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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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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의 권한이 확대되면서 경찰을 견제할 경찰개혁 입법이 차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경찰 권한 분산 및 축소를 개혁 핵심으로 꼽고, 이를 위해선 행정-수사 경찰 분리와 더불어 정보경찰 재편 내지 폐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에 따라 커지는 경찰의 권한도 민주적으로 분산돼야 한다"면서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을 통한 권력 남용의 통제라는 점에서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자치경찰제 도입과 국가수사본부 설치는 한 묶음"임을 강조하고, 국회에 경찰 관련 법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할 경찰개혁 법안에 정보경찰 업무범위 축소 혹은 폐지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랑희 '인권운동공간 활' 상임활동가는 23일 기자에게 "선거개입, 불법 사찰, 노조 파괴 등 정보경찰이 전방위적으로 손을 뻗지 않는 곳이 없다"면서 "수사정보 수집의 경우 각 영역의 경찰이 필요한 만큼 하면 되므로 굳이 정보경찰이 따로 존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보경찰은 수사정보뿐 아니라 공직자 동향과 세평, 시위 첩보, 노동조합 활동, 민심 등 여론 수집 등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 대상으로 삼는다. 3000여 명의 정보경찰이 전국에서 수집한 첩보가 경찰청 정보국으로 집약된다. 이렇게 정보경찰이 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근거는 현행법이 경찰의 직무범위에 치안정보 수집을 규정한 것이다. 그러나 치안정보라는 개념이 모호하다 보니 경찰의 정보수집 활동은 정권의 손발 노릇을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 재소환 “여론조작 한 적 없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특별수사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재소환되고 있다.
▲ 조현오 전 경찰청장 재소환 “여론조작 한 적 없다” 지난 2018년 9월 12일 오전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특별수사단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재소환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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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보경찰의 정치개입과 불법 사찰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1월∼2012년 4월까지 정보경찰로 구성된 댓글 전담팀을 꾸린 뒤 온라인 댓글과 게시글 등을 통한 여론 조작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2018년 10월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정보경찰을 동원해 야당 정치인을 사찰하고, 친박 후보를 위한 맞춤형 선거정보를 수집, 선거대책을 수립한 혐의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2019년 5월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밀양 송전탑 사태 때는 지역 정보경찰이 정부와 한국전력의 편에서 주민들을 협박·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4년 일어난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양산센터분회장 시신 탈취 사건에선 양산경찰서 정보경찰들이 유가족을 회유하고 합의금을 받도록 돕는 등 삼성을 조력한 대가로 1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는 혐의가 불거졌다. 이들은 지난 17일 1심에서 이 같은 혐의가 인정돼 유죄를 선고 받았다.

관행적으로 의존해온 정보경찰... "고리 끊지 않으면 악습 반복"

경찰이 범죄 혐의가 없는 민간인에 대해 본인 동의 없이 휴대전화 통신내역을 조회하는 경우도 한때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는 피해자의 위치와 접촉하는 사람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인 사찰 우려를 낳았다.

이런 폐해에 따라 지난 2019년 12월 말 홍익표·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개혁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소 의원은 특히 현행 경찰직무집행법에서 '치안정보' 개념을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로 구체화해 경찰의 자의적이고 광범위한 정보수집 활동을 제한하고자 했다.

랑희 활동가는 이에 대해 "정보경찰이 해온 활동은 법적 근거가 없는데, 경찰은 관행적으로 해온 거라고 얘기한다"면서 "해당 법안들은 두리뭉술하게 근거없이 해온 일들을 법적 근거를 만들어줘서 더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주는 법들이라 문제가 된다, (치안정보에서 공공안녕으로) 말을 바꾼다고 해서 그동안 광범위하게 정보수집해온 것이 통제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역대 정권은 관행적으로 공직자 평판, 인사검증, 선거 관련 정보 등을 정보경찰에 의존해 왔다. 정보경찰이 수집한 정보가 작성 경찰의 대응 의견까지 첨부돼 청와대로 올라가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다. 하지만 관련 정보들은 떠도는 세평과 지인 평판을 위주로 수집된 것들이라 자칫 편향되거나 왜곡된 내용이 수집돼 보고될 가능성이 높다.

랑희 활동가는 정보경찰 폐지에 대해 정부가 소극적인 것에 대해 "정보경찰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권력 입장에선 눈과 귀가 돼주는 경찰이 물어다 주는 정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그래서 정보경찰을 놓지 못한다.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 기능이 없어졌기 때문에 정보경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데, 정보경찰을 통해 왜곡된 정보, 정권 입맛에 맞는 정보가 몰리고, 보고된 정보를 통해 정권이 하고 싶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악습이 반복된다"면서 "각종 정보들이 누구의 필요에 의해, 어떤 목적으로 수집되고, 어떻게 활용되는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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