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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닷날(금요일)은 토박이말바라기들의 해끝잔치가 있었습니다. 들말마을배곳 배움이와 어버이들이 모여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에도 놀배움을 이어가기로 다짐을 했습니다. 저마다 먹을 만큼만 가져오기로 했었는데 많이들 가져 오셔서 배가 부르게 먹고도 남았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오셨어도 모자라지 않았겠다 싶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바쁜 가운데 자리를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 다 짜장 고맙습니다.

엿날(토요일)에는 참으로 오랜만에 빛그림(영화)을 보러 갔습니다. 겨를이 나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때를 맞추는 게 쉽지 않았는데 아이들이 겨울 말미(방학)를 해서 갈 수 있었지요. 참일(사실)이 아니지만 있음직한 이야기를 가지고 사람들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는 빛그림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거기서 아는 사람을 만나 반갑기도 했습니다.

밝날(일요일) 뒤낮(오후)에는 겨울에 신을 좀 두꺼운 들온버선(양말)을 사러 큰가게에 갔습니다. 간 김에 몇 가지 사야 할 것들을 더 샀는데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다보니 더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비까지 내려서 짐을 들고 오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늘 그렇듯 저녁에는 써 보내야 할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잘 되는 날도 있지만 잘 안 되는 날도 있는데 어제는 잘 안 되더군요. 다 쓰고 나니 날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날이 새면 해야 할 일이 생각이 나서 얼른 잠이 들지 않더니 아침에는 몸이 좀 무겁네요.

오늘 맛보여 드리는 토박이말 '함초롬하다'는 '젖거나 서려 있는 모양이나 상태가 가지런하고 차분하다'는 뜻입니다. 다른 곳에서 본 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는 정지용 님의 '향수'라는 가락글에 나오고 그것을 노래로 만들어 더욱 많은 분들이 알 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노랫말 가운데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러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이라는 게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내린 비에 함초롬하게 젖은 마른 풀잎이나 나뭇잎을 보실 수도 있고 알고 나면 쓸 일이 많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그:#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토박이말, #순우리말, #고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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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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