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 ⓒ EPA/연합뉴스


 
유럽 정상을 향한 한국인 선수들의 도전이 다시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올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무대에 출전했던 한국인 선수들의 소속팀이 모두 탈락했다. 설상가상 한국인 선수들은 연이은 부상 불운에 허덕이며 팀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는 라이프치히(독일)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1,2차전 합계 0-4로 완패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무대까지 올랐던 토트넘은 신흥 강호 라이프치히와의 대결에서 우위가 예상되었으나 해리 케인, 손흥민, 무사 시소코, 스티븐 베르바인 등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 공백 속에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완패를 당했다. 독일 원정으로 치러진 2차전에서 토트넘은 공수 모두에서 총체적인 난국을 드러내며 라이프히치에 0-3으로 압도당했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 출전하여 5골 1도움의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결승골 포함 멀티골을 터뜨린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전 이후 팔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전열에서 이탈한 상태다. 토트넘은 공교롭게도 손흥민이 빠진 이후 치러진 6경기에서 2무 4패의 극심한 부진을 드러내며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고 있다. FA컵과 UCL에서 모두 탈락하며 사실상 올시즌도 '무관'이 확정됐고, 리그에서도 어느덧 8위까지 추락했다.

이강인의 소속팀 발렌시아(스페인) 역시 16강에서 탈락했다. 발렌시아는 이탈리아의 복병 아탈란타에게 2연패를 당했다. 원정 1차전에서 1-4로 대패했던 발렌시아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수비불안을 드러내며 3-4로 무너져 두 경기 합계 4-8로 예상보다 크게 밀렸다. 이강인은 이날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경기장을 밟지는 못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올해 처음 데뷔하여 조별리그 6경기 중 총 5경기나 출전했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후반기는 아쉬웠다. 이강인은 최근 공식전에서 3연속으로 결장했다. 지난달 23일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교체로 출전한 것이 최근 마지막 출전 기록이다. 이강인은 지난해 11월 28일 첼시와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여 약 두 달간 전열에서 이탈한 이후 출전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지난달 19일 마요르카와의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이후 선발로 나선 경기는 국왕컵(코파 델레이) 뿐이고 리그에서는 주로 교체출전에 머물거나 그나마도 엔트리에서 빠지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도 전혀 중용되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유로파리그에 도전했던 황희찬의 소속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도 16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잘츠부르크는 지난 2월 프랑크푸르트와의 32강전에서 1,2차전 합계 3-6으로 밀렸다. 황희찬은 이후 지난 6일 오스트리아 컵대회 준결승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하며 약 한 달간의 결장이 불가피한 상태다.

올시즌 기록은 챔피언스리그 6경기 3골 5도움, 유로파리그 2경기 1골로 올시즌 유럽클럽대항전 한국인 선수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특히 디펜딩챔피언 리버풀전에서 맹활약하는 등 큰 무대에서 강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인 선수들이 소속된 팀이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것을 감안하면 3월에 일찍 도전을 마감하게된 올시즌의 성과는 다소 아쉽다. 2018년에는 황희찬의 잘츠부르크가 유로파 4강에 올랐고, 2019년에는 손흥민의 토트넘이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른 바 있다.

올시즌에도 한국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손흥민-이강인-황희찬 3명의 선수가 유럽클럽대항전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손흥민과 황희찬은 소속팀에서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유럽클럽대항전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소속팀의 부진 속에 손흥민과 황희찬의 활약도 빛이 바랬다. 이강인까지 세 선수 모두 돌아가면서 부상 불운을 피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마무리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앞으로 다음 시즌 세 선수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유럽클럽대항전에 나가기 위해서는 개인 활약만이 아니라 소속팀의 위상이 중요하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현재로서는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진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3년까지지만 소속팀이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을 하지 못한다면 상황은 다라질 수 있다. 이미 영국 현지에서는 해리 케인 등 토트넘 핵심 선수들의 이적설이 불거지고 있으며 몇 년간 유럽 정상급의 기량을 증명한 손흥민도 예외가 아니다.

발렌시아에서 주전경쟁에 밀린 모양새인 이강인은 또 다시 임대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발렌시아의 팀전술이나 스타일상 유망주인 이강인에게 안정적인 출전기회를 보장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황희찬은 올시즌 부상 악재속에서도 벌써 13골을 넣으며 이미 오스트리아 무대에서 더 이상 머물기는 아깝다는 것을 증명했다. 황희찬의 성장세를 위하여 이제는 좀 더 상위리그로의 이적을 고려할 시점이라는 평가다. 과연 다음 시즌에도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걸고 유럽클럽대항전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몇 명이나 될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유럽클럽대항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