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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꾹 다문 원종건 더불어민주당 총선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가 28일 자신에 대한 '미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꾹 다물고 있다.
▲ 입 꾹 다문 원종건 더불어민주당 총선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가 지난 1월 28일 자신에 대한 "미투"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꾹 다물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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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자 본인이 성희롱·성추행 관련 진정 및 민원 등의 문제 제기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 본인이 언론에 기고한 글‧칼럼, 강연・회의 등 공개석상에서의 발언 중 혐오발언(성별·장애·인종 등)으로 논란 또는 이슈가 된 적이 있거나, 추후 논란이 예상되는 사항이 있습니까?

'정의당' 이름을 달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이 반드시 대답해야 하는 질문들이다. 답하지 않으면 후보 출마를 할 수 없고, 답한 내용이 거짓일 경우엔 출마자격이 박탈되거나 형사고소가 진행될 수도 있다. 

지난 1월 28일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씨는 데이트 폭력 의혹이 논란이 되자 서둘러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후보들이 사전에 의무로 제출하는 '공직선거후보자 사전질문지'가 눈에 띈다.

앞서 원씨가 사퇴 기자회견 뒤 질의응답도 피한 채 국회를 빠져나간 뒤, 민주당 측은 대변인을 통해 "당에서 검증을 하긴 했는데, 본인 소명과 설명 중심으로 듣다 보니 상세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찬 당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또한 이후 "검증이 부족했다"며 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원씨는 4일 페이스북에 "데이트 성폭행이 있었다는 A씨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부인했지만, 이날 밤 여자친구로 알려진 이는 원씨 주장을 다시 반박하는 글을 올렸다.(관련 기사: 고개 숙인 이해찬 "원종건 논란, 송구스럽다")

정의당 후보면 답해야 하는 질문들... 거짓이면 형사고소까지 고려
 
 ‘정의당’ 이름을 달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은 7개 분야, 25개 질문에 답변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이중 성희롱 등 성평등과 인권에 관련한 질문.
 ‘정의당’ 이름을 달고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은 7개 분야, 25개 질문에 답변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이중 성희롱 등 성평등과 인권에 관련한 질문.
ⓒ 유성애, 정의당 자격심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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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에서 국회의원 등 공직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는, 반드시 당 공직선거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아래 후보심사위)에 자기소개서·교육이수서약서(디지털성범죄·차별금지법 등) 등과 함께 '사전질문지'를 기재해 제출해야 한다.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후보자가 여기 답하지 않으면 출마할 수 없다. 심사위 요청시 재소명도 해야 한다.

후보자들은 이때 사실에 기초해 7개 분야, 25개 질문에 답변해야 한다. 질문지는 총 12쪽으로, 분야별로는 주민등록 및 병역 사항(본인 또는 배우자 특혜 여부), 범죄경력(형사재판·음주운전), 부동산 보유 사항 및 납세의무 이행(체납·상속재산 여부), 대학입시 및 학위사항(허위학력·연구윤리 준수 문제 등), 취업 및 직무윤리, 인권·기타 등이 아래 세부 내용이다.

후보자는 질문마다 '예' / '아니오' / '확인필요' 셋 중 하나에 체크하고, 만일 '예' 또는 '확인필요'라고 답변할 경우 관련 사실과 이유를 기술해야 한다. 심사위 측은 질문지에 "기재한 소명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경우에는 공직선거후보에서 배제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필요 시) 당 내부 징계 및 업무방해죄 등의 형사고소가 있을 수도 있다"라고 사전 공지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어떨까?

민주당은? "사전 검증 부족·비공개이다 보니 더 소홀"

민주당 또한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아래 검증위, 김경협 위원장)를 통해 후보자들을 검증하나, 영입인재의 경우엔 다르다. 인재영입위는 당내 추천을 받아 별도로 운영된다. 검증위 산하에 '젠더폭력검증소위원회'가 있지만, 영입인재는 위원회가 따로 운영되는 탓에 예외다.

영입인재의 사전 검증이 얼마나 자세하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엇갈린다. 당 핵심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영입위 안에 검증팀이 따로 있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내용을 사전에 점검하려 하고 있다"며 "(원씨의 경우) 당시엔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진성준 검증위 간사위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입위가 따로 검증하는 걸로 안다. 영입인재는 당의 얼굴·간판인데, 그렇게 어설프게 대충 검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경협 검증위 위원장의 말은 다르다. 그는 지난 1월 30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영입인재는 일단 검증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시스템에 의한 검증은 되고 있지 않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제도적으로 보강할 부분"이라는 얘기였다. 전날(1월 29일) 최고위에서 나온 "향후 사전 검증을 더 철저히 하겠다"(이해찬 대표), "젠더폭력 문제는 무관용이 원칙, 인재 검증을 더 철저히 할 것"(남인순 최고위원)이라는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영입 인재'인 탓에 검증이 비교적 허술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정무직인 경우엔 여기저기서 세평을 듣거나 따로 알아볼 수 있겠지만, 당에서 '와 달라'고 부탁하는 상대인 영입 인재들을 어디까지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사람일수록 리스크가 크다"는 것. 당내 영입행사에 참석했다는 이 의원은 "당일까지도 인재가 누구인지 안 알려주더라"라고 덧붙였다. 

영입 인재가 당 내부에서 지나치게 기밀로 분류되다 보니, 또 당이 '깜짝 이벤트'에만 치중하다 보니 불거지는 문제란 얘기다. 실제로 영입 인재 명단은 공개 전까지 이해찬 대표와 대표 비서실장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알 수 없다. 진성준 간사 또한 "영입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다 보니 더 알기 어려웠을 것이다, 문제를 아는 제3자들이 제보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사전 검증이 더 어려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사생활 문제 아냐, 성희롱·성매매 전력 검증해야"

민주당은 앞서 "사전 검증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으로 진전된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인재를 영입하며) 뭘 어디까지 검증하는지 공개하긴 어렵다. 부동산·범죄전력 등 확인할 수 있는 건 다 검증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당사자들과 꼼꼼한 질의응답을 통해 그런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체크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사생활을 어디까지 검증할 수 있는지 의문(김경협 검증위원장)", "원종건씨 건은 대단히 사적인 영역, 내밀한 사이에서 벌어져 사전에 알기 어려운 문제(진 간사)"라며 이를 '사생활'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원씨 논란 뒤 "민주당은 안희정 사건을 겪은 정당이다, 정말로 미투에 응답할 준비가 돼 있는가"란 논평을 낸 정의당 조혜민 여성본부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여성들이 겪는 대부분의 성폭력이 남편·남자친구 등 '친밀한 관계'에서 온다. 사적이라고 하지만 실은 구조적 문제"라고 반박했다.  
   
 정의당 조혜민 여성본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하는 엄마들-정의당 시민선거인단 참여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정의당 조혜민 여성본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하는 엄마들-정의당 시민선거인단 참여 협약식"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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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본부장은 "(이 문제는) 특히 검증이 어렵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럼에도 이를 미리 방지할 수 있게 검증을 강화하는 게 정당의 책무"라며 "검증 과정에 당 여성위 혹은 젠더감수성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폭력문제를 외면하는 정당에게 21대 국회의 자리는 없다'란 논평을 낸 한국여성의전화는 "성폭력·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매우 높아졌다. 민주당도 이를 유념하고 후보자를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원씨 논란 뒤, 정당이 선거 후보자를 공천할 때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와 관련한 공천 심사 기준을 따로 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여성인권단체인 전국미투생존자연대(미투연대)는 1월 29일 성명을 내고 "미투는 이제 사적영역을 넘어 전국민이 공감하는 문제가 됐다, 각 정당은 4·15 총선 인재 영입 시 '미투' 관련한 심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남정숙 미투연대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민주당이 젠더 문제를 '사생활'로 치부하는 건,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며 "성폭력 문제는 주로 남녀 간 위계차이에서 비롯된다. 향후엔 영입인재라도 성희롱·성매매 전력이 없는지, 여성 혐오·차별 발언을 한 적은 없는지 등 시대흐름에 맞춰 강화된 기준으로 검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2, 제3의 원종건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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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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