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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국민신문고(국민참여 포털시스템)는 행정기관 등의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 및 공정하지 않은 정책으로 인한 권리·이익의 침해,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 등의 고발, 행정기관의 각종 정책이나 의사결정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만든 온라인상 민원창구다.
▲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운영하는 국민신문고(국민참여 포털시스템)는 행정기관 등의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 및 공정하지 않은 정책으로 인한 권리·이익의 침해,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 등의 고발, 행정기관의 각종 정책이나 의사결정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만든 온라인상 민원창구다.
ⓒ 국민신문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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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운영 중인 국민신문고 시스템은 국민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정부에 대한 민원, 국민 제안 등을 신청할 수 있도록 만든 인터넷 국민 소통 창구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은 '고충민원'에 대해 "행정기관 등의 위법부당하거나 소극적인 처분 및 불합리한 행정제도로 인하여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국민에게 불편 또는 부담을 주는 사항에 관한 민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역장병 및 군 관련 의무복무자의 고충민원이 포함된다.

'장성 인사검증 해달라'는 고충민원을 국방부로 이송... 무서워서 민원 넣겠나

2017년 7월 17일 현역 신분의 이상훈 육군 대령은 과거 2011년 당시 직속상관이었던 사단장(김OO 중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해달라는 고충민원을 권익위에 넣었다. 이 민원을 접수한 권익위 고충처리국 국방보훈민원과 조사관은 이 건을 국방부로 이송하지 말아달라는 이 대령의 의사를 묵살하고 접수 사흘째인 20일, 이를 그대로 국방부로 이송했다. 권익위는 이 대령이 군 검찰 조사를 받는 도중 권익위에서 이 사안을 직접 조사해달라고 재차 접수시킨 고충민원조차도 국방부로 이송해 버렸다.

권익위는 이런 처리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권익위 대변인실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당시 담당 조사관은 관련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민원을 처리했다"라면서 "국방부로 고충민원을 이송하는 데 반드시 신청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신청인과 충분한 협의 아래 처리했던 것으로 안다"라고 밝혔다.

권익위 측의 설명은 과연 설득력이 있는 것일까? 이 대령이 고충민원을 제기할 당시 부패방지권익위법 제43조 1항은 "권익위원회는 접수된 고충민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고충민원을 각하하거나 관계기관에 이송할 수 있다"라고 돼 있다. 또한 이 조항 제3호에는 "수사 및 형 집행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관장기관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사항 또는 감사원의 감사가 착수된 사항"이 여기 포함된다고 적시하고 있다. 당시 권익위 조사관은 이 대령이 제기한 고충민원이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국방부로 이송했다는 것이다.

"국민신문고 제도 자체 위축시킬 우려"

하지만 김영수 전 권익위 국방담당 조사관은 이 대령이 권익위에 냈던 고충민원 신청건에 대한 일련의 처리과정이 모두 부패방지권익위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조사관은 우선 이 대령이 제기한 것은 고충민원이었지, 부패행위 등의 신고가 아니었다는 점을 꼽았다. 김 전 조사관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대령은 분명히 고충민원을 제기했지만 내용상 권익위의 권한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고충민원 사항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사건을 접수한 권익위 고충처리국 국방보훈민원과는 '고충민원에 해당하지 않음'을 이유로 부패방지권익위법 제41조에 따라 고충민원을 종결처리 했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대령이 신청사건에 대해 계속 진행을 원할 경우에는 권익위 부패방지국 부패심사과로 다시 접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안내해야 했다.

만약 국방보훈민원과 담당 조사관이 이 대령의 민원이 고충민원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면, 이 사건 내용은 '행정기관 등의 직원에 관한 인사행정상의 행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므로 부패방지권익위법 제43조 제8호에 따라 '각하'처리 했어야 한다. '각하하거나 이송할 수 있다'는 조항은 각하 대상여부를 먼저 판단한 후 부득이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이송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고, 실제로 그동안 권익위에서는 각하 대상 사건의 경우 대부분 각하하는 것으로 고충민원을 종결 처리해 왔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는 신청인이 국방부 이송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조사관이 신청인의 의사표현과 부패방지권익위법에서 정한 업무절차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고충민원으로 접수된 사건을 국방부 감사관실로 이송한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김 전 조사관은 이 대령이 제기한 고충민원의 취지가 "'김 중장에 대한 형사처벌을 해달라는 게 아니라 인사검증을 해달라'는 것이어서, '수사 및 형집행에 관한 사항'이 아닌 '인사행정상의 행위에 관한 사항'에 해당해 국방부로 이송하면 안 되었고 마땅히 각하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권익위로부터 이 대령의 고충민원을 이송받은 국방부의 잘못도 지적했다. 국방부 감사관실 역시 이 사건이 고충민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실을 권익위로 통보한 후 종결처리했어야 하는데,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첩한 것 역시 잘못된 업무 처리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김 전 조사관은 이 대령 사례가 선례로 남게 된다면 국민신문고 제도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국민신문고를 통해 고충민원을 제기한 신청인의 신분이 노출되고, 고충민원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권익위로부터 사건을 이송받은 수사기관에 입건, 기소되어 처벌을 받는다면, 어느 국민이 국민신문고를 신뢰하고 고충민원을 제기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전 조사관은 "특히 국방부는 독자적인 수사권과 재판권을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 3권분립이 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 사건의 경우, 국방부는 권익위에 고충민원으로 제기된 사건을 이송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청인을 형사입건했고, 피신청인에게 신청인의 신분을 노출하고 신청내용까지 알려줘 결과적으로 신청인이 무고죄로 고발 당하는 사태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뒤늦게 법 개정한 권익위

권익위는 이 대령에 대한 군사법원의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 2019년 4월, 부패방지권익위법을 일부 개정했다. 이에 따라 이 법 43조 1항은 "권익위원회는 접수된 고충민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고충민원을 각하하거나 관계기관에 이송할 수 있다"에서 "권익위원회는 접수된 고충민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고충민원을 관계 행정기관 등에 이송할 수 있다. 다만, 관계 행정기관 등에 이송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고충민원을 각하할 수 있다"라고 개정됐다.

권익위의 한 관계자는 "고충민원을 잘못 처리했다는 비판이 권익위 내부에서도 강하게 제기됐고, 이에 따라 부패방지권익위 법까지 손을 보게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상훈 대령이 낸 고충민원을 국방부로 이송한 것에 대해 "규정대로 처리했다"라던 권익위의 설명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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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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