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여론이 급변했다."

우리가 흔히 듣는 말 중의 하나다.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면피성 진단이기도 하다. 사실 이 말은 틀렸다. 여론은 급반전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여론의 형성, 지속, 변화는 강물을 닮았다.

강은 수천, 수만의 지천이 합류해 만들어진다. 강물은 여러 굽이와 물목을 지나 한참을 흐른다.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수중기가 되어 올라갔다가 다시 비가 내리며 강물은 또 만들어진다. 여론도 형성되고 바뀌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촛불민심 vs. 정권심판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마스크를 고쳐 쓰는 모습.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마스크를 고쳐 쓰는 모습.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선거에선 유권자 총의(總意)가 나타난다고 한다. 총의는 당시 선거를 관통하는 민심의 총아로 풀이된다. 2016년 총선에선 전체론 정권심판, 권역별론 기득권 심판으로 나타났다. 2017년 대선은 촛불민심을 대표한 문 대통령이 주도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선 성찰·쇄신을 거부한 보수심판이었다.

그렇다면 2020년 총선은 어떨까? 선거초반은 민주당의 촛불민심과 통합당의 정권심판의 맞대결이다. 2016년 말 타올랐던 촛불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난 9년간 보수정권 적폐청산·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도입·수사권 조정 등이 지금까지 이룬 촛불의 요구다. 개혁은 이제 첫발을 뗐다. 세부 조율과 협상, 제도화, 시행착오를 거쳐야 비로소 자리잡을 수 있다.

통합당의 정권심판론은 자칫 촛불과 탄핵 거부로 읽힐 수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총선에서 1당이 되면 문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청와대 사찰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을 서울 강서을에 전략공천했다. 촛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을 정면 부인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범보수가 최근 재편을 마쳤다. 정치이슈를 주도한 셈이다. 미디어오늘은 한국당, 통합당 보도가 크게 늘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붐업'은 종종 여론조사에 과잉 반영되기도 한다. 여론조사는 당시의 정치사회 분위기를 담아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통합당 출범 후 첫 여론조사(21일 한국갤럽·24일 리얼미터)에선 시너지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2016년 의석수와 2020년 초판 판세.
▲ 2016년 의석수와 2020년 초판 판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월 17∼2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천512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지난 21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2월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전화조사원 인터뷰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 KBS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월 22일-23일 서울 종로, 경남 양산을, 전남 목표 18세 시상 남녀 각 5백명 (무작위추출, 가중치 부여), 유무선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포인트, 응답률 종로 20%, 양상을 23.2%, 목포 22.5%)를 바탕으로 작성.
ⓒ 엄경영

관련사진보기

 
민주당 공천 초기 청와대 출신 전략공천, 김남국 변호사발 표적경선, 이른바 '문빠'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갤럽 2월 2주 여론조사(2월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응답률 14%)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 정부여당 견제론이 처음으로 지원론을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일부 언론에선 이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인용 '정권심판론'을 크게 부각했다. 보수재편과 맞물리면서 민주당 위기감이 고조됐다. (관련기사 : 여당 심판론에 힘 실은 중도층, 민주당 '빨간 불')
 
그러나 민주당 위기론은 과장되어 있다. 보수재편 붐업과 민주당 초기 공천의 난맥상, 코로나19 확산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민주당 위기가 부각된 것이다. 2016년 민주당은 110석을 얻어 새누리당(105석)을 누른 바 있다. 당시와 비교해서 선거 초반 권역별 판세는 민주당이 통합당에 상당한 차이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과거에 비해 호남의 압도적 우세가 더해졌고 충청, 강원에서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마스크 쓴 김부겸  대구와 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대구 수성구갑을 지역구로 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맨 오른쪽)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제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부겸,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박주민 공동선대위원장.
▲ 마스크 쓴 김부겸  대구와 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대구 수성구갑을 지역구로 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맨 오른쪽)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제1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부겸,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이해찬,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박주민 공동선대위원장.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수도권엔 122석이 걸려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민주당의 우세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대책 논란, 자영업 침체 지속으로 정부여당 불만이 누적되고 있지만 아직 판세가 역전됐다고 보긴 어렵다. 통합당이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경기 고양갑에 출마한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당선할지도 관심사다. 이번엔 민주당도 문명순 지역위원장을 공천했다.

민주당은 27석의 충청, 8석의 강원에선 4년 전보다 분위기가 더 좋다는 평가다.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출마할 경우 강원도에서도 해볼만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PK에선 민주당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경남 김해, 양산 등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의석을 기대하고 있다. 제주도 3곳은 민주당 우세에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통합당은 절대 우세 지역인 TK 외에 PK, 강원에서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충청권에선 지난 2016년 총선에선 14석을 얻어 근소하게 민주당을 앞섰다. 그러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충청권은 호남에 버금가는 높은 민주당 지지율이 나타내기도 했다.

통합당은 TK·PK를 석권(65중 50 이상)해도 다른 권역에서 힘겨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충청권에선 14석으로 절반을 넘었고 강원도를 석권(8석중 7석)했다. 4년 전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돼 의석을 지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2석을 획득했던 호남은 기대 난망이다.

통합당 선전의 키는 수도권 외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득표율에 달려있다. 한국당이 수도권에서 선전하고 비례대표 의석 20개 이상을 확보한다면 지난 총선 수준(122석)을 넘어설 수도 있다. 다만 비례의석을 확보할 수 있는 정당이 예상 외로 늘어날 수 있다(비례대표 득표율 3% 이상).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고려할 때 민주당, 미래한국당, 정의당, 호남기반 3당 통합인 민생당, 국민의당, 공화당·통일당 통합 신당 등 6개 정당이 비례의석 확보 사정권에 들어 있다.

통합당이 승리하기 위한 3가지 조건
 
 갤럽 자체조사 국민의원 선거 관심 정도 재구성
▲ 갤럽 자체조사 국민의원 선거 관심 정도 재구성  갤럽 자체 조사 2월 2주차 - 조사기간: 2020년 2월 11~13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4% /2020년 1월 2주차 - 조사기간: 2020년 1월 7~9일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4%/ 2019년 4월 2주차 조사기간: 2019년 4월 9~11일-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2명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5%/ 2015년 9월 4주차 2015년 9월 22~24일(3일간)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9%
ⓒ 엄경영

관련사진보기


통합당이 승리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통합당의 변화를 국민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는 경우다. 둘째, 범보수에 비판적인 젊은층이 대거 통합당 지지로 선회할 때이다. 셋째, 젊은층이 투표에 불참해 투표율이 2016년 총선 이전으로 돌아가면 된다. 첫째와 둘째는 연결되어 있다. 아직 현실화될 조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세 번째 요인인 젊은층 투표율도 갑자기 하락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2월 2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선거 관심 정도'는 2016년 총선 전보다 높다. 30대는 소폭 하락했지만 2019년 4월 2주에 비해서도 증가했다. 지난 세 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젊은층의 높은 투표율 탓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젊은층 투표율 흐름이 바뀔 것이란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에 좋지 않은 신호도 있다. 18∼29세, 30대는 '국회의원선거 관심 정도'는 한 달 전보다 줄어들었다. 여권 난맥상으로 인한 일시적 하락인지, 투표율 하락 사전지표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또 60대 이상에서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보수결집이 최고 수준에 이를 것이란 예고지표일 수 있다.

보수는 사실 부서진 집에 가깝다. 국민은 새집을 짓고 안의 가구도 다 바꾸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보수는 부분 수리와 일부 교체로 대응했다. 그리고 다른 간판을 달았다. 당명에도 '보수'를 지우고 '미래, 중도'를 담았지만 강경보수 메시지는 과거와 다르지 않다. 공천을 통해 사람을 바꾸고 있지만 정체성은 그대로란 평가다. 통합당은 보수재건 컨벤션 효과를 누렸다. 이제 이벤트에 가려 있던 디테일에서 위기가 본격화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확산되는 코로나19를 과연 각 정당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유권자들에게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시대정신연구소장입니다.


댓글1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또바기뉴스 발행인 자유기고가 시사평론가 국회, 청와대, 여론조사기관 등에서 활동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연대 행정대학원 북한·동아시아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중문학과 졸업 전북 전주고등학교 졸업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