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28·지롱댕 보르도)가 10일 만에 시즌 5호골을 작렬하며 분전했지만 아쉽게 팀은 무승부에 머물렀다.
 
보르도는 16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마뮈 아틀랑티크 경기장에서 열린 2019-20 프랑스 리그앙 25라운드 디종과의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로써 보르도는 9승 8무 8패(승점 35)를 기록, 리그 9위를 유지했다. 디종은 승점 25로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렀다.
 
황의조, 세트피스 동점골로 분위기 반전… 하지만 팀은 무승부 
  
 헤딩 동점골을 터트린 뒤 동료와 기쁨을 나누는 황의조(오른쪽)

헤딩 동점골을 터트린 뒤 동료와 기쁨을 나누는 황의조(오른쪽) ⓒ AFP/연합뉴스

 
이날 보르도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원톱은 지미 브리앙, 황의조는 니콜라 드 프레빌, 레미 우당과 2선에 포진했다.

중원은 오타비우-토마 베시치, 포백은 로리스 베니토-요리스 베니토-파블루-유수프 사발리로 구성됐고, 골문은 베노아 코스틸이 지켰다.
 
황의조는 왼쪽과 중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많은 활동량을 보였다. 전반 5분 발바닥으로 절묘한 볼터치로 수비수 한 명을 벗겨내는가 하면 전반 18분에는 오른쪽 우당을 향해 정확한 오픈 롱패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보르도는 출발이 좋지 못했다. 앞선 전반 16분 높이 형성된 수비 라인이 모두 무너지면서 무아르 슈야에게 단독 찬스를 허용했고, 결국 선제골을 내줬다.
 
경기력도 최악에 가까웠다. 빌드업과 공격 작업이 원활치 않았고, 디종의 역습에 고전하는 흐름이었다.
 
전반 31분 모처럼 기회를 잡았다. 사발리가 크로스를 올릴 때 황의조가 문전으로 빠르게 쇄도했지만 브리앙과 동선이 겹치며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하지만 보르도가 분위기를 바꾼 것은 전반 35분 코너킥이었다. 바시치가 올려준 왼발 코너킥을 황의조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황의조의 리그 5호골이었다. 상대 수비의 견제 속에서도 몸싸움으로 버텨내며 위치를 점한 뒤 머리로 방향을 돌려놨다. 위치 선정과 공에 대한 집중력이 돋보였다.
 
황의조는 전반 40분에는 은동의 움직임을 파악해 공을 가로채며 수비에도 공헌했다. 전반은 1-1로 종료됐다.
 
보르도는 후반 3분 줄곧 공간을 노출하며 역습을 내줬다. 슈야의 슈팅을 코스틸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내며 위기를 모면했다.

황의조는 후반 10분 상대 풀백을 등진 뒤 돌아서며 돌파를 시도했지만 태클에 걸려 파울을 얻어냈다. 

반격에 나선 보르도는 후반 19분에는 전세를 뒤집었다. 바시치의 전진 패스를 받은 브리앙이 골키퍼를 제친 뒤 빈 골문으로 차 넣으며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보르도의 수비 불안이 또 발목을 잡았다. 후반 27분 슈야가 자신을 마크하러 달려온 사발리와 맞선 상황에서 가볍게 오른발 감아차는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는 후반 38분 왼쪽에서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보르도는 후반 39분 황의조 대신 야신 아들리를 투입했다. 그러나 흐름을 바꾸지 못한 채 아쉽게 홈에서 무승부에 그쳤다.
 
전반기와 달라진 황의조, 헤더골 비율 증가
 
후반기 들어 황의조의 득점 페이스가 매우 빠르다. 지난 6일 23라운드 브레스트전에서 시즌 4호골을 터뜨린 황의조는 약 3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바 있다. 24라운드에서는 침묵했지만 이번 25라운드 디종전에서 재차 골맛을 봤다. 
 
황의조는 전반기에만 총 5개의 공격 포인트(3골 2도움) 모두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기록한 바 있다. 특히 3골 모두 중거리 슈팅이었다. 동료의 도움없이 오로지 혼자서 골을 만들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달라진 점이라면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의 득점이 이뤄지고 있으며, 세트 피스에서의 헤더골 비율이 늘어났다는데 있다. 현재 보르도 1선과 2선 공격진 가운데 황의조의 제공권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23라운드 브레스트전에서 유럽 진출 이후 첫 번째 헤더골에 이어 또 다시 머리로 득점을 성공시킨 것은 고무적이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황의조에게 평점 7.78을 매겼다. 보르도 팀 내 가장 높은 평점이다. 양 팀을 통틀어 멀티골을 넣은 디종의 슈야(9.05)점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이날 황의조는 1골을 비롯해 슈팅 2회, 드리블 성공 2회, 패스성공률 94%를 기록했다. 보르도의 공격은 황의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황의조는 올 시즌 초반 새 포지션에서 다소 힘겨워 했다. 보르도의 파울루 수자 감독은 줄곧 1985년생의 노장 지미 브리앙을 센퍼 포워드로 기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황의조는 본 포지션인 중앙 대신 왼쪽 윙포워드에서 뛸 수 밖에 없었다.

황의조의 동선은 왼쪽 터치 라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주로 오가면서도 상황에 따라 중앙으로 치우치며 박스 침투를 감행한다.
 
그럼에도 브리앙의 동선과 겹치지 않으려면 제한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 골문과의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슈팅할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적어졌고, 수비에 가담하는 비중과 활동거리가 매우 늘어나면서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후반 들어 활동량이 급감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후반 초반 교체 아웃 되는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윙 포워드에 적응하면서 90분을 소화하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공수에 걸쳐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황의조는 어느덧 5골 고지를 넘어서며, 7개의 공격포인트(5골 2도움)를 달성했다.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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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보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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