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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관계자들이 방문객 등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림에 따라 이날부터 출입통제 등 대응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2020.2.24
 24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관계자들이 방문객 등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은 전날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올림에 따라 이날부터 출입통제 등 대응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2020.2.24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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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최근 국가적 위협으로 대두됐다. 하지만 감염병의 초국경적 특성 탓에 나라마다 독자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선 범 세계적으로 공동대응하는 '국제협력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2월 5일 이슈브리핑 '감염병 확산과 남북협력'에서 "북한 내부에서 감염병이 통제되지 못하고 크게 확산되면 남한에도 막대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 방역협력을 북한 '퍼주기' 시각으로 접근하기보다 코로나19의 남한 및 주변국 확산을 막는 실리적 접근으로 볼 것을 주문한 것이다. 

보고서는 계속해서 "이는 감염병 확산이 국제협력이 필요한 대표적인 신안보 이슈의 하나로 간주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한반도와 같이 면적이 좁은 반면에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협력이 더욱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안보' 이슈란 적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는 전통적 의미의 안보와 달리 비군사적 영역의 위협인 감염병, 기후변화, 환경오염,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을 말한다. 
  
이영훈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지난 2월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KPF) 포럼에 참석해 "전염병·수해 등의 재난은 북한만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해 재난에 대한 남북한 협력방안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한이 먼저 손 내밀고 대화 시작해야

북한은 지난 2019년 우리 정부의 식량지원을 거절한 바 있으나 과거에 감염병 확산 조짐이 있을 때 남한 정부에 먼저 지원 요청을 한 사례가 있다. 북한은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 유행 때 열감지 카메라와 마스크를, 같은 해 초 에볼라 바이러스 사태 때는 국내 대북지원 단체를 통해 진단장비를 요청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선례를 거울삼아 북한이 요청하지 않아도 우리 정부가 먼저 북한에 방역공조 요청을 함으로써 코로나19의 남쪽 전파를 막고, 남북대화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북·중은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데다 공무나 장사 차 중국을 드나드는 등 교류가 활발한 양국 관계상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안보센터는 '2019 세계 보건안보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의 보건안보 순위를 전체 조사대상 195개국 중 193위로 평가했다. 특히 항생제 내성과 동물매개 전염병, 차단방역 등의 예방 역량은 19점으로, 세계 평균인 34.8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전염병 조기 탐지와 보고는 불과 7점으로 세계 평균보다 6배 낮은 수치였다.

뿐만 아니라 각종 조사에서 감염성 질환 사망율은 매해 25~31%로 나타나 5.6%인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 북한 전체 인구의 약 32%가 감염병을 앓고 있다는 추정치도 공개돼 있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면담·공개한 의료인 출신 탈북민의 진술기록은 이러한 열악한 보건의료 실태를 반영하고 있다   

북한에서 감염병 치료 경험이 있는 탈북민 A씨는 북한의 예방의학 실태에 대해 "멸균, 고압증기소독이 2기압에서 2시간이라고 하면 2시간을 꼭 지켜야 한다. 균이 죽는 온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며 "근데 대충 소독하고 꺼낸다. 북한은 사람 하나 죽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고 알렸다.

그는 북한 의료인의 위생 의식도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은 1회용 침을 안 쓴다. 침을 놨다가 알콜솜에 닦아서 또 놔주곤 한다. 그래서 바이러스도 옮고 병이 좀 더 커지기도 한다"면서 "매번 끓이고 소독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안된다. 병원도 전기가 안 와서 첫 환자는 무균소독을 해서 수술할 수 있는데, 그 다음에 전기가 안 오고 소독이 안되면 어떨 때는 사용했던 수술도구를 그냥 쓴다"고 말했다.

또다른 탈북민 B씨는 북한의 결핵 실태에 대해 진술했다. 그는 "결핵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면서 "호흡기 환자로 내원하면 다 결핵이었다. 결핵 검사하면 다 양성으로 나왔다"고 떠올렸다. 

B씨에 따르면, 북한이 함북도 회령시에 2007~2010년까지 약 3년간 유엔(UN)이 제공한 결핵약을 쏟아부어 결핵 퇴치를 시도했다. 당시 결핵 환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으나 약 공급이 줄자 2011년에 재활성화됐다. 북한에 결핵약을 공급 중인 유진벨재단에 따르면, 일반 치료제가 잘 듣지 않는 다제(多劑) 내성 결핵 환자가 북한에도 많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료 현실 열악한 북한... "마스크·방역장비·약품 등 제공해야"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현재 남북대화가 끊긴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코로나19 관련 의료장비와 물품을 전달하는 등의 노력으로 남북대화 재개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4일 "우리가 최근 중국을 지원했듯이 북한도 지원할 수 있다"면서 "과거에 북한이 공개를 꺼리면 우리 정부가 언론에 공개를 안 하고, 북한을 드나드는 엔지오(NGO)를 통해 조용히 지원한 사례가 많이 있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국제기구나 판문점을 통해서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마스크·방역장비·약품, 관련 노하우 같은 걸 제공하면 정말 고마워할 것"이라며 "그런 걸 통해서 북한의 마음을 사고 다른 협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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