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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하고 나니 내 경우에는 걱정거리들이 참 많았다. 나뿐만 아니라 은퇴한 사람들 대부분이 걱정거리들이 많을 것이다. 아직 결혼을 못 시킨 아이들 걱정, 또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데 따른 걱정, 이런저런 걱정거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나처럼 은행원을 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은 남보다 세밀한 부분이 있어서 더욱 그럴 것 같다. 은퇴 하고 나니 현직에 있을 때 보다 돈도 더 많이 들어갈 데가 생긴다. 돈 걱정 안 한다면 거짓말이다.

이런 걱정거리들을 해소하면서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도 중요한 일이다. 걱정거리들을 이기지 못해 병이 들어 일찍 가버리는 사람들도 많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걱정거리란 놈들은 가만히 보니 내가 한가할 때 더욱 기승을 부렸다. 집에서 tv를 본다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때 더욱 날뛰었다. 걱정거리란 놈들이 내 머리를 휘저었다. 이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밖에 나가면 내 얼굴도 아주 안 좋나 보다. 사람들이 어디 아팠느냐고 물어본다.

나는 조금 부지런한 성격이다. 그래서 집에서도 한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다. 은퇴 후에 아내가 하는 일을 내가 도맡아서 하고 있다. 부엌일, 청소, 공과금 내러 가기 등 소소한 일거리들이다. 무조건 몸을 움직거리며 일을 하다 보니 이때만은 걱정거리들이 사그라든다. 이때만은 행복하다.

삶은 살아보았지만 문제, 걱정거리들의 연속이 아니던가. 무덤에 갈 때까지 걱정을 안 하고 살 수가 없다. 걱정을 한다고 걱정거리들이 해소되는 것도 아닌데 걱정하면서 살아간다. 종교도 이 걱정거리들을 내려 놓기 위해서 필요한 것 같다.

노후의 행복, 걱정거리들을 내려 놓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이라는 건 평범한 진리이다. 은퇴 후에 늦게까지 파자마를 입고 집안에서 누워 있는 생활은 걱정거리들이 나를 파멸에 이르도록 도우는 길이다. 

무조건 몸을 움직여야 한다. 부엌일을 하고 청소를 하고 아이들을 돕고 내 머리가 걱정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나는 이렇게 하다보니 아내에게서도 점수를 많이 얻었다. 은퇴 후에 부부 사이가 나빠진다는데도 나는 피할 수가 있었다.

태그:#은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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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행에 관한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여행싸이트에 글을 올리고 싶어 기자회원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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