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아틀레티코)가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제압하고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했다.
 
아틀레티코는 12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서 연장 승부 끝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아틀레티코는 1, 2차전 합계 4-2로 승리하며, 거함 리버풀을 탈락시켰다.
 
아틀레티코, GK 오블락의 신들린 선방으로 실점 최소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메오네 감독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메오네 감독이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9-202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홈팀 리버풀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가 전방에 나섰고, 조르지뇨 바이날둠-조던 헨더슨-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중원에 배치됐다. 포백은 앤드류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조 고메스-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 골문은 아드리안이 지켰다.
 
원정팀 아틀레티코는 4-4-2였다. 주앙 펠릭스-디에고 코스타를 최전방에 놓고, 앙헬 코레아-토마스 파티-코케-사울 니게스가 뒤에서 받쳤다. 포백은 헤난 로지-펠리피-스테판 사비치-키어런 트리피어, 골키퍼 장갑은 얀 오블락이 꼈다.
 
경기 양상은 리버풀이 일방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아틀레티코는 두 줄 수비를 통한 카운터 어택을 주로 시도했다. 리버풀은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생산했다. 전반 4분 아놀드의 크로스에 이은 바이날둠의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9분 살라의 기습적인 슈팅도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아틀레티코는 세트 피스에서 좋은 기회를 맞았다. 전반 17분 코너킥에서 펠리피의 헤더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리버풀은 연이은 슈팅에도 불구하고 오블락 골키퍼의 선방에 좌절해야 했다. 전반 33분 살라의 패스를 받은 마네의 논스톱 슈팅은 오블락이 잡아냈다. 전반 35분 피르미누의 결정적인 슈팅도 오블락에게 걸렸다.
 
리버풀은 전반 42분 고대하던 첫 골을 터뜨렸다. 체임벌린이 올려준 크로스를 바이날둠이 머리로 연결했다. 1, 2차전 합계 점수 1-1로 균형추를 맞췄다.
 
후반에도 경기 흐름은 전반과 다르지 않았다. 90분 안에 승부를 결정지으려면 한 골이 더 필요한 쪽은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의 파상 공세는 매서웠다. 하지만 오블락을 뚫는 것은 쉽지 않았다. 후반 2분 살라, 후반 4분 마네의 슈팅 모두 오블락 골키퍼가 선방했다.
 
시메오네의 완벽한 용병술… '조커' 요렌테, 2골 1도움 활약
 
공격에서 실마리를 풀지 못하자 아틀레티코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1분 코스타 대신 미드필더 마르코스 요렌테를 투입했다. 이에 코레아를 전방 공격수 위치로 올렸다.
 
아틀레티코는 후반 15분 펠릭스, 코레아의 슈팅으로 모처럼 기회를 엮어냈으나 아드리안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21분에는 리버풀에게 골대 불운이 찾아왔다. 살라가 돌파에 이은 슈팅을 날린 공이 수비에 굴절됐고, 로버트슨의 헤더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후반 35분 체임벌린을 빼고, 제임스 밀너를 투입해 기동력과 체력을 보강했다. 후반 39분 마네의 바이시클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결국 두 팀은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 초반 리버풀은 먼저 한 발 앞서나갔다. 연장 전반 4분 바이날둠이 올린 크로스를 피르미누가 헤더슛으로 연결했고, 골대에 팅겨 나온 공을 재차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그러나 리버풀은 치명적인 실수로 자멸했다. 아틀레티코는 놓치지 않았다. 연장 전반 7분 아드리안 골키퍼의 패스 미스를 가로챈 펠릭스가 전방에 있던 요렌테에게 내줬고, 요렌테가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이대로라면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아틀레티코는 다시 수비진을 정비한 뒤 역습을 노렸다. 아틀레티코의 침착성은 리버풀을 앞섰다. 연장 전반 추가 시간 역습 기회에서 한 골을 더 추가했다. 모라타로부터 패스를 받은 요렌테가 페널티 아크에서 접어놓은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클롭 감독은 연장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파비뉴, 디보크 오리기를 투입해 극단적인 공격 전술로 변화했다. 연장 후반 8분에는 미나미노 타쿠미를 마지막 카드로 소진했다.
 
아틀레티코도 센터백 호세 히메네스를 투입해 굳건하게 지키기에 나섰다. 리버풀은 수시로 크로스를 올리며 공격을 시도했지만 아틀레티코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아틀레티코의 날카로운 카운터어택은 마지막까지 주효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요렌테와의 원투 패스로 수비 뒷 공간을 허문 모라타가 단독 돌파에 이은 왼발슛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의 충격적인 탈락
 
지난해 12월 챔피언스리그 리버풀-아틀레티코의 16강 대진이 성사됐을 때만 해도 모두가 리버풀의 우세를 점쳤다. 그럴만도 한 것이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 행진을 내달린 반면 아틀레티코는 예전의 강인한 수비력과 날카로운 역습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무엇보다 공수의 축이었던 앙투안 그리즈만, 디에고 고딘의 이적이 뼈아팠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는 라 리가에서 6위까지 추락하며 고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는 예상을 깨고 지난 1차전에서 리버풀을 1-0으로 제압했다. 시메오네 감독 특유의 강력한 수비 조직력이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수비와 미드필더의 간격을 좁히고, 두 명의 공격수도 하프 라인 밑으로 내려와 수비 블록을 형성했다. 일사분란한 아틀레티코의 수비는 창끝이 날카로운 리버풀을 무력화시켰다.
 
이번 2차전에서는 리버풀이 훨씬 향상된 공격력으로 나왔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에는 최후방을 지키는 '수호신' 오블락이 버티고 있었다. 이날 무려 9개의 세이브를 기록했다.

전반 42분 바이날둠에게 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결정적인 순간마다 오블락의 선방에 힘입어 승부를 연장까지 몰고 갈 수 있었다.
 
아틀레티코의 빠른 카운터 어택도 공격 지향적인 리버풀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특히 후반 11분 교체 투입된 요렌테는 항상 역습의 중심이었다. 연장 들어 3골에 모두 관여하며 아틀레티코의 승리를 책임졌다.
 
리버풀은 2017-2018시즌 준우승, 2018-2019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이었다. 심지어 무적에 가까운 포스로 한동안 프리미어리그 무패 가도를 내달렸다.

하지만 윈터 브레이크 이후 리버풀의 경기력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모습이다. 급기야 28라운드 왓포드전에서 0-3 대패를 당하며 무패 우승에 실패했다. 첼시와의 FA컵 16강에서도 0-2로 패하는 등 부진이 길었다.
 
리그컵, FA컵 사냥에 실패한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제패롤 노렸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의 견고한 수비와 오블락 골키퍼를 넘어서지 못했고,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은 16강에서 여정을 마감하게 됐다.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2020년 3월 12일, 리버풀 안 필드)
리버풀 2 – 43분 바이날둠, 94분 피르미누
AT 마드리드 3 - 97분 요렌테, 106분 요렌테, 121분 모라타


*AT 마드리드 1, 2차전 합계 4-2승
 
선수명단
리버풀 4-3-3: 아드리안/ 아놀드, 고메스, 반 다이크, 로버트슨/ 체임벌린 (82'밀너), 헨더슨 (106'파비뉴), 바이날둠 (106'오리기)/ 살라, 피르미누 (113'미나미노), 마네
 
AT 마드리드 4-4-2: 오블락/ 트리피어 (91'브르살리코), 사비치, 펠리피, 로지/ 사울, 코케, 파티, 코레아 (106'히메네스)/ 코스타 (56'요렌테), 펠릭스 (103'모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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