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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국민과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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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됐던 판사들이 다시 법대에 앉는다. 아직 재판이 1심 단계이고, 사태 수습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사법부만 '사법농단'이 끝났다고 말하는 모습이다.

17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해 3월 5일 검찰이 사법농단에 연루됐다며 기소한 현직 법관 8명 가운데 7명을 3월 1일자로 재판부에 복귀시킨다고 발표했다. "사법연구기간이 이미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형사판결이 확정되기까지 경우에 따라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다. 다만 본인 희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이태종 전 서울서부지법원장은 올해 8월 31일까지 사법연구를 연장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사로 심상철 전 서울고등법원장은 광주시법원,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은 대구고법, 임성근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부산고법 재판부로 돌아간다. 조의연·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각각 서울북부지법과 서울동부지법,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는 대전지법에서 재판을 맡는다. 신광렬 전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는 사법연구가 끝났지만, 소속은 사법정책연구원이다.

사법연구는 재판 대신 국내외 사법분야 연구를 맡는 역할이지만 사법농단 연루 법관의 경우 '무보직'에 가까웠다. 검찰 기소 당시 김명수 대법원장은 "피고인으로 형사재판을 받게 된 법관이 다른 한편으로 재판업무를 수행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의 사법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들에게 사법연구를 명했다. 당시 정직 징계 중이던 이민걸·방창현의 경우 그해 6월 같은 이유로 사법연구 인사가 났다. 이 조치는 한 번씩 연장됐고, 2월말 끝날 예정이었다.

진상규명, 관련자 문책한다더니... "처음부터 이럴 계획이었나"
 
 KTX해고승무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수사와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 요구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자료사진)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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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만해도 김 대법원장은 "현안(사법농단)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엄정한 문책이 필요하다는 게 확고한 생각"이라고 밝혔다(2018년 9월 사법부 70주년 기념식). 하지만 김명수 대법원은 사법농단 판사들의 재판 배제 1년만에 그들의 재판 복귀를 단행했다.

이 판사들은 여전히 '피고인' 신분이다. 신광렬·조의연·성창호·임성근 판사의 경우 2월 13일과 14일 연달아 무죄가 나오긴 했지만 1심이었다. 심상철·이민걸·방창현·이태종 판사는 1심조차 끝나지 않았다.

심상찮은 조짐은 있었다. 지난해 5월 9일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한 조사 및 감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며 "오늘 현직 법관 10명에 대하여 추가로 징계청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9개월이 지난 뒤에도 이들의 징계소식은커녕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관련기사 : 66명 중 징계청구는 10명뿐... '위기의 사법부').

여기에 더해 사법농단 연루 법관들의 재판 복귀까지 정해졌다. 김 대법원장의 확고함은 이미 흔들린 지 오래다.

김지미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위원장)는 "처음 재판 배제했을 때부터 이럴 계획이었냐"며 "할 말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재판이 몇 년씩 걸린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도 아니고, 당시에 워낙 여론이 안 좋았으니 소나기만 피하자 했던 셈"이라며 "내심 (해당 판사들을 재판 복귀시킬) 계기를 기다리다가 다수 법관이 무죄판결 받았으니 명분을 잡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100번 양보해서 확정 판결은 아니어도 일부는 1심 무죄가 나왔지만,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람들까지 복귀시킬 명분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인사는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으리라는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 김명수 대법원에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제 누가 법원을 믿겠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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