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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우여곡절 끝에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처음 문제제기 된 지 466일 만이다. 사실 유치원 3법은 쟁점 법안이 될 만한 사안이 아닐 뿐더러 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되어 330일만 지나면 본회의 표결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비협조와 선거법 개혁·검찰 개혁 법안 처리 등으로 유치원 3법은 후순위로 밀려 13일 가까스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유치원 문제를 처음 제기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소회가 궁금해 지난 21일 서울 미아사거리역 근처 커피숍에서 박 의원을 만났다. 다음은 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최악의 상황 생각했는데 통과돼 기뻐... 이제 시작"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박용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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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466일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어요. 인터뷰 보니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 기분이라고 했더라고요, 어땠길래 그런 기분이 든 건가요?
"안 될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국회는 물리적 시간 때문에 막바지로 흐르고 있었고요. 또 4+1협의체에서 유치원 3법 문제를 통과시키는 것에 대해 협의된 적이 없어서 가장 어려운 조건으로 가고 있었죠. 어쨌든 국민의 관심 같은 것 때문에 막판 통과돼서 너무 기뻤고 너무 좋았어요. 466일 만에 만져보는 성과라서 기분이 좋았고요."

- 민주당 내에서 유치원 3법이 통과되기 전에 무슨 이야기가 있었나요?
"민주당은 당론 법안이었기 때문에 이 법안에 대한 이견이나 압력이 있어도 별 걱정 안 했어요. 걱정은 4+1협의체에 참여하는 다른 야당들이 이 부분에 대해 확실한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은 거였죠. 또 총선을 앞두고 한유총 측 눈치를 봐야 하는 의원들이 많았고 한유총이 압박 전술을 적극적으로 폈어요. 그 부분이 걱정스러웠고 확인이 안 되니 힘들었던 거죠."

-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나오진 않은 거 아닌가요?
"어쨌든 민주당이 아니었다면 이 법안이 통과 안 됐을 거라는 건 분명해요. 민주당 의원들도 선거를 앞두고 이 걱정 저 걱정 있을 수 있고 법안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을 수 있죠. 그러나 입장을 바꿔 제가 더불어민주당 아닌 다른 야당 소속이었다면 이 법안은 패스트트랙에 올라가지도 못했을 거고 통과도 못 했을 거라고 저는 봐요. 그냥 박용진이라는 의원이 영웅 되어 국민의 박수 받고 끝나는 거죠. 근데 국회는 국민을 위한 제도의 변화를 통해 세상 바꾸는 걸 하는 데이지 국회의원 뜨는 게 목적이 아니거든요."

- 유치원 3법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잖아요, 그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을 것 같은데.
"책임은 1차적으로 자유한국당에 있죠. 왜냐면 법안 심사할 때도 계속 시간 끌고 발목 잡았고 패스트트랙에 올라가도 330일 동안 아무런 논의 안 했고 그 기간이 끝났으면 표결 바로 하도록 해줘야 하는데 이걸 필리버스터 대상으로 삼겠다는 바람에 또 시간 끌기 시작한 거예요.

또 하나는 국회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법에 5분의 3 이상 다수가 찬성하는 법안이 법안 심사소위 상임위 과정에서 소수당이 발목 잡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패스트트랙이 만들어진 거 아니에요? 충분한 시간은 갖되 어쨌든 표결을 시도할 수 있도록 하는 거면 숙려기간 330일이 지나면 1호 안건으로 처리돼야 하는데 재량권이 발동되어 맨 끝으로 갖다 놓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아서 국회법 개정안도 내려고요."

- 한유총 입장이 안 나왔어요. 이유는 뭘까요?
"자기들이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그리고 자기들은 사유재산 어쩌고 주장하지만, 이 법은 재산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회계 투명성과 관련된 문제예요. 교비는 교육 목적으로 써야 하는 돈이지 원장님들이 사적으로 마음대로 써도 되는 돈이 아니에요. 그걸 분명히 하자는 게 이 법의 취지고 돈을 잘못 썼을 땐 처벌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법의 취지예요."

- 유치원 3법 통과로 유치원 원장들이 원비나 국가보조금으로 명품백이나 성인용품 구입 등을 막을 수 있나요?
"에듀파인의 도입이 완벽하지는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치원 원장들이 그동안 잘 몰라 돈을 유용하거나 한 경우도 있어요. 그러나 가계부 시스템과 회계 시스템을 분리하도록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잘 몰라서 유용하는 경우는 없을 거라고요. 두 번째로 돈 빼돌리거나 유용하는 경우는 이제 처벌하게 돼 있잖아요. 이제 실수로 회계처리하는 경우는 없을 거고요, 작심하고 한 경우 처벌하도록 해놨기 때문에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거죠."

- 아쉬운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이제 시작이에요. 모든 사립 유치원이 비리와 범죄의 소굴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직하게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시는 유치원 원장님들이 많이 계신다고 생각해요. 근데 유치원 관련해서 그동안 우리가 빈 구멍이 많아서 지원 자체를 더 해줄 수 없었어요. 돈이 어디로 샐지 모르잖아요. 이제 밑 빠진 독에 돌을 괸 거 아니에요? 물은 더 이상 새지 않도록 했으니까 거기에 아이들을 위해 맑고 시원한 물을 채워 넣어야죠. 국가지원이 있어야죠.

어디에 먼저 해야 하냐면 아이들을 돌봐주는 사립 유치원 교사분들이죠. 이분들 처우가 열악하거든요. 이 처우를 제대로 해주기 위한 지원과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보고요. 저도 교육부와 교육 당국과 더 적극적으로 논의하려고 하고요.

동시에 하나 아쉬운 건 '국공립은 문제 없냐'예요. 있어요. 어떤 문제냐면 맞벌이 부부가 아이들 맡기기 어려운 게 첫 번째 종일반 운영을 안 해요. 오후 한두 시면 애들이 와요. 그럼 애들을 누가 찾으러 가요? 둘 다 직장 있으니 맡길 수 없는 거예요. 그리고 통학 차량 운영을 안 합니다. 그러니 아이가 걸어 다닐 수 있는 가까운 데만 갈 수 있어요.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종일반 운영, 통학 차량 운영하는 식으로 해서 학부모에게 맞춤형으로, 국공립도 적극적으로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번에 통과된 유치원 3법은 의원님이 발의한 게 아닌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이 수정해 발의한 법이잖아요. 가장 큰 차이가 뭔가요.
"거의 없어요. 제가 발의한 법에서 수정해 패스트트랙에 올라갔을 때는 유예조항 1년 있었고 처벌조항이 2년 아닌 1년으로 내려가 있었어요. 그러나 다시 이번 본회의 수정안에서 바꿨잖아요. 다시 원안으로 돌아간 셈이니 저로서는 만족해요."

- 그렇다면 보완해야 할 부분이 없다고 보나요?
"완벽한 법은 없어요.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야 하겠죠. 이걸 바탕으로 유치원 공공성과 회계 투명성이 강화될 수 있으니 저는 만족스럽고요. 이제 시작이라고 봅니다."

"민주당의 독선? 국민적 저항 왜 벌어지지 않았겠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박용진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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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 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패트법안 날치기 통과시키고 자축파티했다고 합니다. 1년 가까이 국회 마비시키고 타협의 정치 파탄 낸 집권여당이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광란의 질주 자축파티라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나 봅니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지독한 오만과 독선입니다"라고 비판했는데.
"하태경 의원의 이런 비판은 보수 앞에 '새로운'을 붙인 당의 대표치고는 질 낮은 비판이에요. 자축파티라는데 글쎄요. 본회의 끝나고 하태경 대표는 저녁 동료 의원들과 안 드셨나요? 저희도 동료의원들과 같이 먹은 거고요. '파티'로 붙이는 의도는 알겠으나 보수언론이 붙이는 것과 새로운보수당 책임자가 규정하는 건 다르죠.

두 번째로 협의의 정치, 타협의 정치 전 찬성합니다. 그러나 협의와 타협도 테이블에 앉아서 같이 하는 거지요. 머리 깎고 단식하고 청와대 앞으로 가서 농성했죠. 밖으로만 나돌면 어떻게 타협과 협의를 합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렇게 독주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저항이 벌어지지 않잖아요. 왜 그러겠어요? 그건 자유한국당이 너무 지나친 야당 독선을 보인 거예요."

- 막판 국회가 패스트트랙 법안을 통과시키긴 했습니다만 20대 국회를 최악이라고 하잖아요.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낄 것 같아요.
"그렇죠. 국회가 싸움하고 대립하고 정쟁만 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서 비록 초선이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들 설 연휴 앞두고 인사 다니면서 만나면 그런 문제 얘기하는 분들이 계셔서 죄송하다고 해요. 그러나 이건 단순히 20대 국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고도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협치를 위한 고민, 연정의 문제라든지 혹은 개헌의 문제들을 넓은 의미에서 고민하고 논의할 필요가 있어요. 아님, 계속 대립할 수밖에 없죠."

- 제도의 문제라고 했는데 이번에 선거법이 개정되었잖아요. 그럼 국회가 어느 정도 달라질까요?
"맞아요. 선거법 개정을 통해서 제한적이지만 변화가 있을 거예요. 어떤 변화가 있을 거냐면 어느 당도 자기 혼자서는 못하게 됐어요. 20대 국회는 국민이 어느 당도 독주하지 못하도록 그렇게 만들어 줬거든요. 그러나 이번에는 제도적으로 어느 당도 과반수를 못 해요. 그럼 법 통과 시키려면 어떻게 하죠? 누군가와 손을 잡아야죠. 아니면 제2당과 협의를 잘하든지요."

- 어느덧 20대 국회가 4달 정도 남았어요. 뒤돌아보면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초선이니 그렇겠지만 많은 걸 배우고 경험한 국회였어요. 이건희 회장 차명 계좌에 대한 과세 1191억 거둬들인 것 그리고 현대자동차의 구조적인 제작결함과 관련해 리콜해내고 무한 리콜 중 국민 안전의 성과를 얻어낸 것 그리고 사학 비리와 관련해 국민에게 알려낸 것 그리고 이번에 유치원 개혁과 관련해 성과낸 건 스스로에게 뿌듯하고 고생했다고 쓰담쓰담 해주고 싶은 4년이었어요.

또 돌이켜보면 20대 국회는 시작하자마자 탄핵이 있었고 조기 대통령 선거가 있었죠. 그리고 협치구조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이었죠. 정말 좌충우돌해가며 길을 찾았다고 봐요. 정치라는 건 마련된 길이 없거든요. 그 길을 찾는 건데 좌충우돌하면서 길 찾아오는 국회였고 20대 국회를 잘 돌아다보면 21대 국회가 가야 할 길이 보이기는 해요. 4+1을 나쁘게도 볼 수 있지만, 안정적 다수를 형성하기 위한 제도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적 연합이었거든요. 이 정치연합이 제도적으로 가능할 수 있도록 법의 개정을 고민할 필요가 있죠."

- 의원님은 몇 번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서 당 지지자들에게 비난도 받았는데 그때 어땠나요?
"제가 처음 문자 폭탄 받은 건 개헌과 관련한 거였고요. 전 개헌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거든요. 두 번째는 조국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였고요. 세 번째는 유시민씨와 관련한 일이었어요. 당의 입장이 아니에요. 그 당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당도 개헌을 적극적으로 하자는 입장이었어요. 근데 개헌하는 척만 하자는 문건이 나온 거예요. 어떻게 그걸 비판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걸 비판했다고 문자가 와요. 저는 왜 저러지 하는 생각이었고요.

두 번째 조국 전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조 전 장관이 어쨌든 교육 문제로 국민의 역린을 건드린 상황이 됐으니 청문회에서 해명 잘해주길 바란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 작은 이견으로 문자가 왔어요. 그 문자로 박용진 욕하는 게 당 입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당의 의견과 달라서 받았다기보다는 저와 의견이 다른 일부 지지자들의 자기 의견 표출이라고 생각해요.

정치를 하다 보면 자기 소신 때문에 욕먹는 경우가 생길 수 있고요. 국회의원 하다 보면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가기 위해서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요. 그럴 때 잘 설득하고 보여주면 된다고 봐요. 박용진이 자기 이름 높이고 자기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가볍게 자리 옮기거나 말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봐요"

- 후회한 적 없으세요?
"힘들죠. 저도 사람이니 댓글에 공개적으로 가족 욕하면 아이들이 봅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라 아빠와 관련한 기사와 댓글을 봐요. 상처거든요. 그러나 그것도 정치하는 사람이, 대중 앞에 나서서 하는 사람이 감내해야 할 일이라고 봐요. 짜장면 먹다 보면 입에 짜장면 묻듯이 일하다 보면 각오해야 할 부담은 있다고 봐요."

-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씨에 대해 당에서도 세습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 같은데.
"어쨌든 국민적 시각에서 부적절한 일이죠. 당사자 개인이 갖는 억울한 측면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국민적 시각과 기준에서 볼 때는 부적절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일 아니겠느냐는 측면으로 봐요. 당 지도부가 현명하게 잘 정리할 거라고 봅니다." (문석균 후보는 23일 자진사퇴했다, 편집자주)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20대 국회에서는 박용진이 문제제기를 하고 문제제기에 대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일 했고요. 국면 국면 사안 사안에 대해 집중했거든요. 재선 의원이 되면 더 시야를 넓히고 큰 스포트라이트를 장착해 전체 국면을 보고 국가적 과제를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 것이냐는 나름 정치 지도자로서의 역할과 고민을 해볼 생각이에요.

왜냐면 저도 국회에서는 젊은 나이인데 우리 사회적으로는 젊은 나이가 아니고 71년생이면 책임감을 가지고 정치 분야에서 리더 역할을 해야 할 때가 됐거든요. 지금까지 대한민국 기성 정치 질서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극복해야 하는 우리 과제 그리고 우리 정치와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 전체 그림을 제시해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가려고 하는 나름 정치리더의 길을 개척해 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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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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