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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이 코로나19  확진자의 행적이 확인되어 11일~12일 양일 간 임시휴업 상태가 되었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망원시장이 코로나19 확진자의 행적이 확인되어 11일~12일 양일 간 임시휴업 상태가 되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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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한국 경제 전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온라인쇼핑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대부분 산업이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행, 항공업계는 그 영향이 더 심각하다. 주식시장은 급락 장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2일과 13일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KDI "코로나 확산으로 한국경제 전반 위축"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9일 발간한 '3월 경제동향'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에 따르면, 제조업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는 1월 78에서 2월 67로 낮아졌다. 전산업의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1월에 비해 10p 하락한 65로 조사됐다. 전산업 지수가 65 이하로 하락한 것은 지난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소비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104.2 → 96.9)하면서 소비활동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수출에도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됐다. 특히 중국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에도 -6.6%로 감소했으며, 자동차 수출(-16.6%)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 직격탄 맞은 여행업계 "매우 심각"

이중에서도 당장 직격탄을 맞는 분야는 여행과 관광숙박업이다. 한국여행업협회 등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여행 상품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12개 주요 여행사들의 피해액도 5000억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베스트증권과 현대차증권 등 증권사 분석 의견에 따르면, 모두투어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전년 1분기에 비해 50% 수준으로 축소되고, 하나투어 역시 올해 1분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행사들은 안식년, 무급 휴직 권고 등 비용 절감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오창희 한국여행업협회 회장은 최근 정부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여러 번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사태는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 양쪽이 모두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항공사들, 5조 이상 손실 우려
 
한일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이유로 방문객의 입국 제한 조치를 실시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에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이유로 방문객의 입국 제한 조치를 실시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에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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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등 항공업계도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65만 2626명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65.8%나 급감한 수치다.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지 여객 수는 60~80%나 줄었다. 이런 추세가 6월까지 지속될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적항공사들은 5조 원 이상의 손실을 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 4일 국토교통부에 "정상적인 노선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올해 모든 노선의 국제항공운수권, 영공통과이용권, 슬롯(시간당 비행기 운항 가능 횟수) 회수를 유예해달라고 건의하는 공문을 보냈다.

주식시장은 폭락세, 연일 사이드카 발동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코스닥시장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1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증시 현황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국내 증시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코스닥시장에 이어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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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은 폭락 장세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의주가가 전달 대비 8%p나 폭락하자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지난 12일 9년여만에 사이드카를 처음 발동한 이후 두 번째다. 사이드카란 주식 시장이 급락(급등)할 때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주식 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것을 말한다.

코스닥 지수 역시 폭락세가 계속되면서 13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는 20분간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것으로 지난 2016년 2월 이후 처음 발동됐다.

미국 주식시장도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다우지수가 전날보다 2352.60포인트(9.99%) 떨어진 2만1200.62로 거래를 마쳤다. 1987년 10월19일 블랙먼데이 이후 가장 큰 폭락세로 기록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선언 이후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흔들리면서, 국내 지수도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구로의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역사회로 전파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마포구 홍대의 한 찜질방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울 구로의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역사회로 전파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마포구 홍대의 한 찜질방에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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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쇼핑 정도만 반사이익, 대부분 산업은 전망 어두워

다만 온라인쇼핑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늘고 있다. 사람들이 외출을 삼가고, 온라인쇼핑을 통해 생필품을 주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통계청의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한 12조 390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모바일쇼핑 비중은 21.4% 증가해 모바일쇼핑 비중은 66.8%까지 늘었다.

1월은 국내에서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2~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 분석서비스 와이즈앱, 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월 온라인 쇼핑 이용률과 결제액은 급증했다.
  
쿠팡과 G마켓, 11번가, SSG닷컴 등 주요 온라인쇼핑 5개 업체의 결제 추정액은 지난 1월 4조 3000억 원대에서 2월 4조 8000억 원대로 5000억 원 가량 늘었다. 온라인 쇼핑업계의 분위기를 확인해볼 수 있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블라인드는 지난 3월 4일부터 8일까지 한국 직장인 2만 375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재직 중인 회사 매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라는 질문이었다. '매출이 증가했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쿠팡'이었다.

쿠팡 재직자의 95%가 매출이 급증 · 증가했다고 답했다. 쿠팡의 뒤를 이어 CJ제일제당(81%), CJ대한통운(74%), 홈플러스(67%) 등 쇼핑, 택배업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출이 올랐다는 응답이 많았다.

하지만, 온라인쇼핑업계를 제외하면 코로나19는 대부분 업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2월 산업동향 등 향후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구체적인 경기 위축 여파는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코로나19의 진행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코로나,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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