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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에서 남구청 관계자들이 드론을 이용해 방역을 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에서 남구청 관계자들이 드론을 이용해 방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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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 환자의 폭발적인 증가추세는 이제 변곡점에 도달한 것일까?

코로나19 확진환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면서 희망 섞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9일 0시 기준으로 전일 대비 하루 동안 248명이 늘어나서 총 7382명이다. 하루 동안 확진자가 909명으로 늘면서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월 29일 이후, 일주일 남짓 500~600명대에 머물던 증가추세는 어제 300명대로 떨어졌고, 오늘은 200명대로 하락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는 게 방역 당국의 입장이다. 대구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검사가 마무리되어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양새이지만, 코로나19의 진정 추세를 위협하는 요인들도 산재해 있기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는 3월 9일 0시 현재, 총 누적 확진자수는 7382명이며, 이 중 166명이 격리해제 되었다고 밝혔다. 현재 격리중인 환자는 7165명이다. 격리해제자는 지난 하루 동안 36명이 증가했다. 지금까지 검사를 받은 인원은 18만9236명이다. 이중 17만1778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1만7458명은 검사 중이다.

[왜 주춤한가?] 대구 신천지 신도 조사 마무리
 
대구시가 9일 발표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 곡선. 이날 신규 확진자 숫자는 전날보다 100명 이상 줄었다.
 대구시가 9일 발표한 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 곡선. 이날 신규 확진자 숫자는 전날보다 100명 이상 줄었다.
ⓒ 대구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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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가 하루에 900명을 돌파한 지 9일 만에 200명 대로 줄어든 원인은 신천지에 있다. 그동안 확진 환자의 폭발적 증가세를 추동했던 대구 지역 확진자의 71.9%인 4582명이 대구 신천지 관련이다. 전체 확진자가 최고 지점에 도달했던 지난 2월 29일, 대구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700명 대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 뒤 사흘간은 500명 대로 떨어졌고, 4일부터 400명대, 5일부터 300명대, 8일에는 200명대, 그리고 9일엔 100명대로 지속 하락했다. 총 확진자 중 44.4%인 492명이 신천지 관련인 경북도 비슷한 추세이다. 경북 경산시가 대구, 청도지역에 이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다음 날인 6일 최고점을 찍은 것도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전국적으로 79.7% 정도는 집단발생과의 연관성이 확인된 사례이고 이 중에서도 62.5%는 신천지하고 관련된 집단유행"이라면서 "현재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신천지 신도 대상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면서 증가 추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월 18일 31번째 환자가 발생한 뒤 무더기로 격리됐던 환자들이 일정 기간의 치료를 마치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퇴원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조만간 격리해제자의 수가 확진환자 증가수를 추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대구지역 신규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고, 격리 해제되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확산 추이가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호전되고 있다고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왜일까?
 
확진자 일별 추세 (3.9일 0시 기준, 7,382명)
 확진자 일별 추세 (3.9일 0시 기준, 7,382명)
ⓒ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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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2·3차 전파] "아직 안심할 단계 아니다"

신천지의 전파력은 대구-경북 지역에서만 위력적인 것은 아니다. 현재 확진자 7382명 중 62.5%인 4617명이 신천지 관련이다. 여기서 대구 지역을 제외하면 610명의 신천지 관련 확진자들이 전국에 골고루 분포돼 있다. 그중 대구와 인접한 경북 지역이 492명에 달하지만, 아직까지 전국 광역 지자체 중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없는 지역은 충남과 제주뿐이다.

경남은 29명, 경기는 23명이 신천지 관련이다. 강원은 28명의 확진자 중 절반 이상인 15명이 신천지 관련이다. 울산 12명, 부산 11명, 충북 7명, 서울 5명, 광주 9명, 인천 2명, 대전 2명, 세종 1명, 전북 1명, 전남 1명 등 전국적으로 분포돼 있다. 코로나19를 전국으로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은경 본부장은 "현재 환자 수가 감소한 건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검사가 종료되면서 자가격리 중이었던 사람들의 양성자 숫자가 줄어든 것"이라면서 "하지만 거기서부터 파급돼서 2차, 3차 소규모 유행이 어느 정도까지 전파가 되고, 그것을 우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차단하느냐에 따라서 이후 유행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아직은 안심을 할 상황은 절대 아니라고 보고, 계속 예의주시하고 또 조기발견, 그리고 접촉자에 대한 관리, 또 의료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어떤 예방적인 조치 강화 이런 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 장병들이 9일 오후 코호트 격리 주거시설인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를 방역하고 있다. 신천지 교인이 집단 거주하는 이 아파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46명이 나왔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 장병들이 9일 오후 코호트 격리 주거시설인 대구 달서구 한마음아파트를 방역하고 있다. 신천지 교인이 집단 거주하는 이 아파트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46명이 나왔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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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클러스터] 충남 패닉... '줌바댄스' 관련만 92명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약 79.7%는 집단 발생과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방역 당국이 확인한 집단 발생 확진자는 총 5881명이다. 물론 이 중 대부분인 78%인 4617명이 신천지 관련이지만, 1264명은 또 다른 클러스터(집단 감염지)를 통해 감염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충남지역을 패닉 상태로 빠트린 '줌바댄스'다. 충남 102명의 확진환자 중 92명이 이 운동시설 관련이다. 이 클러스터는 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남아있었던 세종으로도 확산됐다.

정 본부장은 줌바댄스와 관련,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처음에는 천안에서부터 시작을 해서 접촉자에 대한 조사와 조치가 진행이 되면서 감염경로에 대한 것을 역추적해서 조사를 하다가, 2월 15일에 워크숍에서 처음으로 노출이 됐을 거라고 판단해서 그때 참석한 강사 29명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에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까지 저희가 보고받은 것은 워크숍에서 참석한 강사 중에 8명 정도가 확진이 된 상황입니다. 또 추가로 확진된 서울 같은 사례들 중심으로는 2차적인 전파의 가능성을 두고 접촉자에 대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감염경로, 감염원을 조사를 역추적 조사를 하면서 시기를 특정화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을 통한 집단 발생은 119명의 확진자를 낸 청도 대남병원 사례만 있는 게 아니다. 서울은평성모병원은 14명, 최근 확인된 분당제생병원 관련은 14명, 경남 한마음창원병원 관련은 7명이다.

방역당국의 또 다른 경계 대상은 요양원, 실버타운, 재가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이다. 봉화 푸른요양원 51명, 칠곡 밀알사랑의집 25명, 경산 제일실버타운 17명, 경산 참좋은재가센터 14명 등 경북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정 본부장은 "고령의 어르신들을 돌보고 있는 그런 사회복지시설에서의 발생이 보고되고 있다"면서 "특히 고령이시기 때문에 시설 내에서의 전파로 인한 그런 사망의 가능성,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종교집회도 주의 대상이다. 방역 당국은 부산 온천교회 관련 34명, 수원 생명샘교회 관련 10명, 경북 성지순례 관련 49명, 경남 거창교회 관련 10명, 부산 온천교회 관련 2명이 집단 발생 사례로 집계했다.

[국외 추가 유입] 이탈리아로부터 시작해 유럽으로 확산... 미국은 '비상'
 
한일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이유로 방문객의 입국 제한 조치를 실시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에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이유로 방문객의 입국 제한 조치를 실시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에 비행기가 대기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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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진정' 추세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은 국외 추가 유입이다. 정 본부장은 "이탈리아로부터 시작돼서 유럽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있고, 이란으로부터 시작돼서 중동 지역으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강립 조정관도 9일 정례브리핑 때 심상치 않은 해외 동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3월 8일 기준으로 총 91개 국가에서 9만 8173명이 발생하였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19개국에서 8만 1660명,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등 40개국 9242명, 중동 지역에서 이란 등 15개국 5029명, 아메리카 지역에서는 미국 등 10개국에서 539명이 발생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적극적인 환자 발견이 미흡하고 환자 발생에 대한 역학적 연관성 파악이 부족하여 지역사회 확산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탈리아의 경우 역학적 연관성 파악이 부족해 롬바르디아 포함 북부 15개 주의 휴업과 이동제한 등 사실상 봉쇄조치가 3월 8일부터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란은 지역사회 감염 시작 이후 환자를 발견한 것으로 판단되며, 최근 WHO의 진단도구 지원 등으로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워싱턴주,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 9개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으나, 초기 발견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조정관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최근 세계적인 상황을 평가할 때 국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고 국외로부터의 추가 유입을 억제하는 조치가 병행해야 한다는 상황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무조건적인 빗장을 걸어 닫는 이러한 식의 조치보다는 실제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그 위험에 비례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의 기본적인 방역의 전략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런 전략에 따라 위험도와 비례하는 과학적인 분석에 입각해서 앞으로의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도 "국내 출입국 통계를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에 비해서 우리나라 입국자가 중국뿐만이 아니라 많이 줄어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란은 현재는 입국자는 없고 이탈리아는 하루에 50명 미만의 입국자가 있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어 "입국으로 인한 위험도를 보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면서 "만약에 발생 국가가 늘어나게 되면 한두 국가만을 대상으로 1:1 검역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럴 경우 유증상자들을 대상으로 입국 당시에 정확한 검사나 보건교육·상담 조치들을 취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의 코어그룹이었던 대구 신천지의 급한 불은 꺼가고 있지만, 국내의 진정 기미를 위협하는 이런 국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그리고 거짓말] 과태료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서울 중구 백병원에 입원중이던 78세 환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응급실과 병동 일부가 폐쇄되었다. 9일 오후 백병원은 환자 입원, 퇴원 금지, 전 직원 이동금지, 방문객 차단 등의 초치가 내려졌다.
▲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서울 백병원 일부 폐쇄 서울 중구 백병원에 입원중이던 78세 환자가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응급실과 병동 일부가 폐쇄되었다. 9일 오후 백병원은 환자 입원, 퇴원 금지, 전 직원 이동금지, 방문객 차단 등의 초치가 내려졌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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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역당국을 허탈하게 만든 사건 중의 하나는 서울백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대구 거주 사실을 숨긴 채 병원에 입원했다가 코로나19로 확진된 78세 여성 환자이다. 이 환자는 지난 3일 구토, 복부 불편감 등으로 이 병원 소화기내과에서 진료를 받고 4인실에 입원한 뒤 확진판정을 받기 전까지 약 엿새간 머물렀다.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이 환자는 병원에 방문했을 때부터 수차례 대구 방문 여부를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 병원 응급실 외래진료는 폐쇄됐다.

김강립 조정관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거짓말 사례와 역학조사 방해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심스럽게 경고했다.

"처벌에 관한 이야기를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역학조사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이 강화되면서 벌칙도 굉장히 강해졌습니다.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고의적으로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을 방해하는 행위들이 일부 보고가 됐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강한 조치가 있고 벌칙도 최근 법 개정을 통해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의료인에 대한 진술 과정에서도 재난 시에는 정확한 사실을 말씀해주셔야 됩니다. 이 경우에도 고의가 인정되면 과태료를 1000만 원 이하까지 부과할 수 있는 처벌도 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태그:#코로나19, #변곡점, #증가추세, #확진환자, #신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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