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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오지도 않는 '박근혜 메시지'에 매달린 TV조선

일부 소위 '보수언론'은 총선과 아무 관련이 없고 오히려 '선거법 위반'을 포함한 국정농단으로 구속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총선과 연결 지어 동원하고 있습니다. 특정 정파의 지지세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로 보일 수밖에 없는데요.

대표적인 언론이 TV조선입니다. TV조선은 근거도 없이 '박근혜의 총선 메시지가 나온다'고 외쳤으나 그 결과는 민망해졌습니다. TV조선 <단독/ 뉴스야?!/ "박근혜, 다음주 통합메시지?">(2/22 류병수 기자), <친박신당 곧 창당... 조원진-김문수는 합당>(2/20 이채림 기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통합에 대한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대략 '친박정당이 총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일 것이라는 추정입니다. TV조선은 자신의 유튜브 방송으로 "친박신당이 대한민국의 쓰러져가는 보수를 세울 수 있는 유일한 당"이라고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나홀로 주장한 홍문종 의원만을 인용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곧 메시지를 낸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 내용은 크게 두 가지 방향, (중략)가장 유력한 것은 4월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의 중심에 친박신당이 있어야 하고, 최근 합당을 선언한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내용"이라 단언했습니다.
  
이 '박근혜 메시지'는 조선미디어그룹에게 아주 오래된 희망이었던 것 같습니다. 4개월 전에도 조선일보는 <보수정치권 벌써…확인불명 '박근혜 메시지'에 술렁인다>(2019/10/25)를 통해 '박근혜 메시지'를 예견했습니다. TV조선이나 조선일보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발언을 인용했을 뿐 직접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박근혜 메시지'가 공식적으로 나온 적도 없습니다. 국정농단으로 수감 중인 인물이 총선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바람을 불어넣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입니다.
  
TV조선‧조선일보가 아무 도움도 없이 '박근혜 메시지'에 바람을 넣은 건 아닙니다. TV조선이 거의 유일한 근거로 쓴 홍문종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1/23) 등을 통해 '나는 박 전 대통령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조원진 대표는 그런 메시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메시지 없었다, 홍문종 "메시지 나온다는 건 내 생각"
 

TV조선이나 조선일보의 바람과 달리 친박신당 창당 이후에도 메시지는 없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시스 <홍문종 "창당하면 박근혜 메시지 나온단 건 제 생각" 사죄>(2/25 김지은 기자)에 따르면 홍문종 의원 스스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없다고 실토했습니다.

홍문종 의원은 친박신당 창당 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께도 너무 죄송하고, 이것을 보는 여러분께도 너무 죄송하다"며 "그간 박근혜 대통령 메시지가 저희 창당하면 나올 거라고 제가 그냥 제 생각대로 말씀드렸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제가) 대통령 메시지가 곧 나올 거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 얼마나 이기적이었나 생각한다. 대통령을 위해 뭘 하겠다 하고는 대통령한테 자꾸 '친박신당까지 만들었으니 메시지 주세요'하는 제가 얼마나 이기적인가"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 홍문종 의원의 유튜브 채널을 보고 쓴 TV조선의 기사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TV조선 기사를 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메시지까지 내시니 총선에서 친박신당을 중심적으로 지지해야 겠다'고 다짐한 유권자가 있다면, TV조선은 대체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는 것일까요?
  
중앙일보의 '박근혜 옥중서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것은 TV조선만이 아닙니다. 중앙일보의 <선데이칼럼/박근혜 옥중서신>(2/22 이훈범 대기자)(*인터넷 판에선 '대신 쓰는 박근혜 옥중서신'으로 제목 수정돼 있음)은 '메시지'를 예견한 보도를 넘어 중앙일보 스스로 그 '메시지'가 되어 버렸습니다.

중앙일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빙의해서 쓴 옥중서신은 TV조선의 예측과 달리 '보수의 승리를 위해 친박이 양보하자'고 호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중앙일보 이훈범 대기자가 대신 썼다는 옥중서신에는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이제 저를 잊으십시오. 저와 함께 무대에서 내려옵시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똑같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다리지만 TV조선과 중앙일보가 기다리는 박 전 대통령은 조금 다른 사람이었나 봅니다. 근거도 없이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기사를 선거 운동처럼 쓰다 보니 이런 희극이 벌어지는 겁니다. 아무리 언론사가 일정한 정치 성향을 드러낼 수 있다고 해도, 최소한의 객관성과 합리성은 지켜야 합니다.

*선정위원 한마디: "카더라도 확인 없이 기사화할 수 있는 걸까?" 

2. 선거 보도가 피해야 할 '이벤트형 행보‧유세 보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월 27일 대구를 찾아 유세를 벌였습니다. 코로나19 확산세에 각 당 예비후보들 상당수가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총선 연기론까지 나오는 가운데, 황교안 대표는 피해가 가장 큰 대구를 찾은 겁니다. 황 대표는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계명대 대구 동산병원을 찾은 뒤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을 방문했는데, 서문시장을 간 시기가 문제가 됐습니다. 당시 서문시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업 중이었습니다.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휴업하기로 돼 있는 시장을 찾아간 게 알려지면서 황교안 대표의 방문이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 황당한 정부책임론 그대로 전한 MBC <뉴스데스크>(2/27)
 △ 황당한 정부책임론 그대로 전한 MBC <뉴스데스크>(2/27)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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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황 대표 행보에 문제제기를 하는 방송사 보도는 없었습니다. 2월 27일 당일 이 소식을 전한 곳은 MBC와 채널A였습니다. 두 곳 모두 황교안 대표의 대구 방문은 물론, 황교안 대표의 정부 책임론까지 그대로 받아쓸 뿐이었습니다. 그중 채널A는 <썰렁한 서문시장... "정권 심판" vs. "총선 공격용">(2/27 성시온 기자)에서 황교안 대표의 대구행을 별도의 꼭지로 조명했습니다. 성시온 기자는 "다시 찾은 대구 서문시장은 1년 전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사람은 크게 줄었고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은 상황에서 소독 작업만 진행됐습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서문시장이 휴업 중이란 말은 덧붙이지 않았습니다.

화면 자막에도 '문 닫은 서문시장... 방역작업만 진행'이라고 애매하게 표현했습니다. 이어 기자는 "한 상인이 엄지를 치켜들며 반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다가가 포옹하며 응원의 말을 건넵니다"라며 유세 현장만 조명했습니다. 당연하게도 그 화면에는 해당 상인 외에 지나가는 사람도, 문을 연 점포도 없었습니다. 휴업 중이었으니까요.

이어 채널A는 "황 대표는 대구 경북을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정부 심판론을 강조했습니다"라며 황 대표의 정부 심판론을 전했습니다. "(총선은)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실정에 대한 심판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한 것까지 덧붙였습니다. 선거 보도에서 지양해야 하는 '이벤트형 유세‧행보 보도'의 전형입니다. 이런 보도는 유권자에 아무 의미가 없으며 선정적 보도, 특정 후보나 정당에 유리한 보도로 흐를 위험도 큽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행보 받아쓰기보다는 다른 생산적인 보도가 필요합니다.

*선정위원 한마디: "아무리 당 대표 행보라지만, 코로나19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동정 보도는 지양해야."

3. 언제까지 '중국 전역 입국금지'에 매달릴 겁니까?
  
TV조선 평일 저녁종합뉴스에서 신동욱 앵커가 진행하는 평론 코너 '앵커의 시선'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정부 책임론을 자주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감염병 사태에서 정부의 대응이 완벽할 수 없으며 언론은 이를 비판해야 합니다. 그러나 근거가 없는 비난, 감정적이고 정치적인 비난은 언제나 지양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것인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굴종적이어서 중국발 외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안 한다'는 프레임인데요. 안타깝게도 TV조선은 그것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TV조선 <신동욱 앵커의 시선/정치와 재앙>(2/24)에서 신동욱 앵커는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직전까지 대통령과 정부, 집권당은 연일 섣부른 낙관론을 펼쳤"다며 "의사협회가 여섯 차례나 촉구한 중국발 외국인 입국 금지조치에는 귀를 닫았습니다. 입국금지 국민청원에 76만 명이 참여하도록 끝내 입을 닫았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중국 외 최악 감염국이 됐고 입국금지를 머뭇거린 일본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역시 요지는 '중국발 외국인 전면 입국금지를 안 해서 책임이 크다'는 겁니다.

TV조선이 정부의 '섣부른 낙관론'을 비판한 부분은 납득할 만 합니다. TV조선이 지목한 것은 2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며 "일부 언론 통해 지나치게 공포‧불안이 부풀려졌다"고 말한 장면인데요. 당시 신천지로부터 '슈퍼 전파'가 이뤄지기 전이고 확진자가 30명에 불과하던 상황이었음을 감안해도, 아직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낙관론'을 피했어야 한다고 비판할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이걸 '중국발 외국인 전면 입국금지'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데 이용했다는 겁니다. 수많은 언론과 예방의학회‧한국역학회 등 방역 전문 의료인 단체에서 '중국 전역 입국금지'가 과학적으로 의미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으며 이탈리아가 '입국금지'나 다름없는 직항로 운항 전면 중단을 취하고도 대규모 감염을 막지 못했다는 건 이탈리아 언론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이렇게 효과가 입증되지도 않은 '입국금지'를 강행할 경우 오히려 비공식 감염원을 막지도, 알아내지도 못하는 부작용이 크고 외교적‧경제적 손해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TV조선은 이 모든 맥락을 모조리 외면한 채 <정치와 재앙>이란 제목까지 달아가며 '중국 전역 입국금지'를 외친 겁니다. 심지어 '코리아 포비아', '0퍼센트대 성장 전망' 등의 표현을 쓰며 중국 전역 입국금지를 안 하면 마치 대재앙이라도 오는 듯 묘사했습니다. 시민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겁니다. 신동욱 앵커는 "정부는 국가적 재앙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면서 중국 눈치를 살피고 총선 계산에 정신이 쏠렸던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돌아볼 때"라며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TV조선이 그렇게도 정당하다고 하는 중국 입국금지를 정부는 하지 않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정부의 '총선 계산'이라는 건지도 의문입니다.

*선정위원 한마디: "여야 정치권 그리고 정부까지 누구든지 코로나19를 정쟁에 이용한다면 이는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비판 자체가 편향적이거나 부실한 근거에 바탕을 둔 것이라면 그것은 시청자들에게 정치 혐오를 부추길 뿐이다."

2월 4주 차, 좋은 선거 보도

안타깝게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2월 22~2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 2020총선미디어감시연대가 시민 여러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올바른 선거 보도 문화를 위한 길에 함께 하세요. 링크를 통해 기부하실 수 있습니다. http://bitly.kr/YGT0noy4

* 부적절한 선거 보도나 방송을 제보해주세요. 2020총선미디어연대가 확인하여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를 통해 제보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it.ly/38GjSQZ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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