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하루동안 두 번의 경기를 치렀던 경북체육회B 송유진-전재익 조.

12월 31일 하루동안 두 번의 경기를 치렀던 경북체육회B 송유진-전재익 조. ⓒ 박장식

    
이번 코리아 컬링 리그가 낳은 최고의 스타, 경북체육회B 송유진-전재익 조가 2019년의 마지막 날 더블헤더 경기를 치렀다. 의정부 컬링경기장에서 열린 12월 31일 경기에서 경북체육회B조는 오후 6시 경기도컬링경기연맹, 오후 9시 서울컬링클럽과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2승을 가져갔다.

당초 이날에는 다른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경북체육회B조 선수들은 지난해 12월 30일과 오는 2월 4일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해 긴급히 편성이 바뀐 것. 이날 두 경기가 모두 생중계되며 컬링 팬들, 그리고 스포츠 매니아들의 관심을 끌어올렸다.

'역전에 역전', 슛오프까지 진행된 경기도연맹-경북체육회B
 
 코리아 컬링 리그 31일 믹스더블 경기 모습. 경기도연맹의 박정화 선수와 김산 선수가(검은색 옷) 스위핑하고 있다.

코리아 컬링 리그 31일 믹스더블 경기 모습. 경기도연맹의 박정화 선수와 김산 선수가(검은색 옷) 스위핑하고 있다. ⓒ 박장식

 
6시부터 진행된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박정화-김산 조와 경북체육회B 송유진-전재익 조의 경기는 역전과 역전을 거듭하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첫 엔드에선 경북체육회B조가 경기도연맹의 실수에 힘입어 1점의 스틸을 따냈고, 두 번째 엔드에서는 경기도연맹이 2점을 내며 다시 역전했다.

하지만 송유진-전재익 조가 차근차근 점수를 내며 역전했다. 3엔드에 1점을 낸 데 이어 4엔드 1점 스틸에 성공하며 2-3으로 역전했고, 5엔드에는 싱킹타임(thinking time) 안배가 덜 되어, 마지막 스톤 투구에 충분한 루틴을 가져가지 못했던 경기도연맹의 실수로 2점을 스틸해내며 경기를 석 점 차로 벌렸다.

하지만 6엔드, 전재익 선수가 라스트 샷으로 던진 스톤을 건드리는 큰 실수를 저지르며 해당 스톤이 무효처리되었다. 경기도연맹이 4점을 한 번에 얻어내며 경기를 6-5로 역전했다. 다음 엔드에는 경북체육회가 파워플레이를 신청하며 다시 2점을 얻어내, 6-7 스코어로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엔드에는 경기도연맹이 김산 선수의 라인을 흐트리는 연속 히트 앤 스테이에 힘입어 7-7 동점을 만들었고, 경기는 승부던지기인 슛오프까지 이어졌다. 슛오프에서는 경기도연맹 박정화 선수가 웨이트를 강하게 넣은 스톤이 하우스 밖으로 나가며 경북체육회B조의 승리로 가져가게 되었다.

경기 후 경기도연맹 선수들은 아쉬움을 삼켰다. 박정화 선수는 "상대 팀이 인기를 탔다고 해서 부담되지는 않았다. 경기를 하면서 상대 팀 선수들의 위압감이 크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도, "연습한 만큼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고, 가져갈 수 있는 기회를 실수로 인해 많이 놓친 것이 아쉽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산 선수는 팀의 강점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우리 팀은 작전이나 샷, 웨이트에 대해 경기 내내 소통하는 것이 강점"이라며 "우리가 참가 팀 중 연령대가 높은 편이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기죽지 않는 패기를 보여주고 싶어 경기 시작할 때마다 '경기도 화이팅!'을 외친다"며 웃었다.

박정화 선수는 "이제부터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며 '우리가 가능성이 높구나'라는 것을 컬링 팬들에게 각인시켜드리고 싶다"고 다음 경기 각오를 다졌다.

송유진-전재익 조, 서울클럽 상대 초반 압도로 기세 잡았다
 
 31일 열린 코리아 컬링 리그 경북체육회B조와 서울컬링클럽의 믹스더블 경기에서 경북체육회B조 송유진, 전재익 선수(검은색 옷)가 스톤을 밀어넣고 있다.

31일 열린 코리아 컬링 리그 경북체육회B조와 서울컬링클럽의 믹스더블 경기에서 경북체육회B조 송유진, 전재익 선수(검은색 옷)가 스톤을 밀어넣고 있다. ⓒ 박장식

 
9시 진행된 경북체육회B조와 서울컬링클럽 이가희-박성욱 조의 경기는 초반 송유진-전재익 조의 강한 압도로 진행되었다. 첫 엔드, 버튼 쪽에만 넉 개의 스톤을 한 번에 배치시킨 경북체육회B조가 4점을 얻어갔고, 2엔드에는 서울컬링클럽이 라스트 샷을 컴어라운드로 밀어넣으며 1점의 득점으로 따라갔다.

3엔드와 4엔드에는 경북체육회B조와 서울컬링클럽이 각각 1점씩을 가져가며 5-2의 스코어를 만들었고, 5엔드에는 경북체육회B조가 가드스톤을 상당수 배치하는 전략으로 2점을 얻어갔다. 6엔드에는 서울컬링클럽이 파워플레이를 신청하는 강수를 썼지만, 아쉬운 라스트 샷으로 경북체육회B조에 1점을 스틸당했다.

7엔드에는 서울컬링클럽이 1점을 따라가며 8-3의 스코어를 만들었지만, 다섯 점의 차이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울컬링클럽 선수들이 8엔드 중간에 경북체육회 선수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경북체육회B조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송유진 선수는 "하루에 두 번의 경기를 치르는 것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면서, "다른 경기와 비슷하게 부담 없이 경기에 임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송유진 선수는 "재익 오빠에게 긴장하지 말고 하던대로 경기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전재익 선수는 "오늘 드로우에서 실수도 있었고, 번드스톤도 내는 등 실책이 많았는데, 서로 격려하면서 앞선 실수를 잊으려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에 경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면서, "외부 상황을 의식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전재익 선수는 경북체육회B조만의 장점에 대해 "어린 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넘치는 패기와 파이팅"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팀의 경기뿐만 아니라, 이번 리그의 남자부, 여자부 경기까지 모든 경기를 사람들이 보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송유진 선수는 "더욱 많은 경험을 통해 성장하여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컬링 팬들에게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2020년에도 컬링을 재미있게 봐 주셨으면 좋겠고, 내년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셨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2020년의 첫 경기는 오는 6일 열린다. 이미 개막전에서 맞붙었던 남자부 경기도컬링경기연맹과 강원도컬링경기연맹이 6시 맞붙으며 리매치를 펼친다. 이어 오후 9시에는 경북체육회B 송유진-전재익 조와 서울시립대 이지영-김민찬 조가 경기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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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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