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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김석기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용산참사 유족들이 항의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올해 권영국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가 그곳에 입주했다.
 4년전 김석기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용산참사 유족들이 항의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올해 권영국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가 그곳에 입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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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4.15 총선) 경주시 선거구 정의당 권영국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 김석기 국회의원이 제20대 총선 때부터 4년 동안 사용했던 사무실을 선거사무소로 사용하면서 두사람의 관계가 새삼 관심을 모은다.

김석기 국회의원은 4년 전 제20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경주도심권 대표적인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네거리에 있는 4층짜리 건물 2층과 3층, 2개층을 선거사무소로 사용했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에는 2, 3층 전부를 사용하지 않고 2층만 임차해 지난 연말까지 사용했다. 2개층을 모두 사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3층은 보험회사 대리점이 사용했다.

김 의원 측은 2층 사무실 임차기간 만료를 4개월여 남겨둔 지난해 연말 용강동에 새 사무실을 마련해 이사했다. 좀더 넓은 곳을 사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3층 보험사무실의 임대기한도 지난 연말까지였다.

한편 선거사무소를 찾던 권영국 예비후보는 때마침 비어있던 이 건물 3층을 선거사무소로 임차해 입주했다. 4년 전 김석기 후보가 사용했던 선거사무소 2개층 가운데 1개층을 사용하게 된 것이다.

권영국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4년 전 국회에 등원한 김석기 의원의 기를 받아 권 후보가 반드시 국회의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3월9일 당시 권영국 예비후보가 김석기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용산참사 유족들과 김 후보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당시 김석기 후보 선거 홍보물이 걸려 있던 곳에 올해는 권영국 예비후보 홍보물이 걸려 있다.
 2016년 3월9일 당시 권영국 예비후보가 김석기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용산참사 유족들과 김 후보의 책임론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당시 김석기 후보 선거 홍보물이 걸려 있던 곳에 올해는 권영국 예비후보 홍보물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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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정치적인 인연은 4년 전 권 예비후보의 경주 출마로 맺어지지만, 거슬러 올라가면 2009년 1월20일 용산참사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용산참사 당시 김석기 의원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이자 경찰청장 내정자로서 경찰진압책임자였다. 권영국 예비후보는 용산참사 진상조사단 조사팀장, 용산참사 구속 철거민 공동변호인단으로 활동했다.

김석기 의원이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한국공항공사 사장을 거쳐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두번째로 도전하면서 두사람의 정치적인 인연은 시작됐다. 권영국 예비후보가 전격적으로 경주 출마를 선언한 것.

그해 2월24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한 권영국 예비후보의 출마선언문 제목은 '불통의 박근혜 정권 심판하고,김석기 새누리당 예비후보 잡으러 경주로 왔습니다'였다. 용산참사 책임자인 김석기당시 예비후보에 대한 책임추궁및  대항마로서 출마를 강조했던 것.

 
2016년 2월 24일 당시 권영국 출마예정자의 출마선언문. '김석기 후보 잡으러 경주에 왔다'는 것을 제목으로 뽑았다.
 2016년 2월 24일 당시 권영국 출마예정자의 출마선언문. "김석기 후보 잡으러 경주에 왔다"는 것을 제목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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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출마선언문에서 권영국 예비후보는 "용산참사 살인진압의 주범 김석기씨의 감추어진 진실을 폭로하고 이를 지원하고 있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경주에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선거운동 운동을 전후해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김석기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김석기 후보가 갈곳은 국회가 아니라 감옥'이라며 항의시위를 할 때에 권 예비후보는 빠짐없이 그들과 함께 했다. 용산참사 유족들은 당연히 자신들의 편에서 진상조사단 활동과 변호를 했던 권 예비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권 예비후보는 당시 선거운동 기간 내내 김석기 후보의 용산참사 책임론을 거세게 제기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조우를 할 때도 권 예비후보는 김 후보와는 악수조차 나누지 않았다. 그랬던 권영국 예비후보가 당시 김석기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쓰게 된 것이다. 묘한 인연인 셈이다.
 
2016년 3월25일 경주시선관위가 마련한 준법 정책선거 결의 행사에 참석한 김석기 후보가 권영국 후보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권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
 2016년 3월25일 경주시선관위가 마련한 준법 정책선거 결의 행사에 참석한 김석기 후보가 권영국 후보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권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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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25일 경주시선관위가 마련한 준법 정책선거 결의 행사에 참석한 김석기 후보가 권영국 후보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권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
 2016년 3월25일 경주시선관위가 마련한 준법 정책선거 결의 행사에 참석한 김석기 후보가 권영국 후보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권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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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예비후보 측은 올해 선거에서는 용산참사 책임론을 제기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한다.

4년 전에는 용산참사 주범으로서 김석기 후보에 대한 대항마로 출마했다면, 이번 선거는 정치변화와 경주를 발전시킬 대표선수 교체를 이번 선거의 주요방향으로 정한 데 따른 것이라는 것.

권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핵심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는 용산 문제보다는 경주지역의 현안문제 및 정치교체를 핵심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권 예비후보는 지난 1월21일 출마기자회견에서 "수구보수 일변도의 정치 지형을 과감하게 바꾸기 위해 출마한다"고 출마이유를 설명하면서 '용산참사'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용산책임론 거론, 11명 예비후보중 이채관 예비후보가 유일

지난해 12월17일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이후 권 예비후보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최성훈 예비후보 등이 이 문제를 일절 거론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석기 의원을 향해 용산참사 책임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11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공교롭게도 자유한국당 이채관 예비후보가 유일하다.

이채관 예비후보는 기자회견 때마다 김석기 의원을 향해 "용산참사로 서울시민의 생명을 빼앗았다"며 "이런 인물이 경주를 대표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잇다.

김석기 의원은 이에 대해 일절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 대법관 전원일치로 경찰의 조치가 정당했다고 판결했다는 종전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용산참사유족들을 중심으로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는 김석기 의원의 책임론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지난달 20일 용산참사 11주기를 맞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앞으로 김석기의원 공천반대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같은날 경주지역 노동, 시민사회단체회원들도  용강동 김석기 의원 사무실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반대를 외치기도 했다.

유족들과 진보적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경찰청 인권침해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용산참사 재조사 결과 경찰지휘부의 조기 과잉진압 사실과 조직적 여론조작, 검찰의 편파 부실 수사내용이 드러났다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김석기 의원 국회의원 공천 반대를 요구하는 한편 검찰총장 사과 및 제도개선 권고 이행, 국가폭력 사건 공소시효 배제와 특별조사기구 설치 등을 통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주포커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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