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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의 표명한 김형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관위원직 사의 표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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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공천이 갈피를 못 잡고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 13일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이석연 직무대행이 공관위를 맡았다. 그러나 공관위를 둘러싼 갈등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태영호 전 공사와 김종인 전 위원장이 쌍방 공격에 나섰다.

사건의 불씨는 황교안 지도부의 재의 요구였다. 지도부가 공관위에 특정 지역구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부산 북강서을의 김원성, 서울 강남을의 최홍, 부산 부산진갑의 서병수, 대구 달서갑의 이두아, 인천 연수을의 민현주, 경남 거제의 서일준 후보 6명에 대해 공천 재의 요구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전권을 가진 사람이 아니고, 황교안 지도부가 공천에 불만이 있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낸 셈이다. 이로써 공천관리위원회의 위신은 크게 실추됐다. 김형오 위원장은 6곳 중 인천 연수을과 대구 달서갑을 뒤집어 경선으로 바꿨다.

위신이 실추된 상황에서 서울 강남병 공천 논란이 터졌다. 통합당 공관위는 서울에서 통합당에 가장 유리한 지역으로 꼽히는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우선추천했다. 그러나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미균 대표가 보수 성향인지, 후보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일었다.

결국 김형오 위원장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김지온 대표에 대한 우선추천도 철회했다. 선거를 한 달여 남긴 상황에서 공관위원장이 사라진 것. 김형오 위원장은 공관위원장에서 물러나면서 "공관위원들은 자리에 남아 위원회 운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이석연 변호사가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6곳의 공천 재의를 요구함으로써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한 지도부의 불만이 드러났다. 공관위원장까지 사라진 마당에 당 지도부가 언제 어떻게 공천에 개입할지 알 수 없게 됐다. 경우에 따라 공천 판세에 대한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김종인, 태영호 직격... 태영호·심재철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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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영호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 사진은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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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설이 제기되고 있는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도 뇌관으로 평가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최근 김형오 위원장의 공천에 대한 사천 논란을 비판했고, 태영호 전 공사 서울 강남갑 공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태영호 전 공사 공천에 대해 "국가적 망신이다, 공천을 이벤트화 한 것이다, 그 사람이 강남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남한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19대 총선 공천 때도 최고위 요구로 서울 강남갑·을 후보를 모두 바꿨다"라고 말해 공천 변경의 전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김형오 위원장은 떠나면서도 서울 강남갑·을 공천은 끝까지 유지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뒤집혀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이번에는 태영호 전 공사가 김종인 전 위원장 '저격'에 나섰다. 태영호 전 공사는 "선거 일선에서 사력을 다하는 후보의 등에 칼을 꽂는 듯한 발언"이라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또한 그는 "(나는) 범죄를 저지른 적도 없고, 막말한 적도 없고, 뇌물수수로 실형을 받은 적도 없다"라면서 역공에 나섰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이에 거드는 모양새다. 심 원내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우리 당이 태 전 공사를 지역구 후보로 낸 것은 비례대표를 넘어 한 단계 더 나아간, 혁신 공천의 일환"임을 강조하고 김종인 전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 원로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쏘아붙였다.

통합당이 혼란 상황으로 치닫자 새로운보수당 출신 이준석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형오 의장님이 사퇴의사를 밝히셨는데 계속 해주셨으면 한다, 지금의 갈등은 조정할 수 있는 갈등이고 조정하는 부분을 최고위에서 최선을 다해 돕겠다"라고 써놨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된 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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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 고쳐쓴 황교안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12일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4·15 총선 공천 잡음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보면서 현재까지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 일부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발언을 마친 황 대표가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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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석연 부위원장은 당에서 새로운 공천관리위원장을 뽑거나 공천관리위원 명단의 수정을 요구한다면 모든 공천관리위원이 사퇴할 것이라면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이석연 부위원장은 동반 사퇴를 하려 했으나 김형오 위원장이 만류해 남았으며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서 공천 과정을 손질한다면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나아가 김종인 전 위원장이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컷오프를 당한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이 과거 '김형오 전 의장은 스타일리스트이니 공천관리위원장에 부적합하다'고 한 바 있다며, 김형오 위원장의 퓨처메이커 공천은 "학도병 공천"이라고 조롱했다. 그리고 공관위원이 모두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홍 전 대표는 현재 대구 출마를 노리고 있다.

기존 공관위를 운영할지, 아니면 새로운 공관위를 구성하고 공천을 수정할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통합당은 공관위의 성공적 운영과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시 몇몇 지역구 공천에 대한 만족 등 여러 가지 목표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