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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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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종철열사 기념사업회 김세균 이사장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종철열사 기념사업회 김세균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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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박종철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1987년 한국사회 민주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고 박종철 열사의 33주기 추모제가 12일 오후 박종철 열사가 고문으로 살해당했던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박종철 열사의 선후배들과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민주진보진영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박종철 열사를 기렸다. 박종철 기념사업회 김세균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박종철 열사가 한국 민주 제단에 몸을 바친 지 33년 긴 세월이 지났다"며 "이 시점에서 박종철 열사가 꿈꿔왔던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사회적 민주주의 성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기에 오는 분들이 추모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을 받들어 활짝 핀 민주주의 사회를 향해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추모만 하지 말고 가슴에 새겨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지선 스님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당시 항의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진압에 고통을 당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박종철 열사가 민주주의와 자유의 소중함을 지켜줬다"고 말했다.

지선 스님은 "이제 우리는 새로운 사명이 한 가지 더 남아있다"면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자유가 남아 있는 이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발전시켜야 하니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린다"고 요청했다.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바뀐 남영동 대공분실은 지난해 말 설계가 확정돼 늦어도 올해 말에는 새 단장을 위한 첫 삽을 뜰 예정이다.

지선 스님은 또 "박종철 열사가 폭압과 압제에서 죽임을 당했지만 역사와 함께, 민중과 함께, 약한 사람들에게 광명이 됐다"며 "추모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가슴에 새겨서 민주화, 인권, 평화통일이 될 때까지 생활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심에 따른 민주화가 생활화돼서 떨쳐 일어나 박종철을 추모하자"고 말했다.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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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추모사에서 "1월 어느 날도 춥지 않은 날이 없었는데, 이 좁은 방에서 얼마나 무서웠겠습니까"라며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서 자기 목숨을 버린 제2의 박종철이 136명이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또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136명을 민주화 유공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현실에 유감을 나타내며 "16대 국회부터 관련법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독립을 저해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빨갱이라는 인식을 갖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광화문에 태극기와 성조기 들고 다니는, 우리나라 독립을 저해했던 친일파와 민주주의를 짓밟았던 후예들이 자한당이라는 이름으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4월에 있을 총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87> 장준환 감독, 김경찬 작가도 참석

박종철열사기념사업회가 주는 장학금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연대해온 이화여고 역사동아리와 '주먹도끼'와 용인한국외국어대 부설 고등학교 동아리 '스펙트럼'이 각각 수상했다.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학생들은 "영화 <1987>을 봤을 때는 슬픔도 울음도 없었는데, 그의 삶을 돌아보고 장소를 보니 슬픔이 계속된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학생들은 수상 소감을 통해 "겪어보지 않아 온전히 알지 못하지만, 그 분 뜻을 조금 더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그 뜻을 이어받아 역사를 바로 인식하고 아픈 역사가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에서 '그날이 오면'을 합창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에서 "그날이 오면"을 합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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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영화 <1987> 장준환 감독(오른쪽)과 김경찬 작가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영화 <1987> 장준환 감독(오른쪽)과 김경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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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공연에 나선 윤선애 가수는 "박종철 열사와 같은 나이고 같은 학교, 같은 공간에서 활동했다"며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으나, 못다한 종철이의 삶을 33년동안 꾸준히 이 자리를 만들어 오신 분들이 함께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추모곡 '동트는 그날까지'와 '부용산'을 열창했다.

벅종철 열사의 형인 박종부씨는 유가족을 대표해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양산의 작은 절에 종철이의 영가를 모셔놓고 지난 30년 동안 제사를 지냈는데, 올해 33년을 맞아 마지막 제사를 지낼 예정"이라며 "이제는 추모행사라기 보다는 문화행사로 진행해 보고 매년 초 종철이를 핑계로 만나서 인사하고 새로운 계획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추모제는 '그날이 오면' 합창을 하고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당했던 옛 대공분실 509호에서 헌화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박종철기념사업회 측은 올해 33주년을 맞아 1987년 3월 3일 박종철 열사 49제를 맞아 했던 3.3 추모대행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오는 6월에는 기념음악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모제에는 영화 <1987>을 연출한 장준환 감독과 시나리오를 쓴 김경찬 작가가 참석해 뒷편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또 박종철 열사에게 세미나 지도를 받았던 이안 프로듀서 등 영화계 인사들도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가 끝난 후 고문을 당했던 509호실에서 헌화하는 시민들
 12일 오후 서울 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33주기 추모제가 끝난 후 고문을 당했던 509호실에서 헌화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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