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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수확한 농장의 배추를 만져본 이웃 농부가 비료도 안 줬는데 어떻게 잘 되었냐고 물었다. 자신의 배추는 속이 제대로 여물지 않았다고 한다. 다른 농부의 배추도 겉은 멀쩡했지만 배추 속이 물러져서 수확을 포기했고 밭에 그대로 있었다.

작년에 배춧값이 많이 오른 것은 잦은 가을비와 몇 번의 태풍이 원인이었다. 토양과 공기 중의 습도가 높아 배추 속이 물러지는 무름병으로 수확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자연재해라고 할 수 있으며 지금도 배추와 무의 가격은 예년에 비해 높은 편이다.

채소류와 과일은 소비를 줄이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주식인 쌀 농사는 수확량이 10%만 줄어도 국가적인 비상 상태가 될 수 있다. 그 여파로 다른 품목의 물가 상승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수 있다.
  
유기농 배추 좋은 흙의 조건이 만들어지면,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농사가 잘된다
▲ 유기농 배추 좋은 흙의 조건이 만들어지면,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농사가 잘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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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의 김장배추 무름병은 날씨의 영향이 컸지만, 토양의 영양균형이 맞았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거나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 즉, 영양의 불균형으로 배추의 생리장해가 생긴 것은 양분의 균형을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배추 생육에 필요한 여러가지 미량 원소가 흙 속에 있지만 흡수를 방해하는 길항작용(여러 물질의 작용으로 효과가 억제되는 것으로, 반대는 상승작용)이 문제가 된 것이다.

비료의 과잉은 작물의 생리장해와 병충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작물의 결과를 비료의 사용량에 비례해서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다양한 기능이 있는 비료의 사용법을 무시해도 오남용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농사의 근본이 되는 흙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농사 잘 되는 흙의 조건

밭농사는 물빠짐(배수)이 좋고 공기순환(통기)이 잘 되는 포슬포슬한 흙에서 잘 된다. 그런 이유로 흙을 뒤집고 갈아서 부피를 늘리는 경운농업이 일반적이다. 농사에 적합한 흙을 만들기 위한 방법은 작물이 바뀔 때마다 뒤집고 갈아주거나, 흙의 입자(크기)가 다른 흙을 섞어주는 객토를 하여 물리적으로 변화를 주는 것이다.

흙을 물리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작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집을 짓는 것과 같다. 그 다음으로 작물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지속적으로 균형있게 공급할 수 있는 유기물(퇴비)을 넣어주는 것이다. 흙속의 유기물은 작물이 직접 이용할 수 없으며, 토양미생물이 분해를 하면 무기양분으로 바뀌는 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유기물은 미생물이 먹는 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미생물이 분해한 유기물은 무기양분으로 작물에 흡수되어 생육을 돕는다. 수명을 다한 토양생물체(동물,곤충,미생물)와 작물의 잔사(잎,줄기,뿌리,열매)도 미생물이 분해하여 양분으로 순환된다. 남아있는 잉여분의 무기양분과 분해가 느린 토양유기물은 부식(humus)의 형태로 흙속에 저장된다.
  
 흙으로 돌려주는 유기물은 땅심을 키우는 토양유기물(부식)이 된다
 흙으로 돌려주는 유기물은 땅심을 키우는 토양유기물(부식)이 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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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유기물(부식)

다양한 종류의 유기물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면 토양미생물은 빠르게 증식을 하고, 분해를 하면서 부식을 만든다. 분해된 토양유기물 부식을 높이는 유기물은 톱밥, 낙엽, 잔가지 등 단단한 나무(木)에서 많이 나온다. 퇴비 재료에 많이 사용하는 톱밥은 부식이 되는 리그닌(lignin) 성분이 많다. 토양유기물(부식)은 농사에 유익한 미생물의 증식과 작물에게 양분을 제공하는 식량창고와 같다.

좋은 흙은 물빠짐의 배수성, 공기순환의 통기성을 물리적인 변화로 만들수 있다. 그리고 흙속의 각종 무기양분을 저장하는 보비성은 유기물(퇴비)을 미생물에 의한 화학적인 변화로 토양유기물을 높인다. 토양유기물은 적정량의 물을 저장하는 보수성도 있다.

토양유기물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발효된 퇴비를 흙속에 넣거나, 농사에서 남는 작물의 잔사를 밭에 남겨둔다. 낙엽, 잔가지 등의 유기물은 퇴비로 만들거나 흙 위에 올려주는 멀칭(mulching, 유기물덮개)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지속적인 유기물 순환은 지력을 높이면서 양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밑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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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도 짓고, 농사교육도 하는 농부입니다. 소비만 하는 도시에서 자급자족의 생산을 넘어서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농부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흙에서 사람냄새를 느꼈을때 가장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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