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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가 한국을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 4월 15일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일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가재난급 상황에서도 총선을 치러야 하느냐는 반론이 있지만, 여야합의가 없는 한 총선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 방역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이지만, 총선도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 결과는 앞으로 4년의 한국정치를 지배할 것이다.

보수세력의 끈질김과 집요함, 그리고 일관된 논리
 
미래한국당 창당 축사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미래한국당 창당 축사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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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과 관련 다양한 쟁점들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핵심은 구도싸움이다. 정권심판론과 보수야당심판론으로 부각되던 구도싸움은 코로나19 사태가 전면화되면서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바이러스와의 치열한 전쟁이 진행되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바이러스 사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정치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런 구도싸움이 정의당이나 다른 정당들에게는 달가울 리 없다. 그러나 그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스스로 구도를 바꾸어 내거나 아니면 짜여진 구도 속에서 자기입지를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총선전략이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동네축구마냥 전략부재와 잦은 실수로 얻은 점수마저 까먹고 있다. 개정선거법이 통과된 이후 내부 선거에 집중하면서 대외적으로 존재감을 부각시키지 못하고 있던 정의당도 다급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의 걷잡을 수 없는 확산국면은 선거판의 모든 쟁점을 일거에 휩쓸면서 빨아들이고 있다.

탄핵 사태 이후 지리멸렬해졌던 보수세력은 오랫동안 정치통합과 세력복원을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대중적 상식과 민주적 절차는 그들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했고, 흩어졌던 지지자들을 결집시켰다. 그 끈질김과 집요함, 그리고 일관된 논리는 그들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뇌리에도 박힐 지경이 되었다.

최저임금과 소득주도성장론을 둘러싼 논란, 조국사태, 선거법개정과 검찰개혁, 비례위성정당, '우한폐렴'과 중국차단론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사용했던 언어와 논리를 기억해 보라. 미래통합당의 주류는 자신들의 이익과 욕구에 충실했다. 그들에게 상식과 체면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약점은 그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정권심판론은 전통적인 야당의 논리다. 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집권세력의 약점과 부패를 파고드는 것이 야당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반면 탄핵과 적폐청산 과정에서 승리에 도취된 민주당의 칼날은 무뎌졌다. 또 보수세력의 역공이 거세지는 과정에서 민주당의 전략부재는 방어적 태도를 습관화시켰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전세는 역전되었고, 악재는 쏟아졌고,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말은 수도 없이 반복했지만,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처럼 집요하게 선거를 준비하지 못했다. 미래통합당의 부상과 민주당의 무능력은 너무도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다. 물론 미래통합당의 특정 개인이나 특정 집단이 그렇게 뛰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 면면은 너무도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하기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과정에서 그들은 결집했고, 기득권을 지켜야 한다는 계급적 본능과 생존욕구는 필사적으로 집단지성을 작동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보수정치세력, 보수언론, 보수관료들이 소통하면서 집단지성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진보세력들은 전략부재, 사분오열과 연합정치의 실종으로 집단지성이 붕괴되고 있다.

'비례위성정당'이라는 꼼수정치가 등장한 배경

최근 위기를 직감한 민주당이 위기탈출 방안의 하나로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비례민주당이라는 위성정당 창당방안이다. 다양한 이름과 방법으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화된 것은 없다면서도 '의인들의 출현을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는 태도로 분위기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민주당 안에서도 비례민주당이 명분없는 방안이라는 비판이 존재하고 있고, 민주진보세력의 연대를 통해서 이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강하다.

그렇지만 민주당과 정의당의 연합정치는 실종된 지 오래다. 터져나오는 문제들을 수습해야 하는 정부여당의 태도와 진보개혁의 방향을 잃지 않으려는 정의당의 태도가 엇갈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조율하면서 연합정치의 힘을 극대화시킬 정치력과 리더십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정의당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고, 정의당은 민주당의 2중대라는 프레임을 우려한다.

비례민주당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꼼수다. 요즘은 비례시민당, 비례청년당, 비례진보당이라는 말까지 회자되고 있는데, 그것을 거론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원칙과 명분을 내다버린 최하급 꼼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지 궁금하다. 무엇보다 비례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스스로 선거법의 취지를 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스스로 세운 명분을 부정하고, 자신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방법을 그보다 더 야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비례민주당 방안의 실질적 효과는 무엇인가? 그것은 곧 정의당을 고사시키고, 개정된 선거법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과연 민주당 지지자들과 합리적인 부동층이 바로 이런 꼼수를 받아들일 것인가? 원칙과 명분을 잃어버린 탁상 위의 계산법은 심각한 민심의 이반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의당의 극단적 저항은 불을 보듯 뻔하다.

미래한국당과 비교해 보자. 보수세력이 만들어낸 꼼수 미래한국당은 개정된 선거법에 대한 합법적 저항과 무력화라는 틀 속에서 정당화된다. 그들은 선거법 개정이 보수세력을 만년 야당으로 만드는 법안, 민주당과 정의당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만드는 법안이라고 판단해서 선거법을 저지하려 했다. 물리적 충돌까지 불사하려 했던 그들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과 정의당이었다. 개정된 선거법을 이용해서 선거법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만들어 내지 않고서는 민주당과 정의당의 공세, 여론의 압박을 이겨낼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렸기 때문이었다.

소위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바로 그렇게 탄생하였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은 꼼수 중의 꼼수이지만, 그들에게는 상황반전을 가능케 할 묘수로 떠올랐다. 피곤한 물리적 저항보다는 수준 높은 합법적 저항이라는 점에서 더 각광을 받았다.

시민불복종과 저항권을 당연한 시민의 권리로 주장하는 민주진보세력이 보수세력의 합법적 저항권을 부정할 수 있는가? 그들을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있어도 그들의 권리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민주당이 비례민주당을 사고하는 것 자체가 미래통합당에게 패배한 것이다. 그런 식의 사고를 하고서는 큰 정치는 고사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민주당 + 정의당 + 녹색당 + 민중당의 연합정치
 
마이크 잡은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 마이크 잡은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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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무엇이 가능한가? 사실 현행 선거법이 갖는 근본적 한계로 인해 미래한국당의 꼼수에 대응하는 원칙적 수단이 많지 않다. 상황을 반전시킬 특별한 묘수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묘수를 찾지 않는 것이 묘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원칙과 명분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것은 연합정치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보수세력의 선거법 부정행위를 민주진보세력의 선거법 옹호행위로 맞불을 놓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적폐옹호를 적폐청산으로, 과거회귀를 미래지향으로 맞불을 놓는 연합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민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과감하게 정의당과 군소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면 더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연합정치를 활성화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정의당도 사태를 직시할 필요가 있다. 민주당 2중대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민주당을 정의당이 제시한 프레임 속으로 끌고 들어와 민주진보연대의 실질적 틀을 구체화시키는 방법으로도 가능한 것이다. 연대와 연합을 거부하는 것이 민주당 2중대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지역구에서의 후보단일화전략, 비례대표에서의 정치연합을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꼭 민주당과 정의당의 정치연합만으로 단순화시킬 필요는 없다. 오히려 녹색당, 미래당, 민중당까지 참여하는 정치연합으로 발전시켜도 상관없다. 별도의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선거법 취지에 맞게 플랫폼정당이 되고, 정의당, 녹색당, 민중당 등이 모두 비례위성정당을 자임하는 방식으로 연합정치를 풀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비례대표에서의 정치연합은 선거법의 취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어떤 형태로든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기존 정당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하는 방식이 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민주당 지지자들과 부동층들이 민주당이 아니라 정의당을 비롯한 다양한 정당에 투표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공개적인 길을 열어주는 것이 비례대표에서의 현실적인 정치연합이다. 민주당을 찍을 표가 정의당, 녹색당, 민중당을 찍도록 해주는 것이다. 동의한다면 민생당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명분상, 시간상 실현가능한 정치연합의 현실적 모습이다. 위성정당 창당은 어떤 형태로든 명분상, 시간상 불가능한 것이고, 민주당의 기득권 집착이 가져온 기형적 꼼수일 뿐이다. 민주당은 차라리 병립형 7석에 대한 집착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민주당이 현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런 대승적 결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버리는 것이 더 크게 얻는 것이다.

바로 그런 정치연합을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책적 합의와 연대가 필수적이다. 대의명분과 공감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정치적 기초가 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정상화를 위한 지원체계구축, 중단없는 선거개혁과 검찰개혁, 노동과 복지, 기후변화대응, 소상공인대책, 평화와 인권 등 5~10여 개에 이르는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적 과제들에 대한 합의를 구체화하면서 비례정치연합을 대중적으로 정당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꼼수가 아닌 내실 있는 연합정치가 난관을 헤쳐나갈 정답이라는 것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에 바란다

민주당이 큰 정치를 하길 바란다. 작은 기득권에의 집착을 버리고, 큰 대의 아래 헌신하는 큰 정치의 길을 열기 바란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세력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선택과 결단을 하는 것이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법적 반동을 이겨낼 방법은 그들과 다른 정치를 함으로서 가능한 것이다.

정의당도 마찬가지다. 진보정치는 연합정치를 매개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연합정치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진보정치의 독자성과 가치를 살려나가는 정치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진보적 현실주의로 냉정하게 현실정치를 진단하면서 역사적 변화를 실제로 만들어내는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다. 정의당의 가치는 그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정의당의 영향력은 더 커지게 될 것이다.

사실 지금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바로 그런 자세를 요구한다. 공포와 불안감에 떨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진정으로 승리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윤영상 위원은 민주노동당 정책위 부의장과 평화군축운동본부장, 진보신당 정책위 부의장을 거쳐 현재 노회찬재단 운영위원과 정의정책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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