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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에서는 확진자를 특정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배제했습니다. 기사에 사용된 사진 또한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며 특정 장소나 특정 시점과 관계가 없습니다.[편집자말]
 27일 오전 경기도 덕양구 주교 제1공용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방식의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의심 환자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오전 경기도 덕양구 주교 제1공용주차장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방식의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의심 환자 검사를 준비하고 있다(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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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환자'였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인터넷에서 마녀사냥을 당했다.

가족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A씨(서울 거주)의 일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 가족은 현재 병원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로, 경증 수준이라고 한다. A씨는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A씨 가족은 정부 지침을 충실히 따른 확진자 중 하나다. 이들은 무증상인 상태에서도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다는 이유 하나로 직접 보건소를 찾아가 검사를 받았다. 검사 직후에는 이틀간 휴가를 쓰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확진판정을 받은 후에는 구청의 요구에 따라 지난 2주간의 동선을 분 단위로 작성해서 제출했다.

하지만 이렇게 적어 낸 동선이 전국적으로 공개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동선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악성 댓글이 달린 것이다. 환자 동선에 대한 비난은 물론, 가족들에 대한 근거없는 비방도 언급됐다.

A씨는 28일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통화에서 "안 그래도 가족들이 확진 판정을 받아서 걱정도 되고 힘들다"며 "시민들의 두려움은 이해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을 근거없이 비난하는 건 지양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A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동선 공개되자 인터넷에서 근거없는 비난 잇따라
    
 
 26일 대구시 북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 검사 준비를 하고 있다. 2020.2.26
 지난 2월 26일 대구시 북구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환자 검사 준비를 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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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은 어떻게 확진 판정을 받았나.
"사실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저희는 어떤 증상도 못 느꼈다. 그저 확진자가 방문한 곳을 다녀간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가족 모두 보건소에서 진찰을 받아본 거다. 진단 받은 날부터 이틀간 회사에 휴가도 내면서 결과가 나기 전까지 자가격리를 했다. 그러다 검사 다음날 가족 중 일부가 확정 판정을 받아서 격리조치됐고, 난 지금도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 동선은 어떻게 공개된 건가?
"구청의 요구에 따라 지난 2주간의 저희 가족 동선을 분 단위로 써서 제출했다. 각자의 직장은 물론, 어디서 뭘 먹었고 뭘 했는지까지 최대한 세세하게 적었다. 공중보건상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건소에서도 우리가 취한 대처나 동선 내역을 보더니 초동대처를 잘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한 편으로는 뿌듯한 기분도 있었는데... 그러다 어느날, 지인이 '인터넷 카페에서 우리 가족을 마녀사냥하는 글이 올라왔다'는 연락을 준 거다."

- 지인들은 본인 가족을 어떻게 특정한 건가?
"동선이 워낙 세세하다 보니까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수밖에 없다."

- 비방글의 내용은 무엇이었나?
"확진 판정이 나왔는데 왜 돌아다니냐, 저 사람들 근처에 가면 안 된다... 대략적으로 그런 내용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이 동선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다녔던 내용이다. 그리고 우리도 확진 판정을 받기 전의 일상이란 게 있지 않나. 직장을 다니거나 집 앞 슈퍼도 가는 것처럼 말이다. 확진자를 비난의 대상으로 삼거나 낙인을 찍으면서 무조건 기피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확진자,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돼 있어"

-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심경이 어땠나?
"아직도 관련 비방글을 직접 보진 않았다. 아니, 상처받을까봐 일부러 안 찾아봤다. 처음엔 시민들도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크니까 그런 글을 썼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 가족(확진자)이 본다거나 하면 너무 상처받을 것 같아서다. 안 그래도 지금 심리적으로 굉장히 위축된 상태다."

- 확진자가 심리적으로 힘들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본인이 확진자로 분류되면서 직장도 폐쇄되고, 동선에 포함된 상가들 모두 소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자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있다. 많이 의기소침해져 있다. 이런 상황에 혹시라도 이런 글을 볼까봐 걱정된다."

- 확진자의 상태는 좀 어떤가?
"매우 경증이다. 병실에서 꾸준히 검사받고 항생제 투여받는 게 전부라고 했다."

- 이밖에 확진자의 가족으로서 느끼는 고충이 있다면 무엇인가.
"사회적 낙인이다. 확진자가 다녀간 지 한참 지난 상점에서 괜한 괴소문이 돈다든지, 우리에게 마녀사냥을 가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철저하게 지양하는 게 맞다고 본다. 난 정부가 취한 방역 정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정보공개가 공중보건상 필요하다면 공개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부작용으로 근거없이 환자 가족들을 비방하는 건 피해줬으면 좋겠다. 이 상황에서 가장 마음 아파할 것은 본의 아니게 감염된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다."

- 이런 문제가 어떻게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될 때 방역이 끝났다는 것도 표시돼야 한다. 확진자 동선 중 방역 완료 된 곳은 어딘지,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는 격리가 된 상태인지를 알려줘야 한다. 이런 게 공개돼야 시민들의 불안감이 한층 줄어들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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