왔다. 사실 터키는 지리적으로 코로나19 발생 위험이 매우 높은 국가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고, 지난해 약 5천만 명의 관광객이 몰린 관광 대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와 가깝고, 이란과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그럼에도 공식 집계상 확진자 0명이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모든 스포츠가 관중이 들어찬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불과 하루 전인 12일에도 터키 이스탄불에서 2019-2020 유럽 챔피언스리그 여자배구 바크프방크-모스크바 경기가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열렸다.

그런 가운데 지난 11일 터키에서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터키 정부는 이날 "유럽을 여행한 한 남성이 코로나19 감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환자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나, 환자 본인과 가족, 접촉자들을 격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터키는 여전히 '자국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0명인 상태다. 그럼에도 터키 정부는 즉각 강력한 조치를 발동했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예방 조치로 16일부터 1주일 동안 전국 초·중·고등학교 휴교, 대학교는 16일부터 3주간 휴교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스포츠 행사는 4월 말까지 무관중 경기로 치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자즈바쉬-바크프방크, 15일 승자가 '정규리그 우승'
 
 '세계적 명장의 포효' 구이데티 바크프방크 감독

'세계적 명장의 포효' 구이데티 바크프방크 감독 ⓒ 국제배구연맹

 
비록 무관중이긴 하지만, 전 세계 스포츠가 잇따라 '리그 중단' 조치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는 모든 경기를 중단 없이 계속 이어간다.

현재 터키 여자배구 2019-2020시즌 정규리그는 모든 팀이 단 1경기씩만 남겨 놓고 있다. 오는 17일 갈라타사라이-베이리크뒤쥐 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가 종료된다. 터키 여자배구 1부 리그의 정규리그는 총 12개 팀이 경쟁을 펼친다.

정규리그가 종료되면, 올 시즌 최종 우승 팀을 가리는 포스트시즌이 이어진다. 포스트시즌은 8강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4강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순으로 진행된다. 

김연경 소속팀인 에자즈바쉬는 15일 밤 11시(아래 한국시간) 최대 라이벌인 바크프방크와 '정규리그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이 경기의 승자가 무조건 정규리그 1위로 확정된다.

터키 리그가 올 시즌부터 순위 결정 방식을 '승리 경기 수'를 최우선하는 것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승수-승점-세트득실률-점수득실률 순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지난 시즌까지는 승점 우선이었다. 승점-승수-세트득실률-점수득실률 순으로 순위를 가렸다.

현재 터키 정규리그는 바크프방크와 에자즈바쉬가 팽팽한 1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13일 현재 1위 바크프방크 20승 1패(승점 60점), 2위 에자즈바쉬 20승 1패(승점 57점)로 승수가 똑같다. 이어 3위 페네르바체 17승 4패(51점), 4위 갈라타사라이 14승 7패(41점) 순이다. 따라서 15일 에자즈바쉬-바크프방크의 승자가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다.

정규리그 순위가 높을수록 포스트시즌에서 유리한 대진을 받을 수 있다. 터키 리그 8강 플레이오프(PO)는 정규리그 1-8위, 2-7위, 3-6위, 4-5위가 맞붙기 때문이다. 또한 정규리그 1위는 4강 PO에서도 '빅 3'인 페네르바체와 만나지 않는다. 4강 PO는 1-8위 승자와 4-5위 승자, 그리고 2-7위 승자와 3-6위 승자가 대결하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현재 복근 부상 회복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번 주부터 부분적으로 팀 훈련에 참가했다.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몸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때문에 15일 바크프방크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연경 팀, 유럽 챔스 무기한 연기... 4월 '일정 빡빡' 부담

올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공교롭게도 김연경의 현 소속팀 에자즈바쉬와 전 소속팀 페네르바체가 8강 PO에서 이탈리아 팀과 만났다. 때문에 현재 무기한 중단된 상태다. 최소한 4월 3일까지는 8강 PO 경기를 할 수 없다. 그 이후에도 이탈리아 코로나19 사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당초 일정 대로라면, 에자즈바쉬는 스칸디치 팀과 지난 5일 이탈리아에서 8강 PO 1차전, 12일 터키에서 2차전을 펼칠 예정이었다. 페네르바체는 노바라 팀과 6일 터키에서 8강 PO 1차전, 12일 이탈리아에서 2차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고, 터키 정부가 지난 1일 터키-이탈리아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의 운항을 전면 중단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이들 4팀의 8강 PO 경기가 모두 연기됐다.
 
설상가상으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9일 '3월 10일부터 4월 3일까지 전 국민 이동 제한령'을 발동했고, 11일은 모든 식당, 술집 등을 잠정 폐쇄하는 등 초강력 조치들을 취했다. 또한 4월 3일까지 프로축구 리그 세리에A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경기를 중단시켰다.

유럽배구연맹(CEV)도 지난 11일 남녀 유럽 챔피언스리그, 유럽배구연맹(CEV) 컵, 유럽 챌린지 컵 등 유럽 컵 대회에서 '이탈리아 팀과 대결하는 경기'는 모두 추후 공지 때까지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실상 무기한 연기 조치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 추세로 볼 때, 이탈리아 정부가 취한 강력한 조치들이 4월 3일에 끝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자배구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 PO 4경기 중에서 에자즈바쉬-스칸디치, 페네르바체-노바라 2경기만 무기한 연기됐다는 점이다. 다른 2경기인 바크프방크-모스크바, 이모코-슈투트가르트의 8강 PO는 이미 경기를 다 끝마친 상태다.

바크프방크-모스크바 경기는 바크프방크가 1~2차전 모두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4강 PO에 진출했다. 이모코-슈투트가르트 경기는 이모코가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고, 2차전은 양 팀 동의하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1차전 승자인 이모코가 4강 PO에 진출했다.

에자스바쉬, 페네르바체의 8강 PO 일정이 계속 미뤄질 경우 4월에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터키 컵 대회 일정과 겹치면서 중요한 경기들이 빡빡하게 몰릴 수 있다. 경쟁 상대인 바크프방크, 이모코보다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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