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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세도면 강변에서 고라니를 뜯어 먹고 있는 야생화 된 들개.
 충남 부여군 세도면 강변에서 고라니를 뜯어 먹고 있는 야생화 된 들개.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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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강변에 공원이 조성된 후 버려지는 애완동물들이 많다. 지난 설 명절에도 크고 작은 개와 고양이들이 버려졌다. 버려진 개들의 다수는 질병에 걸려 죽는다. 그러나 일부 살아남은 개와 고양이는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심지어 사람까지 공격한다.

들개에 물리고 사고가 생겼다는 언론 보도는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도심의 공원에서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던 시민이 갑자기 출몰한 들개의 공격을 받았다는 사건부터 농장의 닭들을 들개가 공격해 떼죽음을 시켰다는 사건까지.

도심과 산, 강변까지 마구잡이로 버려지는 애완동물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에 따르면 야생에 버려진 애완동물의 경우 상당수는 질병에 걸려 죽어간다고 한다. 신고에 의해 포획되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도록 보호자나 분양 신청자가 없으면 자연사를 시키고 있다. 동물이 주민의 품으로 돌아갈 확률은 약 3% 정도다.

지난 명절 금강에 버려진 강아지들
   
충남 부여군 백제보 상류에도 개들이 강변을 어슬렁거리며 노니고 있다.
 충남 부여군 백제보 상류에도 개들이 강변을 어슬렁거리며 노니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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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물줄기는 400km다. 4대강 사업 당시 이명박 정부는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3개의 보를 건설하면서 398km의 강변을 파헤쳐 92곳의 수변공원을 조성했다. 그러나 도심과 인접한 수변공원의 이용률은 높은 반면 도심과 떨어진 곳에서는 사람들의 인적을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다.
  
설 명절이 끝나고 충남 부여군 백제보 인근 수변공원에 2마리의 개들이 고라니를 쫓는 모습이 목격됐다. 잘 정리된 넓은 공원에 수풀에 있던 꿩들이 날아오르며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껑충껑충 뛰어가던 고라니는 갈대숲으로 사라졌고, 개들도 빠른 속도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부여군 세도면 강변에서는 대형 개들이 고라니를 사냥해 사체를 뜯어 먹는 장면이 보였다. 하얀색 개 한 마리는 사냥한 것으로 보이는 고라니를 먹고, 다른 한 마리는 주변을 경계하는 듯 보였다. 기자가 다가가자 주변을 경계하던 개가 달려들어 공격하기도 했다.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에 버려진 개 2마리는 어린 새끼로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들어 보였다.
 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에 버려진 개 2마리는 어린 새끼로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들어 보였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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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쌍신생태공원 주변에도 설 명절 이후 3마리의 낯선 개가 보이기 시작했다. 집에서 키우던 것으로 보이는 다 큰 성견부터 작은 새끼까지 공원 주변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개들이 갈대밭으로 뛰어들자 주변 수풀에서 고라니가 뛰고 새들이 날아올랐다.

이곳에는 지난해 여름에도 강아지들이 버려진 곳이다(관련기사 : 4대강 공원에 버려진 개들의 '비참한 최후' http://omn.kr/1jdct). 당시 기사가 나가고 많은 시민이 먹이를 가져다주는 등 관심을 가졌으나 결국은 버티지 못하고 죽은 모습으로 발견됐다.

개들이 버려진 곳은 이곳만이 아니다. 충남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를 연결하는 하굿둑 인근 공원에도 애완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특히 이곳은 가창오리를 비롯해 새들이 많아 사진을 찍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작가들이 모여든다. 이곳에서 만난 한 작가의 말이다.

"요즘 버려지는 개들이 너무 많다. 여름 휴가철이나 명절이면 더 많이 버려진다. 가끔 개들이 고라니를 잡기 위해 쫒아가는 모습을 본다. 고라니가 지칠 때까지 따라다니다 잡아먹는다. 이런 개들은 사람까지 공격한다. 개뿐만이 아니라 고양이, 토끼, 햄스터 등 많은 애완동물이 버려지고 있다."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애완동물은 자연 생태계를 교란한다. 먹이가 부족해지면 인근 농장의 가축부터 사람까지 공격한다.

여름 휴가철과 명절이면 더 많은 생명이 버려지고 있어 철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충남 부여군 세도면 강변에서 고라니를 뜯어 먹고 있는 야생화 된 들개.
 충남 부여군 세도면 강변에서 고라니를 뜯어 먹고 있는 야생화 된 들개.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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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버려지는 애완동물, #반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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