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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미래한국당 인턴모집 공고
▲ 자유한국당과 미래한국당은 한몸?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미래한국당 인턴모집 공고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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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준 연동형비례대표제가 국회를 통과하자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서 미래한국당의 인턴직원 모집공고를 냈다. 자유한국당은 '자유한국당의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위해 일할 직원을 모집한다'고 공고했으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훼손하는 시도로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3일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의 '소식'란에 미래한국당 인턴직원 모집 공고가 게시됐다. 공고 하단에 '미래한국당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라고 적혀 있고 문의사항 역시 미래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연락하도록 되어있지만 엄연히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이다.

모집 대상 인턴들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선거 업무 지원에 투입된다. 미래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근무하며, 급여 조건은 국가공무원 9급 상당 급여다. 실제로 이들의 근무 기간은 2020년 2월 17일로부터 2개월간으로 되어 있다. 총선이 끝나면 잘리는 '티슈 인턴'인 셈이다.

미래한국당의 당대표는 용인병에서 4선을 지내고 불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한선교 의원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열리는 미래한국당 창당대회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참석할 예정이다. 

미래한국당 대표로 내정된 한선교 의원은 언론을 통해 "미래한국당은 어디에 예속된 정당이 아니고, 간섭도 받지 않는 독립된 정당"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 의원 본인 자체가 황교안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친황 인사다. 

또한 위성정당의 실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자유한국당 원영섭 조직부총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유한국당과 미래한국당이 "총선 후 다시 합당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등록일 마감일 이전에 기호 2번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선관위는 '비례자유한국당'에 대해 사용금지를 통보했다. 여기서 비례라는 글자를 미래로 바꿔서 미래한국당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의 대표자는 원영섭 자유한국당 조직부총장의 아내였다. 미래한국당이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운영되는 조직일지 의심스러운 이유다.

현재 미래한국당에 갈 의원으로 확정된 의원은 한선교 의원 1명이다. 미래한국당 측은 5명까지 현역의원 수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경상보조금 지급기일(15일)까지 5명의 의원을 만들어 보조금을 받을 예정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을 미래한국당에 보낼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과 정의당, 황교안 대표 검찰 고발

이에 대한 다른 정당의 여론은 싸늘하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미래한국당 창당에 맞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불출마 의원들을 미래한국당에 가도록 권유한 것이 정당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미래한국당 가입을 당 대표의 지위에서 강요 및 억압한 것이 입당 강요 혐의에, 위계, 사술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자유로운 정당 선거를 방해하려는 선거 자유 방해 혐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검찰은 미래한국당의 이중 당적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미래한국당 당원들에 대한 이중 당적 여부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의견서도 제출했다.

대안신당 측은 "비례 위성 정당은 정당설립 취지나 목적에서 헌법에 규정된 대의민주주의의 골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측은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연동형 비례제 선거법을 통과시키면 우리는 자매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수차례 경고했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폭거를 자행한 민주당에 대해서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방어적 조치로 자매 정당을 설립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고발에 대해서는 "최고의 고민이 바로 자매정당을 홍보하는 문제"인데, "민주당과 정의당 등 훼방을 놓고 욕을 해대니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어서 그것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자유한국당은 야당이고, 황교안 대표의 입지는 역대 보수정당 당 대표들에 비해 안정적이지 못하다. 현 상황에서는 불출마 의원들이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만 당선시키는 데 쓰이고 총선 이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그러나 미래한국당 자체는 여전히 개정된 선거법 하에서 위력이 있다. 미래한국당 공고가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것처럼, 미래한국당이 자유한국당의 유명세와 인프라를 활용할 수도 있다. 당분간 미래한국당을 두고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정치, #자유한국당, #한선교, #비례대표, #선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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